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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FP 외면하면 끝장”… 전기차 배터리 시장, 한국만 모르는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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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월 전기차 양극재 적재량 증가

게티이미지뱅크
1∼8월 전기차 양극재 적재량 증가
게티이미지뱅크

올해 들어 8월까지 글로벌 전기차(xEV)용 배터리 양극재 시장에서 리튬인산철(LFP)의 독주가 가속화되고 있다. LFP 양극재가 중국 내수용 보급형 소재에서 벗어나 유럽·아시아·북미 전역으로 빠르게 세력을 넓히는 가운데, 삼원계(NCx) 양극재에 집중해온 한국 기업들의 입지는 갈수록 좁아지고 있다.

전체 양극재 적재량 21.8% 증가…LFP가 성장 견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6년 1~8월 글로벌 전기차용 양극재 적재량은 191만7000톤으로, 전년 동기 157만5000톤보다 21.8% 증가했다. 이 가운데 LFP 양극재는 125만4000톤으로 31.8% 늘어난 반면, 삼원계는 66만3000톤으로 6.4% 증가에 그쳐 두 화학계열 간 성장률 격차가 25.4%포인트까지 벌어졌다.

이에 따라 LFP의 전체 양극재 비중은 전년 동기 60.4%에서 65.4%로 5.0%포인트 상승했다.

중국을 제외한 시장은 전체 시장보다 더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중국 제외 시장 적재량은 56만4000톤에서 73만3000톤으로 30.0% 늘었고, 전체 적재량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35.8%에서 38.2%로 2.4%포인트 높아졌다. 중국 제외 시장 내 LFP 비중은 20.8%에서 34.9%로 14.1%포인트나 뛰었다.

LFP가 중국 밖으로 확산되는 이유

LFP 수요가 글로벌로 확대되는 배경에는 전기차 가격 경쟁 심화와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급증이 자리잡고 있다. LFP는 니켈·코발트를 사용하지 않아 원재료 비용 부담이 낮고, 열 안정성과 수명이 뛰어나다.

ESS 시장에서도 LFP의 강점이 두드러진다. 승용 전기차처럼 주행거리를 극대화할 필요가 없는 ESS에서는 장시간 충·방전 수명, 열 안정성, 단위 저장용량당 낮은 비용이 핵심 경쟁력으로 작용한다.

1∼8월 전기차 양극재 적재량 증가
SNE리서치

삼원계 공급사 희비 엇갈려…엘앤에프 약진, 에코프로 부진

삼원계 양극재 공급사 중에서는 중국 롱바이가 9만900톤으로 1위를 유지했고, 레진이 7만3800톤으로 그 뒤를 이었다. 한국 기업 중에서는 엘앤에프와 에코프로의 희비가 극명하게 갈렸다.

엘앤에프는 5만1900톤으로 36.5% 증가하며 점유율 7.8%로 4위에 올랐다. 중국의 리보더(39.1% 증가)와 함께 상위 10개사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을 나타냈다. 엘앤에프는 지난달 SK온과 약 1600억원 규모의 LFP 양극재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약 기간은 2026년 9월 17일부터 2028년 12월 31일까지다. 3분기 말부터 국내 서산과 미국 조지아의 ESS용 배터리 라인에 고밀도 LFP 양극재(압축 밀도 2.50g/㎤ 이상 목표) 양산을 시작했다.

반면 에코프로는 4만9000톤에서 3만4300톤으로 30.0% 감소해 점유율이 5.2%로 떨어졌다. 주요 고객사의 전동화 모델 판매 부진이 직격탄이 됐다. 에코프로는 올해 6월 양산을 시작한 헝가리 공장을 거점으로 유럽 고객 대응을 강화하고 있으나, 실적 반등까지는 시간이 필요한 상황이다.

LFP 공급사 순위 격변…로팔, 49.5% 급증하며 3위 진입

LFP 양극재 공급사 간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1위 후난위넝은 29만5900톤으로 33.3%, 2위 완룬은 17만9000톤으로 26.9% 증가했다. 로팔은 17만2700톤으로 49.5% 급증하며 다이나노닉을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2위 완룬과의 격차는 불과 6300톤으로 LFP 공급사 간 순위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성장률 면에서는 고션(56.7%)과 성화테크(65.0%)가 상위권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보였다. 상위권 LFP 공급사 전원이 중국 기업이라는 점이 눈에 띈다.

법인 국적별로 보면 중국계 공급사의 전체 점유율이 84.0%에서 87.3%로 3.3%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한국계는 12.0%에서 9.0%로, 일본계는 4.0%에서 3.6%로 각각 하락했다.

국내 기업, 비중국 LFP 공급망 구축 가속

한국 양극재 업체들은 고니켈 삼원계 중심 포트폴리오에 LFP를 더하는 전환을 서두르고 있다.

SK온은 지난달 포스코퓨처엠과 약 1조1000억원 규모의 LFP 양극재 구매계약을 체결했다. 공급 기간은 2027~2029년 3년이며 양사 합의 시 2년 연장 가능하다. 공급 물량은 미국 조지아 공장의 ESS용 배터리 생산에 투입된다.

2027년 배터리 여권 의무화…게임의 룰이 바뀐다

향후 경쟁의 판도를 바꿀 제도적 변수도 주목된다. SNE리서치는 북미의 공급망 요건과 EU가 추진 중인 역내 생산 부품 요건 논의, 2027년 2월 시행되는 배터리 여권(Battery Passport) 의무화가 한꺼번에 강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EU 배터리 여권은 배터리의 제조·원재료·성능·수명·재활용 관련 정보를 디지털 방식으로 기록·공개하는 제도다. 2027년 2월 18일부터 전기차용 배터리, 경량 이동수단용 배터리, 용량 2kWh 초과 산업용 배터리가 적용 대상이 된다. 소재의 원산지와 탄소 배출, 공급망 실사를 추적하게 만드는 이 제도는 중국산 소재 의존도가 높은 LFP 공급망에 추가적인 비용과 정보 공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SNE리서치는 “앞으로 지역별 공급망 규정에 맞는 생산 거점과 제품군을 얼마나 빨리 갖추느냐가 경쟁의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결국 향후 업계의 승패는 LFP를 생산할 수 있는가보다, 2027년 이후 강화되는 지역별 규정에 맞춰 현지에서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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