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 보안도, CS도 OK”…中업체, 韓 안방서 로봇청소기 대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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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서비스 로봇 시장, 2027년 66조로 ‘껑충’

해외 매출 시급한 中 기업, CS 기능 강화해 韓 시장 어필

막강한 AS 인프라 갖춘 삼성·LG, 유의미한 MS 확보할지 관심

에코백스의 신제품 디봇 T30 프로 옴니(DEEBOT T30 PRO OMNI)ⓒ에코백스 에코백스의 신제품 디봇 T30 프로 옴니(DEEBOT T30 PRO OMNI)ⓒ에코백스

한국 시장 내에서 중국 로봇청소기 업체들간 싸움이 격화되고 있다. 최신 세척·건조 기술로 무장한 신제품들을 속속 내놓으며 국내 안방에서 치열한 자리 다툼을 벌이는 모습이다.

이들은 기술 업그레이드 뿐 아니라 약점으로 꼽혀왔던 CS(고객서비스), 기술 보안 이슈도 적극 보완해 국내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최근 도전장을 내민 삼성·LG 등 국내 가전업체들이 중국 기업을 누르고 한국 시장에서 확실한 입지를 구축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국 가전업체 에코백스(ECOVACS)는 7일 오전 성수동 코사이어티에서 신제품 ▲디봇 T30 프로 옴니(DEEBOT T30 PRO OMNI) ▲윈봇 W2 옴니(WINBOT W2 OMNI) ▲디봇 Y1 패밀리(DEEBOT Y1 FAMILY) ▲디봇 X2 콤보(DEEBOT X2 COMBO) 4종을 공개했다.

에코백스는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로보락에 이어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회사는 프리미엄 라인업인 X시리즈를 비롯해 보급형 제품 T시리즈, Y시리즈 등을 두고 있다. 이번 행사를 통해 고급형부터 보급형까지 다양한 신규 제품들을 대거 선보였다.

그 중에서도 T시리즈 신제품인 ‘디봇 T30 프로 옴니’는 다양한 기능을 탑재했다. 구체적으로 ▲트루엣지(TruEdge) 물걸레 ▲엉킴방지 브러시 설계를 비롯해 ▲1만1000Pa(파스칼)의 강력한 흡입력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트루엣지는 물걸레 패드가 기기 밖으로 나와 모서리 약 1mm까지 걸레를 밀착, 구석구석까지 걸레질하는 기능이다. 또 21°의 납작한 솔과 바깥쪽으로 회전하는 각진 솔을 결합한 듀얼 빗살 배열 구조의 메인 브러시 설계가 머리카락과 먼지의 엉킴을 방지한다.

이 기능은 제로 탱글(Zero Tangle)이라는 기술로, 1단계로 정전기 방지 브러시와 V자형 스크류 브러시로 머리카락 엉킴을 최소화한 뒤 2단계로 빗살무늬 빗이 엉킨 머리카락을 제거해 쾌적한 청소가 가능할 수 있도록 돕는다.

서승범 에코백스 코리아 이사는 “물걸레 청소 솔루션 역시 강력하다. 7N(뉴턴)으로 강하게 눌러주고, 18RPM으로 반복해 때를 벗겨낸다. 아빠가 강하게 눌러 1초에 3번 걸레질을 돌리는 느낌이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파워만 센 것이 아니다. 청소를 하면서 오염도를 감지해 더러운 부분은 다시 가서 반복적으로 청소(오토 리워시)한다. 냄새도 케어한다. 70℃의 온수로 물걸레를 세척한 뒤 2시간 안에 45℃로 열풍 건조해 물걸레 냄새 우려를 덜었다.

에코백스(ECOVACS)가 7일 성수동 코사이어티에서 신제품 (왼쪽부터)▲디봇 T30 프로 옴니(DEEBOT T30 PRO OMNI) ▲윈봇 W2 옴니(WINBOT W2 OMNI) ▲디봇 X2 콤보(DEEBOT X2 COMBO) ▲디봇 Y1 패밀리(DEEBOT Y1 FAMILY) 4종을 공개했다.ⓒ에코백스 에코백스(ECOVACS)가 7일 성수동 코사이어티에서 신제품 (왼쪽부터)▲디봇 T30 프로 옴니(DEEBOT T30 PRO OMNI) ▲윈봇 W2 옴니(WINBOT W2 OMNI) ▲디봇 X2 콤보(DEEBOT X2 COMBO) ▲디봇 Y1 패밀리(DEEBOT Y1 FAMILY) 4종을 공개했다.ⓒ에코백스

직배수 기능도 추가했다. 직배수 키트(29만원)를 구입하면 방문 설치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직배수가 아닌 물통형은 139만원이다. 최근 출시된 로보락의 하이엔드 제품 S8 맥스V 울트라 직배수(199만원), 물통형(184만원)과 비교하면 가성비를 어필했음을 알 수 있다.

고객 서비스도 강화했다. 에코백스는 로봇청소기 T30 출시를 계기로 국내 서비스센터를 36개로 확충했다고 밝혔다.


