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에 씀씀이↓” 中 유커 관광소비 패턴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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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노동절 연휴 첫날인 1일 홍콩을 찾은 본토 관광객이 침사추이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중국 노동절 연휴 첫날인 1일 홍콩을 찾은 본토 관광객이 침사추이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경제 불확실성으로 지갑이 얇아진 중국인들이 올해 노동절 연휴(5월1~5일)에 씀씀이를 줄이고 가성비 여행을 선호하는 추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이는 노동절 연휴 관광 소비 통계에서 잘 드러났다. 중국 문화여유부에 따르면 올해 노동절 연휴 기간 국내 관광객은 2억9500만명으로, 총 관광수입은 1668억9000만 위안(약 31조3900억원)에 달했다.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7.6%, 12.3% 증가한 것이다. 

하지만 1인당 지출액은 오히려 줄었다. 올해 노동절 연휴 중국인 관광객 1인당 지출액은 565.7위안(약 10만6000원)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인 2019년 603.4위안과 비교하면 11.5% 줄어든 수치다. 

중국 부동산 경기 장기 침체, 높은 청년 실업률,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하락) 압력 속 중국인의 지갑이 얇아진 탓이다.

경기 불황 속 올해 노동절 연휴 관광 소비 키워드는 ‘가성비’였다.

무엇보다 값비싼 비행기보다 자가용이나 기차 여행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올해 노동절 연휴 기간 항공권 가격이 하락한 배경이다.

중국 항공정보 앱 ‘항반관자(航班管家)’에 따르면 올해 노동절 연휴 중국 국내선 이코노미석 항공권 평균 가격(유류세 포함)은 807.4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4% 하락했으며, 2019년과 비교해서도 0.9%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는 더 많은 중국인이 비용 절감 혹은 기상 악화 등을 이유로 항공기 대신 자가용이나 열차를 선택하거나, 저렴한 항공권 구매를 위해 조기 예약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중소 도시나 현급 지역을 찾는 관광객이 늘어난 것도 주목할만하다.

중국 온라인여행사 취날에 따르면 올해 연휴기간 호텔 예약 증가율이 가장 높은 상위 10개 도시 대부분이 3·4·5선급 도시였다.

특히 5선급 도시인 광시자치구 허츠시   호텔 예약량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5배 가까이 늘었다. 이곳은 현지 소수민족 풍습과 카르스트 지형이 대표 관광자원이다.

중국 최대 온라인여행사 트립닷컴 왕야레이 연구원은 “여유로움과 가성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뚜렷해 지면서 여행객이 붐비고 물가가 비싼 1·2선 대도시보다 한가하게 쉴 수 있는 중소도시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고 진단했다. 

해외 여행의 경우에도 상대적으로 돈이 덜 드는 한국·일본 등 단거리 여행이나 당일치기 여행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엔저 효과에 일본은 중국인에게 가장 인기 있는 해외 여행지였다. 트립닷컴에 따르면 노동절 연휴 국제선 항공권 예약량이 전년 동기 대비 가장 많이 증가한 ‘톱5’ 도시 중 일본이 4곳을 차지했다.  오키나와(1위), 삿포로(3위), 나고야(4위), 후쿠오카(5위)가 그것이다. 

홍콩 당일치기 저가여행도 선호도가 높았다.  홍콩 당국에 따르면 노동절 연휴 중국 본토 관광객 76만6000여명이 홍콩을 찾았다. 대부분은 단체관광이 아닌 개별 여행객으로, 1인당 소비액이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에 비해 20% 이상 감소했다고 중국 경제매체 차이신은 보도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본토 관광객이 물가가 비싼 홍콩 대신 버스 기차로 이동이 가능한 선전에  숙박을 잡고 왔다 갔다 하면서 당일치기 홍콩 여행을 선호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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