“버스 기사가 사라진다고요?”… 26억 쏟아붓자 도로에서 놀라운 풍경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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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기사 없는 도로” 현실이 되다
안전·편의 다 잡은 자율주행버스
버스
사진 = 연합뉴스

11일 오전, 제주국제공항 앞 도로에서 자율주행 버스가 시범 운행에 나섰다.

신호에 따라 멈추고 차선을 바꾸며 자연스럽게 움직이는 버스는 운전석에 사람이 있었지만 핸들은 잡지 않고 있었다. 자율주행 기술이 실제 도로 위에서 본격적으로 가동된 것이다.

이날은 제주도와 자율주행 전문기업 라이드플럭스가 함께 재개한 ‘탐라자율차’ 시범 운행 첫날이었다.

정부 지원으로 총 26억 원이 투입된 사업이 본격적인 실증 단계에 들어갔다. 자율주행 버스는 더 이상 머나먼 미래의 얘기가 아니다.

제주에서 시작된 무인 교통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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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탐라자율차는 제주도청과 제주국제공항 사이를 오가는 버스로, 자율주행 3단계 기술을 적용했다. 주변 차량 흐름과 신호, 보행자까지 스스로 인식하며 운행할 수 있다.

출발 전 “자율주행을 시작합니다”라는 안내 멘트가 울리면, 운전자는 두 손을 핸들에서 떼고 차량의 판단에 맡긴다.

실제 주행 중 차선 변경과 정차, 보행자 대응까지 자연스럽게 처리되었으며, 신호등 없는 횡단보도에서도 보행자를 인식해 멈추기도 했다.

현재는 안전관리자가 탑승한 상태로 평일만 시범 운행하며, 노선은 901번(제주시~서귀포시 왕복 116㎞)과 902번(롯데마트~제주공항 순환 9㎞) 두 개다. 1회 최대 12명이 탑승할 수 있고, 시속은 최대 80㎞다.

시범운행 성적표 보니… 사고 전혀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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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탐라자율차는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한 차례 시범 운행을 마쳤다. 이 기간 총 1천493명이 탑승했고, 단 한 건의 사고도 발생하지 않았다.

이번 운행에선 티머니 외에 제로페이 결제가 가능하도록 결제 시스템을 확대해, 외국인 관광객도 교통카드 없이 스마트폰으로 요금을 낼 수 있도록 했다.

65세 이상은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나, 6세 미만은 카시트 부재로 탑승이 제한된다.

다만 일부 탑승객은 속도가 일반 버스보다 느리다거나, 장애물을 잘못 인식해 급정거하는 문제를 언급했다.

이에 따라 버스는 입석을 금지하고 전 좌석에 안전벨트 착용을 의무화했으며,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데이터를 축적하며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전국으로 확산 중인 자율주행 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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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제주만의 일이 아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서울, 세종, 경기 등 7개 지자체에 자율주행 서비스 운영비 26억 원을 지원했다.

서울 강남권에선 심야 자율주행 택시를 확대했고, 자율주행 버스는 도봉~영등포(160번) 외에도 3개 노선에 추가 배치됐다.

경기도 판교에선 근로자들을 위한 자율 노선버스가, 세종에선 ‘라스트마일’ 구간 서비스가 운행 중이다.

특히 하동군에선 짐칸이 달린 농촌형 자율버스를 도입해 고령층 이동 편의성을 높였고, 경주시는 오는 10월 APEC 정상회의에서 자율주행 셔틀로 세계 무대에 기술을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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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연합뉴스

국토부 김홍목 모빌리티자동차국장은 “자율주행은 이미 일상 속으로 들어왔지만, 아직 실감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며 “신기술 실증을 통해 국민 체감을 높이고 산업 경쟁력도 키우겠다”고 말했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자율주행 기술을 “도민 삶의 질을 높이는 핵심 인프라”라고 강조하며, 올해 안에 자율 청소차, 관광 셔틀 등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자율주행은 이제 시험 단계를 넘어, 본격적인 서비스 확산기로 접어들었다. 운전자의 손이 핸들에서 떨어진 그 순간, 국내 교통 시스템은 새로운 전환점을 맞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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