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의 75%가 ‘유당불내증’…요거트는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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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의 발견]은 우리의 삶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소재들을 다룹니다. 먹고 입고 거주하는 모든 것이 포함됩니다. 우리 곁에 늘 있지만 우리가 잘 몰랐던 사실들에 대해 그 뒷이야기들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보려 합니다. [생활의 발견]에 담긴 다양한 이야기들을 읽다 보면 여러분들은 어느새 인싸가 돼 있으실 겁니다. 재미있게 봐주세요. [편집자]

우유는 필수 영양소가 풍부하게 들어간 ‘완전식품’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뼈 건강에 좋은 칼슘과 단백질이 다량 들어있고 뼈와 근육 성장에 관여하는 성장인자도 들어있다고 하죠. 이 때문에 성장기인 아이들에게 특히 추천하는 식품입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우유를 먹고 나면 배가 아프다며 우유 마시기를 싫어하기도 합니다. 우유를 먹으면 배가 아픈 것은 바로 ‘유당불내증(乳糖不耐症)’ 때문입니다.

발효 과정서 줄어드는 유당

유당불내증(Lactose Intolerance)은 유당(젖당)을 분해하는 효소인 락타아제(lactase)가 부족해 유당을 분해, 소화하지 못하는 질병을 말합니다. 유당은 우유에 들어있는 당류를 말합니다. 유당이 분해되지 않아서 장 내에 남아있게 되면 복부 팽만, 더부룩함,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납니다. 흰 우유를 먹으면 소화가 안 되고 배가 아픈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한국인의 약 75%가 유당불내증이라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흰 우유를 발효해 만든 유제품들을 먹었을 때도 이 같은 문제가 발생할까요? 발효 유제품은 흰 우유와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유당이 적습니다. 발효 과정에서 유산균이 유당을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때분입니다. 이 때문에 유당불내증 증상이 경미한 사람에게는 치즈, 요거트 등 유제품을 섭취하는 것을 권하기도 합니다.

/ 사진=김지우 기자 zuzu@

실제로 미국 농업부(U.S. Department of Agriculture)의 푸드데이터 센트럴(FoodData Central)에 따르면 지방이 그대로 들어있는 우유인 전지유 100g에는 유당 4.89g이 들어있습니다. 반면 플레인 그릭 요거트 100g은 2.61g, 모짜렐라 치즈 100g은 0.66g, 체다치즈 100g은 0.16g의 유당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가염버터에는 0.58g의 유당이 있습니다.

물론 소량이어도 유당이 함유되어 있기 때문에 심각한 유당불내증 환자라면 주의가 필요합니다. 이런 소량의 유당만 섭취해도 과민 반응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소량이어도 주의해야

유당불내증은 사람마다 정도에 차이가 큽니다. 우유를 자주 먹으면 후천적으로 유당 분해 능력이 생기기도 하지만 아무리 먹어도 유당 분해 능력이 생기지 않는 경우도 있습니다. 또 요구르트나 치즈, 버터도 섭취할 수 없는 극단적인 유당불내증을 앓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소량의 유당만 섭취해도 과민 반응이 나타납니다.

이런 중증 유당불내증 환자는 유당을 제거한 ‘락토프리’ 제품을 선택해야 합니다.  요즈음은 유당을 제거한 ‘락토프리’ 유제품도 많습니다.  최근 배앓이를 일으킬 확률이 높은 단백질을 제거한 ‘A2’ 우유, 락타아제를 첨가해 유당 0%를 만든 ‘락토프리 요거트’ 등도 있습니다.

/사진=정혜인 기자 hij@

가끔 어떤 사람들은 저지방, 무지방 우유가 유당불내증에 더 좋다고 오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유당은 탄수화물이기 때문에 지방과는 관련이 없습니다. 오히려 탈지유보다 전지유가 소화에 더 유리하다는 연구도 있습니다. 지방 함유량이 높으면 소장에서 머무는 시간이 길어져 유당이 분해효소에 노출되는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유당불내증에 대한 걱정을 덜고 우유를 섭취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우선 하루 권장량을 한번에 섭취하기보다는 소량으로 나누어 자주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또 찬 우유보다는 따뜻한 우유가 소화에 더 유리합니다. 빵이나 시리얼 등과 함께 섭취하는 것 역시 소화에 도움이 됩니다. 모두 유당이 소장에 오래 머물도록 해 소화가 잘 되도록 하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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