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는 물건 아닌데…“후진국 수입” 林, 이번엔 “소말리아 커밍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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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연합뉴스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연합뉴스

정부 외국 의사 도입 방침을 비난하고 있는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외국 의사를 폄하하는 의미의 글을 잇따라 올려 논란이다.

임 회장은 9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소말리아 의대 졸업식을 다룬 기사를 첨부하고 “Coming soon”(커밍순)이라고 적었다.

임 회장이 올린 \’소말리아 20년 만의 의대 졸업식\’이라는 이름의 한글 기사에는 2019년 10월 19일이라는 날짜가 적혀 있다.

다만 기사 속 사진은 2008년 12월 AP 통신이 발행한 것과 동일하다.

당시 이 사진을 인용한 외신들은 “세계에서 가장 폭력적인 도시 중 한 곳인 소말리아의 모가디슈에서 의대생 20명이 졸업장을 들고 있다. 이날 졸업식은 총탄으로 손상된 소말리아 한 호텔의 바리케이드 안에서 열렸다”고 설명했다.

안정적 환경에서 교육받지 못해 실력이 보장되지 않는 소말리아 의사들마저 국내 의료행위를 할 수 있음을 우회적으로 비난한 셈이다.

앞서 복지부는 외국 의료인 면허 소지자도 국내에서 의료행위를 할 수 있게 한 의료법 시행규칙 일부개정안을 전날부터 이달 20일까지 입법 예고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환자 안전과 의료서비스 질이 보장될 수 있도록 적절한 진료역량을 갖춘 경우에만 외국 의사에 의료행위를 승인한다는 방침이다.

임 회장 게시물에 댓글을 남긴 이들은 대부분 임 회장 뜻을 지지했지만, 타국 폄하 및 인종차별 가능성을 지적하는 글도 뒤따랐다.

논란이 거세질 조짐이 일자 결국 임 회장은 해당 게시물을 삭제 처리했다.

임 회장은 전날에도 페이스북에 “전세기는 어디에다가 두고 후진국 의사 수입해 오나요?“라고 적었다.

경제 수준이 낮은 국가들을 \’후진국\’으로, 의사를 물품처럼 \’수입\’한다고 표현한 것이다.

전세기 발언의 경우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이 올해 3월 “집단행동으로 현장에 의사가 한 명도 남지 않으면 전세기를 내서라도 환자를 (외국으로) 실어 날라서 치료하겠다“고 말한 것을 꼬집은 것으로 읽혔다.

임 회장은 이날 소말리아 게시물 삭제 후에도 “수없이 많은 후진국 의사가 아니라, 후생노동성 장관 하나만 일본에서 수입해 오는 게 낫겠다“는 글은 계속 게시했다.

이밖에도 임 회장은 “날고 기는 한국 의사들 놔두고 이제는 저질 의료인을 데리고 오려 한다“는 비난도 공공연히 내놓고 있다.

한편, 일각에서는 이번 외국 의사 허용 정책 주요 대상을 해외에서 면허를 취득한 교포나 외국 의대에서 공부한 한국인이 될 것으로 본다.

국민 친밀감이나 언어 장벽 등이 이들에 대한 수요로 작용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또 국가시험인 \’의사국시\'(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주관)에 떨어진 이들이 이미 상당하다는 점에서 기존 탈락자 상당 수도 정책 대상이 될 수 있다.

한국이 응시 자격을 인정하는 외국의대는 159곳(총 38개국)이다.

이들 대학 졸업자가 2005∼2023년 국내 의사 예비시험(필기/실기)과 의사국시를 뚫고 국내 의사면허를 딴 비율은 33.5%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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