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운전하는 자율주행차와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차 가운데 어떤 게 더 안전할까. 자율주행차가 더 안전할 것이라는 일반적 인식과 달리 특정 조건에서는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차가 더 안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까지의 기술로는 차량 운행에서 AI와 인간의 대결이 ‘무승부’인 셈이다.
19일(현지 시간) 미국 센트럴플로리라대 모하메드 압델-아티 교수팀은 자율주행차와 사람이 직접 운전하는 차를 비교 연구한 결과 일반적인 주행 환경에서는 자율주행차가 더 안전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새벽이나 해질녘과 같은 어두운 환경에서는 사람의 운전이 더 안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팀은 이 같은 결과를 과학 저널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공개했다.
연구팀은 자율주행차 2100대와 사람이 운전하는 차 3만5000여 대 사고 데이터를 비교분석했다. 자율주행차는 일부 자율 제어가 가능한 레벨2 차량 1001대, 대부분 자율주행이 가능한 레벨4 차량이 1099대였다.
연구에 따르면 맑은 날씨와 차선을 일정하게 유지되는 등 일반적인 운전 상황에서는 자율주행차가 사람이 운전하는 차보다 더 안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우천 시에도 자율주행차의 사고 확률은 사람이 운전하는 차의 3분의 1 수준으로 낮았다. 자율주행 센서 등은 비가 와도 150m가 넘는 거리의 물체를 감지할 수 있다. 하지만 같은 조건에서 사람이 운전하면 약 10m 앞 물체만 인식할 수 있다.
반면 자율주행차의 사고 위험은 새벽이나 해질녘 등 어두운 환경에서 사람이 운전하는 차보다 5.25배 높았다. 연구팀은 자율주행 센서와 카메라가 빛 변화에 빠르게 대응하지 못하는 특징을 원인으로 꼽았다. 예를 들어 해질녘 긴 그림자는 센서가 차량 앞 물체나 위험 요소를 인식하는 데 혼동을 줄 수 있는 것이다.
교차로 등에서 차량이 회전하는 경우에도 자율주행차의 사고가 1.98배 높았다. 자율주행 센서의 제한된 인식 범위로 전반적인 도로 상황을 감지하는데 제한되기 때문이다. 또 사전에 입력된 규칙들을 따르도록 설계된 알고리즘도 돌발적인 시나리오 대응이 어려운 이유로 분석된다.
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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