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사고 알고 보니… GM은 공개한 ‘이것’ 왜 감췄나


테슬라가 2026년 7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NHTSA)에 제출한 운전자 보조 시스템 관련 사고 보고가 236건으로 역대 월간 최대치를 기록했다. 4건의 사망 사고가 포함된 이번 보고에서는 오토파일럿 또는 완전 자율 주행(FSD) 기능이 모두 활성 상태였으며, 실제 사망자는 최소 7명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7월 236건, 이전 달보다 27건 더 늘었다
NHTSA의 ‘Standing General Order 2021-01(SGO)’은 SAE 레벨 2 운전자 보조 시스템이 충돌 30초 이내에 작동 중이었고, 사망·입원·에어백 전개·취약 도로 이용자 충돌 등이 발생한 경우 제조사가 의무적으로 보고하도록 규정한다.
이에 따라 테슬라가 제출한 월별 사고 보고 건수는 2026년 3월 135건, 5월 207건, 6월 209건을 거쳐 7월 236건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는 직전 달(209건)보다 27건 늘어난 수치이며, 2021년 한 해 동안 테슬라가 보고한 전체 운전자 보조 시스템 관련 사고 건수(157건)를 단일 월이 훌쩍 넘어선 것이다.
사망 사고 4건, 실제 희생자는 최소 7명
7월 보고된 236건 가운데 4건은 사망을 동반한 충돌 사고로, 발생 지역은 메릴랜드주 어퍼 말보로, 캘리포니아주 샌마테오, 캘리포니아주 아이온, 미네소타주 애쉬비다. 테슬라 텔레매틱스 데이터에 따르면 이 4건 모두에서 오토파일럿 또는 FSD가 ‘Verified Engaged(확인된 활성 상태)’로 기록돼 있다.
그러나 NHTSA 보고 양식은 사고당 가장 심각한 부상자 1명만 기재하도록 돼 있어, 실제 피해 규모는 더 크다. 메릴랜드 사고에서만 3명, 미네소타 사고에서 2명이 목숨을 잃어, 4건을 합산하면 최소 7명이 사망했다.

사고 경위·소프트웨어 버전은 ‘기밀’…GM과 대조
이번 보고에서 논란이 되는 것은 정보 공개 방식이다. 테슬라는 사고 경위 서술, 사용된 소프트웨어 버전, 사고 지점이 시스템 승인 운영 구역(Operational Design Domain)에 해당하는지 여부 등 세 가지 핵심 항목을 제출 보고서에서 삭제하거나 기재하지 않았다. 테슬라는 규제 기관에 해당 정보를 공개할 경우 회사에 재정적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로 ‘기밀 사업 정보(Confidential Business Information)’ 처리를 주장해 왔다.
NHTSA에 누적된 테슬라 운전자 보조 시스템 사고 보고 3,953건 가운데 사고 서술이 기밀로 마스킹되지 않은 건수는 단 2건에 불과하다. 나머지 대부분은 해당 항목이 “[REDACTED — confidential business information]”로 처리돼, 외부 연구자와 규제 기관이 개별 사고의 맥락을 파악하기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
반면 제너럴 모터스(GM)는 자사 슈퍼 크루즈(Super Cruise) 관련 사고 보고에서 사고 경위 서술 항목을 삭제하지 않고 기재해, 동일한 SGO 규정 아래서도 제조사별 정보 공개 수준이 크게 다르다는 점이 드러났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테슬라가 공익보다 기업 이미지 보호에 치우친 기밀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테슬라, 레벨 2 ADAS 사고의 절반 차지
2026년 중반 기준 NHTSA의 레벨 2 ADAS 사고 데이터베이스에는 테슬라 관련 보고가 3,700건 이상 누적돼 있으며, 이는 모든 제조사가 제출한 전체 레벨 2 운전자 보조 시스템 사고 보고의 약 절반을 차지한다. 이 통계는 테슬라 차량의 보급 규모와 이용 빈도가 큰 동시에, 사고 관여 빈도 역시 높다는 점을 동시에 보여준다.
안전 전문가들은 절대 건수 증가만으로 안전성 저하를 단정할 수는 없지만, 주행 거리·사용 시간 대비 사고율이 함께 공개되지 않는 이상 위험 인식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어떤 조건에서, 어떤 도로 유형에서’ 충돌이 집중되는지를 공개 데이터만으로는 분석하기 어렵다는 구조적 문제도 반복적으로 지적된다.
NHTSA 규정의 변화와 한계
NHTSA는 2021년 자율주행 시스템 탑재 차량의 중대 사고가 반복되자 제조사 자발 보고에만 의존하는 체계를 보완하기 위해 SGO를 도입했다. 초기에는 사고 발생 후 24시간 내 보고가 의무였으나, 2025년 4월 규정 완화로 보고 기한이 5일로 연장됐다. 중대 사고에 대한 의무 보고 자체는 유지됐으나, 보고 기한 연장이 ‘정보 선택 제출’의 여지를 더 키웠다는 비판도 나온다.
더불어 NHTSA 스스로도 SGO 데이터가 “불완전하거나 검증되지 않았을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어, 테슬라가 로보택시 분야에서 내세운 ‘zero at-fault(무과실)’ 기록 역시 규제 당국의 독립적 판단이 아닌, 회사의 자기 보고에 기반한 것이라는 점이 드러났다.
한편 2026년 9월 16일 기준 국내에서는 테슬라 FSD가 사고의 직접 원인으로 명시된 사망 사고 보고가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았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테슬라 차량 상당수가 중국 공장에서 생산·수입돼 미국 내 FSD 베타 프로그램과 운영 환경이 다르고, 국내 교통사고 조사·보험 기록 체계에서 운전자 보조 시스템 활성 여부를 별도 원인 항목으로 분류·집계하지 않아 통계적 추적 자체가 어려운 구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