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이 가격에?”… 브라질서 현대차 제친 ‘이 전략’ 유럽도 통할까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완성차 수출에서 벗어나 해외 현지 생산 체제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브라질에서는 이미 현지 생산 효과가 점유율 급등으로 현실화됐고, 다음 격전지인 유럽에서도 2027~2030년 사이 중국계 생산능력이 급격히 확대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를 포함한 기존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물량 경쟁 부담이 한층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수출 급증 넘어 현지 생산으로…중국의 전략 대전환
중국자동차공업협회(CAAM)에 따르면 올해 1~8월 중국 자동차 수출은 715만3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66.7% 증가했다. 8개월 만에 지난해 연간 수출량(709만8000대)을 이미 넘어섰다. 이 중 순수전기차(BEV)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를 합친 전기차 수출은 343만5000대로 124.3% 급증했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같은 기간 중국 자동차 수출이 609만9000대(71%↑), 신에너지차(NEV) 수출은 332만9000대(135%↑)로 전체 수출의 54%를 차지했다. 8월 단월 NEV 수출만도 51만8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4% 늘었다.
중국 완성차 업체들의 해외 생산능력은 2025년 약 170만대에서 현재 발표된 증설 계획 기준으로 2030년 300만대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현지 생산 방식도 다양화…공장 인수·위탁 생산까지
현지 생산 방식도 다양해지고 있다. 막대한 비용과 시간이 드는 신공장 건설뿐 아니라 기존 완성차 업체의 유휴 공장 인수, 현지 업체에 위탁하는 방식도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BYD는 브라질 바이아주 카마사리에 옛 포드 공장 부지를 활용해 생산기지를 구축했고, 창청자동차(GWM)는 다임러의 브라질 공장을 인수했다. 체리(Chery)는 스페인에서 옛 닛산 공장을 활용해 생산 중이며, 샤오펑과 광저우자동차(GAC)는 오스트리아 마그나 슈타이어를 통한 위탁 생산에 나섰다. 립모터(Leapmotor)는 스텔란티스와 손잡고 유럽 위탁 생산을 추진 중이다.

브라질에서 이미 확인된 파괴력…BYD, 현대차·토요타 제치고 4위
현지 생산 전략의 효과는 브라질에서 먼저 나타났다. BYD는 2024년 7월 카마사리 공장에서 현지 생산을 시작한 뒤 같은 해 10월 공식 가동에 들어갔고, GWM도 2024년 8월 현지 생산을 개시했다.
브라질 시장에서 중국 브랜드의 합산 점유율은 2024년 6.9%에서 올해 1~8월 17.8%로 두 배 이상 급등했다. 현지 생산이 본격화한 이후 월간 점유율은 2024년 3분기 약 10% 수준에서 올해 8월 23%까지 치솟았다. BYD 단독으로도 2024년 3.1%에서 올해 1~8월 7.8%로 점유율이 확대됐다.
올 상반기 브라질 시장에서 BYD는 9만9028대를 판매해 현대차(9만6723대)와 토요타(7만9969대)를 각각 추월하며 브랜드별 판매 순위 4위에 올랐다.
다음 격전지는 유럽…2030년 현지생산 80만대 이상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9월 EU가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반보조금 조사에 착수한 이후 중국계 완성차 업체가 발표한 유럽 생산 계획은 10건을 넘는다. 유럽 내 중국계 생산 규모는 현재 연간 약 10만대 수준에서 2030년 80만대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올해 상반기 중국 완성차 업체의 유럽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약 65% 증가했고, 시장 점유율도 약 7%에서 11%로 상승했다. EU가 2024년 10월 30일부터 중국산 배터리 전기차(BEV)에 반보조금 관세를 5년간 부과하기로 결정하면서, 업체별로 BYD 추가 17.0%(총 관세율 27.0%), Geely 추가 18.8%(총 28.8%), SAIC 추가 35.3%(총 45.3%) 등 차등 관세가 적용되고 있다. 현재는 이 관세가 중국 업체의 가격 경쟁력을 일정 부분 제어하고 있다.
그러나 BYD 헝가리 공장, 체리의 스페인 생산, 립모터-스텔란티스 합작 생산 등이 본격화하면 중국 업체들은 관세 부담 없이 유럽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BYD 헝가리 공장…2026년 말 양산 목표, 환경 규제 변수
중국 업체의 유럽 현지 생산을 상징하는 것이 헝가리 세게드(Szeged)의 BYD 공장이다. BYD 최초의 유럽 승용차 조립공장으로, 연간 20만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춰 점진적으로 증설할 계획이다. 올해 초부터 시험 생산을 시작해 약 960명을 고용한 상태다.
당초 2025년 말 양산을 목표로 했으나 일정이 지연됐다. BYD 경영진과 애널리스트 브리핑에 따르면 2026년 4분기(11~12월)부터 본격적인 차량 조립과 대규모 생산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기아, 유럽에서 5% 감소…2027년 이후가 진짜 위기
중국 업체의 유럽 공세 확대는 국내 완성차 브랜드에도 직접적인 변수다. 현대차의 올해 상반기 유럽 판매는 29만2888대로 전년 동기 대비 5% 감소했다. 중국 브랜드가 같은 기간 65% 증가하며 점유율 11%를 넘어선 것과 대비된다.
현재는 EU 관세와 환경 규제 덕에 중국 브랜드의 가격 공세가 일정 부분 제어되고 있으나, BYD 헝가리 공장을 비롯한 중국계 공장이 2027~2030년 사이 본격 가동되면 판도가 달라진다. ‘관세 없는 현지 생산 중국차 대 관세 부담이 있는 수입·역외 생산 한국·일본·유럽차’의 구도가 현실화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