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중국 지리그룹과 손잡고 전기차 배터리와 전장부품(차량용 전기·전자장비)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 파트너십을 추진한다. SK그룹 사업개발 역량과 중국 지리그룹의 모빌리티 전문성을 결합해 그린 비즈니스 분야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취지다. 특히 지리그룹은 국내에서 완성차 업체 르노코리아와 전동화 관련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만큼 향후 르노코리아와 SK의 관계에 대해서도 관심이 몰린다.
SK㈜은 저장지리홀딩그룹(지리그룹, Zhejiang Geely Holding Group)과 ‘모빌리티 분야 전략적 사업협력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SK와 지리그룹의 협력 관계 구축은 최근 SK온에서 SK이노베이션으로 자리를 옮긴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의 인맥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한다. 인사가 단행된 이후 최재원 수석부회장은 첫 행보로 중국기업과 모빌리티 분야 포괄적인 협력에 나선 것이다. 일각에서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이혼소송 판결과 전기차 관련 업황부진 등으로 그룹 내부 분위기가 어수선한 가운데 최재원 수석부회장 주요 사업에서 해결사 역할을 맡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지리그룹은 지난 1986년 설립된 자동차 제조사 지주회사다. 지리자동차를 중간 지주회사 겸 주력 사업회사로 보유하고 있다. 지리자동차는 2000년대 초반까지 일본 브랜드 구형 자동차를 라이선스 방식으로 생산해 판매하는 등 중국 내수 중심 저가 완성차 업체로 여겨졌다. 이후 2009년 포드 산하였던 스웨덴 브랜드 볼보를 인수하면서 업계 관심을 모았다. 이후에는 볼보 고성능 브랜드로 운영되던 폴스타를 인수해 별도 전기차 브랜드로 론칭했다.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인수에 따라 지리자동차 자체 기술력도 성장을 거듭했고 자체 고급 브랜드까지 선보이면서 중국 내 거대 자동차그룹이자 모빌리티 테크기업으로 거듭났다. 영국 경량 스포츠카 브랜드 로터스도 인수해 전기차 브랜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볼보와 폴스타, 로터스는 국내 시장에도 진출했다. 작년 기준 지리그룹 신차 판매량은 약 279만대 규모로 집계됐다. 이중 전기차 등 전동화 모델 판매대수는 98만대 수준이다. 지난달에는 산하 전기차 브랜드 지커(ZEEKR)가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했다.
협약에 따라 SK와 지리그룹은 전기차 배터리 등 친환경 모빌리티 분야에서 협력 기회를 모색하기로 했다. 이밖에 충전인프라와 차량용 전장부품, 친환경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장용호 SK㈜ 사장은 “이번 파트너십 구축을 통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과 친환경 에너지 분야를 선도하면서 미래 모빌리티 영역에서 단단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리동후이 지리그룹 CEO는 “SK와 협업은 글로벌 파트너와 함께 모빌리티 산업을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며 “각자 강점을 최대한 활용해 글로벌 소비자들에게 더 나은 친환경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김민범 동아닷컴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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