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조 투입 ‘한국형 차기 구축함’ 사업…’고소공방’으로 좌초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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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오션의 초격차 방산기술력이 집약된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등 최첨단 수상함 함정모형들 [한화오션]

[마이데일리 = 이재훈 기자]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입찰 사업이 산으로 가고 있다. 유력 입찰 경쟁사들이 고소공방은 물론 ‘진실게임’ 양상으로 사태가 확전되고 있다.

9일 방위사업청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 KDDX 사업의 상세설계와 선도함 건조를 수행할 업체 선정작업이 이뤄진다. KDDX 사업은 선체와 이지스 체계를 모두 국내 기술로 건조하는 첫 국산 구축함 사업으로 2030년까지 총 6척을 건조한다. 사업비만 총 7조8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현재 KDDX 사업을 놓고 HD현대중공업과 한화오션이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데, 두 회사 갈등이 직원들 간 소송으로 번지면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기본설계 업체 선정 과정에서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이 한화오션의 KDDX 보고서를 불법으로 취득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양사 갈등이 깊어졌고 한화오션의 HD현대중공업 고발로 사건이 촉발됐다.

HD현대중공업 직원 9명은 2014년 전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의 KDDX 개념설계도 등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해 11월 유죄가 확정됐다. 

이에 대해 HD현대중공업 직원들은 지난 3일 한화오션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면서 맞불을 놨다. 한화오션이 HD현대중공업 임원에 대한 경찰 고발에 관한 기자설명회를 진행하면서 짜깁기한 수사기록을 마치 사실인 것처럼 공개, 허위사실 적시와 명예훼손을 했다는 이유에서다.

한국형 차세대구축함(KDDX) 조감도 [HD현대중공업]

특히 현대중공업 측은 한화오션이 주장하는 임원의 개입은 있지도 않은 허위 사실이라며 일부 평직원의 일탈을 마치 회사가 조직적으로 임원급까지 참가해 불법 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호도했다고 지적했다.

한화오션 측은 단 한발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공개된 증거목록에서 나타난 군사기밀 보관용 서버 설치 및 운용 등을 종합해 임원의 다양한 개입 정황이 있다고 판단, 상식적인 의혹 해소 차원에서 고발했다는 설명이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불법적인 방법으로 방위사업의 공정성을 해하는 일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공공의 이익을 위해 고발했다”며 “HD현대중공업 및 범죄행위를 수행한 고소인들과 유사한 사건에 대해서는 어떠한 억압에도 굴하지 않고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화오션 측은 “HD현대중공업이 자료열람을 금지하는 등 어려운 상황 속에 자료공개 청구 등으로 제한된 자료를 제공 받아 설명회를 열었다”며 “HD현대중공업에 고소인들이 해당 범죄행위로 조사받을 당시 윗선으로 지목한 ‘중역’ 등에 대한 자료가 모두 있는 것으로 보이는 만큼 지금이라도 관련 자료 등을 모두 공개하고 수사에 협조해 의혹을 하루 빨리 해소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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