다만 해킹 등 사이버 보안 우려에 대해서는 명확한 설명을 하지 못했다. 웬추안 리우(Wenchuan Liu) 에코백스 아시아-태평양 총괄 매니저는 사이버 보안 관련 질문에 “기본적으로 고객 데이터와 제품 보호를 위해 다양한 보안 인증을 획득중”이라고만 답했다.

이 밖에도 에코백스는 창문용 로봇청소기인 ▲윈봇 W2 옴니(WINBOT W2 OMNI), 콤팩트한 스테이션 디자인 제품인 ▲디봇 Y1 패밀리(DEEBOT Y1 FAMILY), 첫 하이브 리드 모델인 ▲디봇 X2 콤보(DEEBOT X2 COMBO)를 차례로 공개하며 자사의 기술력을 뽐냈다.

현재 디봇 T30, 윈봇 W2, 디봇 X2 콤보는 국내 시장에 출시됐으며 ‘디봇 Y1 프로’와 ‘디봇 Y1 프로 플러스’는 공식 출시를 기다리고 했다.

국내 로봇청소기 점유율 2위사인 에코백스가 출시 전 제품까지 그러모아 한꺼번에 선보인 것은 그만큼 해외 매출 니즈가 강력하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웬추안 리우 총괄 매니저는 2027년까지 글로벗 서비스 로봇 시장 규모가 487억 달러(약 66조원)로 성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중에서도 서비스 로봇의 한 축을 담당하는 로봇청소기 성장세가 가파르다.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 장악을 위해 에코백스는 R&D(연구·개발) 인력을 1500명으로 늘리고 R&D 비용에도 1억2500만 달러(약 1700억원)를 투자했다. 에코백스 로보틱스의 해외 매출은 전체의 20% 정도다.

4월 16일 열린 '로보락 S8 MaxV Ultra 론칭쇼'에서 모델들이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로보락 4월 16일 열린 ‘로보락 S8 MaxV Ultra 론칭쇼’에서 모델들이 신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로보락

국내 1위사인 중국 로보락도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달 신제품 플래그십 모델 ‘로보락 S8 MaxV Ultra’(S8 맥스V 울트라)를 공개한 자리에서 약점으로 꼽힌 CS(고객서비스)·SW(소프트웨어) 서비스 및 보안 기술 등을 상세히 소개했다.

로보락은 기존 18개였던 로보락 AS 센터를 하이마트 AS 접수 지점을 더해 총 352개 지점으로 확대하며, 신제품 론칭을 기념해 무상 AS 기간도 2년까지 연장하겠다고 했다. 직접 방문 접수가 어려운 소비자를 위한 도어 투 도어 방문수거 서비스도 지원한다.

중국업체들이 대대적인 CS 정책을 내놓는 것은 AS 인프라에 강점을 가진 국내 기업들의 도전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인다.

웬추안 리우 총괄 매니저는 “AS가 가장 중요하다. 우리는 로컬 서비스 파트너사들과 탄탄한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36개 서비스 센터로는 충분하지 않을 수 있지만 방문 서비스까지 제공하기 때문에 여러 문제에 대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같은 중국업체들의 강력한 견제를 뚫고 삼성·LG 등 국내 업체들이 유의미한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지 관심이다.

삼성전자 모델이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삼성스토어 청담점에서 3일 출시된 ‘비스포크 AI 스팀’을 소개하고 있다.ⓒ삼성전자 삼성전자 모델이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위치한 삼성스토어 청담점에서 3일 출시된 ‘비스포크 AI 스팀’을 소개하고 있다.ⓒ삼성전자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AI 스팀’ 로봇청소기를 4월 초 출시했다. 삼성이 내놓은 신제품은 먼지 흡입, 걸레 청소, 스팀 살균이 한 번에 이뤄지는 것이 특징이다. 100℃ ‘스팀 살균’으로 각종 세균을 없애주고 55℃의 ‘열풍 건조’로 물걸레 냄새 걱정도 덜었음을 강조한다. 가격은 179만원이다.

LG전자가 조만간 선보일 로봇청소기도 걸레를 빨 때 자동으로 투입되는 전용 세정제를 자체 개발해 걸레 냄새를 없앤 것으로 알려졌다.

신일전자는 하이엔드가 아닌 보급형 시장에 타깃을 맞췄다. 100만원 초반대로 복잡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대신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리모콘을 추가했다.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을 잡기 위한 전략이다. ‘안방 텃밭’ 이점을 살려 전국 40여개 이상의 서비스망도 구축한다.

로봇청소기를 둘러싼 한·중 경쟁은 올해를 기점으로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중국업체들은 국내 대기업·중견업체들의 추격에 의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웬추안 리우 에코백스 총괄 매니저는 “새로운 기술과 제품, AS 제공이 이뤄진다면 매출은 따라올 것”이라며 낙관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서영 로보락 총괄도 “우리는 수치를 좇지 않는다. 궁극적으로 추구하는 것은 한국 고객들의 필요”라며 자신감을 어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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