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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3000 간다더니”… 올해 주식 투자했으면 10개 종목 中 7개는 손실

국내 증시는 상반기만 해도 미국의 금리 인하 전망과 중국의 경기 부양 정책 기대감에 훈풍이 불었지만, 8월 ‘블랙 먼데이’, 11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 12월 비상계엄 사태 등을 거치며 곤두박질쳤다. 올해 들어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 67%, 코스닥은 80%의 비율로 주가가 하락했다. 연초 ‘삼천피(코스피 3000포인트선)’ 전망에 기대감을 가지고 주식 투자를 시작한 투자자는 손실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증시 약세를 유발했던 계엄 사태는 국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통과로 마무리되는 중이지만, 향후 상승장으로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는 전망이 나온다.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미 달러화 대비 원화(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16일 오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현황판에 코스피, 미 달러화 대비 원화(원·달러) 환율, 코스닥 지수가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1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3일 기준 전체 상장사 2607개(거래정지 종목 포함) 중 1942개 종목이 작년 말 대비 하락했다. 74.5%의 비중으로, 지난해 50.4%(2510개 중 1264개)의 상장사 주가가 내린 것과 비교해 2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전체 946개 종목 중 633개(67%)가 내리고, 11개는 보합, 302개는 작년 말 대비 상승했다. 상승 종목은 하락 종목의 절반이 채 되지 않았다. 코스닥 시장은 1661개 종목 중 1308개(79%)가 떨어져 상황이 더 좋지 않다. 36개는 보합, 317개 종목만이 올해 상승했다.

이는 상장사 개별 이슈도 있었겠지만, 전반적으로 각종 악재에 하반기부터 증시가 흔들린 영향이 컸다. 상반기에는 미국의 금리 인하 등 대외 호재 기대감이 크게 작용했다. 코스피 지수는 올 초 2655.28에서 7월 11일 2891.35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이후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 ‘엔 캐리 트레이드(금리가 낮은 엔화로 자금을 빌려 고금리 자산에 투자)’ 청산 공포,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우려가 겹치며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은 연말 산타랠리 기대감마저 짓이겨놓았다. 코스피 지수는 탄핵 정국 당시 2360.58(12월 9일 종가)까지 급락하며 작년 11월 2일 이후 13개월 만에 최저가를 경신했다. 같은 날 코스닥 지수는 627.01까지 내려 전 세계 증시가 급락했던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수준으로 돌아갔다. 2020년 4월 16일(623.43) 이후 최저치다.

그래픽=정서희
그래픽=정서희

주요국 증시와 비교해도 국내 증시는 수출 둔화, 트럼프 리스크, 정치 불안 등 대내외 악재에 더 크게 흔들린 모습이다. 올해 들어 이달 13일까지 대만 가권(28.4%), 일본 닛케이225(17.9%), 홍콩 항셍(17.2%), 미국 다우존스(16.3%), 중국 상하이종합(14.0%), 유로스톡스50(9.9%) 등 주변국 증시는 대부분 올랐다.

이번 탄핵소추안 통과로 정치적 불확실성은 일부 걷어냈지만, 증시 반등 폭이 얼마나 클지에 대해선 증권가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한국 수출 증가율은 내려오고 있고, (대통령 직무정지로) 내년 상반기까지 트럼프 행정부 2기와의 교역 협상을 진행할 컨트롤타워가 약화했다”며 당분간 국내 증시는 일시적 반등을 넘어선 상승세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하나증권은 연초 수준인 2600선까진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재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오는 18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이 유효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연간 낙폭 과대 종목 중 내년 순이익이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는 업종을 중심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탄핵안 가결로 나올 수 있는 반등 폭을 매우 크게 보기에는 다소 애매하다”며 “시간이 점차 지나면서 국내 증시는 글로벌 흐름에 동조화되는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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