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인증중고차에는 특별한 ‘전기차’가 있다… 올해 3000대·내년 1만5000대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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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가 현대자동차에 이어 인증중고차사업을 개시한다. 내연기관 자동차를 먼저 취급하고 전기차는 향후 도입할 예정인 현대차와 달리 기아는 사업 시작단계부터 전기차와 내연기관 모델을 모두 취급한다.

기아는 25일 서울 서초구 소재 세빛섬 플로팅아일랜드 컨센션에서 인증중고차 미디어 데이를 열고 공식적으로 인증중고차 시작을 알렸다. 다음 달 1일부터 중고차 판매와 매입 서비스를 운영할 예정이다. 그동안 국내 중고차시장에 만연하던 불신을 지적하듯 이번 행사 주제는 ‘신뢰로 향하는 움직임(Movement to Trust)’으로 설정했다.

권혁호 기아 국내사업본부장은 환영사에서 “기아는 신차뿐 아니라 중고차를 구매하는 고객의 모빌리티 라이프 사이클까지 책임지는 브랜드로 태어나고자 한다”며 “기아 신차 구매자에게 안정적인 중고차 매입 서비스를 제공해 신차와 고객, 고객과 중고차로 연결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소비자가 원하는 모든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해 브랜드 신뢰도와 로열티를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 고품질 인증중고차 올해 3000대·내년 1만5000대 판매

기아는 브랜드 인증중고차 차별화 전략으로 완성차 제조사만의 새로운 고객 경험(New Experience) 제공, 최고 품질(Best Quality) 중고차 공급, 국내 최초 중고 전기차 품질등급제 도입(EV Pioneer) 등 3가지를 제시했다.

브랜드 비전인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를 중고차 분야에도 적용해 소비자 라이프 사이클 관점에서 모빌리티 경험을 확장시키고 신뢰성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취지다.

국내 중고차시장 연간 거래액은 약 30조 원. 작년 거래대수는 238만대다. 신차 등록대수보다 1.4배가량 많은 규모다. 중소벤처기업부 사업조정 권고안에 따라 기아는 2년간 인증중고차 판매대수가 제한될 예정이다.

기아 측은 다음 달 1일부터 인증중고차 판매를 시작해 올해 남은 두 달간 3000대를 판매하고 내년에는 사업을 고도화해 총 1만5000대를 판매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기아는 완성차 브랜드 최초로 내연기관 모델뿐 아니라 전기차에 대한 제조사 인증중고차 판매도 운영한다. 전동화 선도 브랜드로서 중고 전기차 판매와 함께 전기차에 대한 접근 문턱을 낮춰 궁극적으로 전기차 대중화에도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품질에 대해서는 ‘믿을 수 있는 품질’을 강조했다. 완성차 신차와 동일한 수준의 품질관리시스템을 인증중고차에도 도입했다고 한다. 차체와 무빙, 내·외장, 섀시, 전장, 파워트레인 등 6개 부문에 걸친 완성차 품질관리시스템을 적용해 기아 중고차 상품화 프로세스를 구축했다고 설명했다. 기능적 품질뿐 아니라 감성품질까지 고려한 중고차를 선보일 예정이다. 기본적으로 인증중고차로 판매되는 모델은 신차 출고 후 5년·10만km 이내 무사고 차량을 대상으로 한다.

○ ‘중고 전기차 품질 등급제’ 마련… “1회 충전 주행거리까지 재측정”

전기차의 경우 배터리 성능과 상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방침이다. 전기차 제조사인 만큼 자체 보유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활용해 내연기관 자동차와 다른 구조를 가진 전기차 전용 ‘품질검사’와 ‘인증체계’를 마련하고 5개 등급으로 구성된 ‘중고 EV 품질 등급제’를 운영할 예정이다. 실제로 국내 중고차시장에서는 중고 전기차에 대한 객관적인 성능평가나 가격산정 기준이 없어 판매업체를 거치지 않는 개인간 거래 비중이 64%(2021년 기준)에 달한다고 한다.

특히 전기차 배터리는 차 가격의 약 절반을 차지하는 핵심 구성품이다. 잔여수명과 안정성 평가가 잔존가치를 결정짓는다. 기아는 ‘스마트 EV솔루션(전기차 전용 진단기)’으로 전기차 4대 시스템인 고전압 배터리 컨트롤 시스템과 고전압 충전 시스템, 고전압 분배 시스템, 전력변환 시스템 등을 정밀 진단하고 배터리 성능과 상태 등급을 산정한다.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가능거리도 재측정한다. 신차 주행거리와 비교해 등급도 부여할 계획이다. 배터리 등급과 함께 1회 충전 주행거리 등급이 모든 점검 항목을 종합한 최종 EV 품질 등급에 포함된다.

기아는 전기차에 대한 정밀 성능평가를 진행한 후 3등급 이상 판정 받은 차량만 소비자에게 판매할 예정이다.

기아 관계자는 “소비자는 중고차 매각 시 받을 수 있는 중고차 가격까지 고려해 신차를 구매한다”며 “전동화 시대가 가속화되기 위해서는 결국 중고 전기차에 대한 객관적인 잔존가치 형성을 통한 거래 활성화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 100% 비대면 온라인 판매·매입 운영… “내 차 팔 때는 사진만 찍으면 된다”

기아 인증중고차 판매와 매입은 현대차·제네시스와 마찬가지로 모두 온라인으로 이뤄진다. 기아 인증중고차 공식 모바일이나 웹 사이트에서 상품검색과 비교, 견적, 계약, 결제, 배송 등 차량구매 전 과정이 진행된다. 시세 조회와 상세 견적, 차량 수거 등 내차판매도 가능하다. 내차판매 서비스의 경우 작년 4월 중기부 사업조정 권고안에 따라 기아 신차 구입자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매입 대상 역시 인증중고차처럼 출고 5년 이내, 주행거리 10만km 미만인 무사고 차량을 대상으로 한다. 내차판매는 데이터로만 차를 평가하는 100%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매입가격은 빅데이터 기발 가격산정 엔진이 도출한 예상 매입가격대에서 고객이 촬영한 차량 사진과 기아가 보유한 차량 정보 등을 추가로 반영해 최종 산정한다. 소비자는 본인이 타던 차를 판매할 때 사진만 촬영해 업로드하면 되는 셈이다.

기아 측은 “차량에 대한 대면 평가 시 발생할 수 있는 번거로움이나 흥정, 현장 감가 등의 가격 협상 스트레스를 받지 않고 내차판매를 신속하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했다”며 “소비자가 전문인력 방문을 신청하더라도 차량 상태 확인 외에 감가 등 가격흥정이나 감정평가는 절대 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 200개 항목 검수·신차 패키지 적용… 시승 가능한 전시공간 2025년 개관

기아는 인증중고차사업을 위해 상품화 프로세스를 구축했다. 완벽한 품질을 제공하기 위해 총 4번의 검수과정을 거치면서 품질관리가 이뤄진다. 정밀검수 항목은 총 200개다. 해당 200개 품질검수 항복은 기아 오토랜드 PDI(차량 인도 전 검사) 리스트를 중고차에 맞게 새롭게 구성한 것이다. 4번의 검수과정을 모두 통과한 차량에 대해서만 공식 인증중고차 자격이 부여된다.

감성품질도 눈여겨 볼만하다. 신차를 인도 받았을 때처럼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중고차업계 최초로 신차에 제공되는 프로텍션 패키지를 인증중고차에도 적용하기로 했다. 친환경 시트보호 커버와 함께 스티어링 휠과 기아 로고 프로텍션 필름, 최고급 유리막 코팅 시공 등이 제공된다. 무상 보증 서비스도 지원한다. 1년, 2만km까지 주요 부품에 대해 보증한다.

상품화는 전문 기업과 협력 체계로 진행한다. 경기도 용인 중고차 복합단지 ‘오토허브’에 최종 패키지 작업과 출고 검수, 재고보관, 물류 등을 담당하는 ‘기아 인증중고차 용인센터’를 마련했다. 상품화 공정 과정에는 기아 소속 검사 및 인증 전문인력이 투입돼 품질을 최종 확인한다. 상품화센터는 하루 최대 70대, 연간 1만8000대 규모 상품화가 가능하다고 한다. 또한 구매한 인증중고차는 운행을 했더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7일 내에 환불이 가능하다.

여기에 고객 경험 확장 일환으로 수도권에서 ‘기아 인증중고차 익스피리언스 파크(CPO Experience Park)’를 개관할 예정이다. 오는 2025년 개관을 목표로 건설 중이라고 한다. 최대 700여대 인증중고차와 각종 차량 용품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전시공간이 마련되며 현장에서 차를 바로 시승해 볼 수 있는 트랙 주행 시설까지 갖춰진다.

김지민 기아 국내사업전략실 상무는 “국내시장에서 지속가능한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가 되기 위해서는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선상에 있는 중고차부문 서비스 제공이 필수”라며 “우수한 품질의 인증중고차와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해 기아 브랜드에 대한 전반적인 신뢰도를 한층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동아닷컴 김민범 기자 mb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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