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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켓팅 해본 사람이 안다 “티켓 거래 금지? 부작용 뻔한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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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sale & Reform 첫 번째 편에서 우리는 ‘암표의 딜레마’를 살펴봤다. 티켓 재판매 전면 금지론은 그럴듯해 보였지만 문제가 많았다. 실제 현장에는 불가피한 양도·재판매 수요가 있었고, 무엇보다 문제의 핵심은 거래 자체가 아니라 거래의 방식일 수 있다는 점을 짚었다.

이제 그 가설을 데이터로 증명해보자. 포춘코리아가 티켓을 사본 국민에게 물었다. “티켓 거래 금지하면 정말 암표가 사라질까요, 그게 아니라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암표는 심각한 문제지만, 거래 전면 금지는 해법이 되기 어렵다.[사진=뉴시스]
암표는 심각한 문제지만, 거래 전면 금지는 해법이 되기 어렵다.[사진=뉴시스]

암표. 사소한 일 같지만, 그렇지 않다. 팬들을 문화 인프라에 등 돌리게 하는 치명적인 문제다. 암표상들이 매크로로 물량을 쓸어 담고, 중고 플랫폼에서 부당한 웃돈을 붙여 팔기 때문에 문화 콘텐츠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피가 튈 정도로 치열한 티켓팅을 의미하는 ‘피켓팅’이란 단어가 유행할 정도다.

이를 바로잡기 위한 노력이 없었던 건 아니다. 지금으로부터 50여 년 전인 1973년에 제정된 「경범죄처벌법」이 현장에서 이루어지는 암표 매매를 처벌했고, 지난해엔 공연법을 고쳐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공연 입장권과 관람권 등을 구매한 뒤 웃돈을 받고 재판매하는 부정 판매 행위를 금지했다. 하지만 두 법 다 식별∙단속의 한계로 미봉책에 그쳤다.

이번엔 업계가 팔을 걷어붙였다. 관객 통제를 강화했다. 그런데 이 방법도 해법이 되진 못했다. 아이유 콘서트에선 본인 계정으로 예매하고 증빙까지 제출한 관객이 X(구 트위터)에 부적절한 표현을 썼다는 이유로 현장에서 결국 입장을 거부당했고, 데이식스 팬미팅에선 예매자가 학생증만 제시했다는 이유로 출입이 막혔다. 경찰 신원 확인과 동행까지 있었지만 끝내 입장할 수 없었던 웃픈 해프닝이 벌어졌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예 티켓의 2차 거래를 틀어막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규제가 늘면 암표상들의 꼼수도 그만큼 진화하고 고도화한다. 뭘 해도 암표의 완전 퇴치가 요원하니 차라리 되파는 걸 법적으로 아예 막아야 한다는 논리다. 매년 국정감사 때도 비슷한 지적이 나왔고, 올해도 마찬가지다. 여러 상임위가 암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있다.

문제는 거래 금지 정책을 시행하면, 뻔히 점쳐지는 부작용이 많다는 점이다. 가령 정당한 티켓 양도까지 ‘불법’으로 전락한다. 갑작스러운 병원 진료, 출장 일정처럼 피치 못할 사유가 있어도 티켓을 되팔 수 없다. 거래 금지에 따라 도입될 복잡한 본인 인증 절차가 앞선 사례처럼 팬들의 관람 경험을 훼손할 공산이 크다. 특히 고령층·디지털 취약계층·외국인 팬에겐 높은 진입 장벽이 된다.

무엇보다 거래를 불법화한다고 해서 지금도 활개치는 암표상이 근절될 리 없다. 이들의 활동이 더욱 음성적인 시장으로 몰리는 ‘풍선 효과’가 생길 공산이 크다.

낡은 법·규제의 한계

규제책이 효과가 없고 거래를 틀어막는 게 답이 아니라면 우리는 티켓 시장을 어떻게 뜯어고쳐야 할까. 앞서 언급했듯, 정부·국회가 위에서 찍어내는 톱다운 해법은 한계가 분명했다.

이는 규칙을 만드는 사람과 지키는 사람이 달랐기 때문일 수도 있다. 정작 규칙의 최종 수요자인 시민, 곧 티켓을 사는 팬의 목소리를 빼놨다. 현장의 목소리는 혁신 아이디어의 실마리로 이어질 수 있다. 이젠 새로운 접근법을 꾀해야 할 때다.

그래서 포춘코리아가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해 전국 만 19~39세 남녀 중 최근 2년 이내 1∙2차 티켓 구매자 경험자를 대상으로 온라인 패널 조사를 진행했다. 응답자는 총 550명으로, 연령 분포는 19~29세가 51%, 30~39세가 49%로 구성했다. 주요 티켓 소비자인 MZ 세대 전반의 시각을 균형 있게 반영하도록 설계했다.

결과는 흥미로웠다. 먼저 “예매 실패 시 2차 거래를 고려했느냐”는 물음엔 응답자의 72.5%가 “그렇다”고 답했다. 이 중 36.0%는 실제로 2차 티켓을 구매했다. 왜 “2차 티켓을 구매했느냐”란 질문의 1순위 답변은 “1차 티켓을 구하지 못했기 때문에(43.9%)”를 꼽았다. “매진된 공연∙경기를 꼭 보고 싶어서(22.7%)” “더 좋은 좌석(앞자리·시야 좋은 자리)을 원해서(8.1%)” 등의 이유도 적지 않았다.

2차 티켓을 쉽게 암표로 취급하는 여론과 달리, 직접 써본 사람의 경험은 달랐다. 2차 티켓 거래 경험을 평가해 달란 질문에 “만족한다(32.2%)”는 답변이 “불만족한다(28.9%)”를 웃돌았다.

2차 티켓 거래 경험에 만족한 이유로는 “인기 행사·경기 티켓 확보(20.6%)”를 1순위로 꼽았다. “약속한 좌석과 등급이 그대로였다(11.8%)” “원하는 날짜·시간을 맞출 수 있었다(11.8%)” 등을 꼽은 2차 티켓 구매자도 많았다. 이렇듯, 1차 티켓 구매 경쟁에서 탈락하거나 특별히 원하는 날짜와 좌석이 있을 경우, 2차 티켓 거래 시장은 ‘없으면 곤란한’ 대안이 된다.

물론 티켓 구매자 다수가 2차 티켓 거래를 긍정하기만 한 건 아니었다. “2차 티켓 거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복수응답)”란 인식을 묻는 질문엔 “(2차 티켓 거래는) 사기∙위험이 많다(63.1%)” “지나치게 비싸다(59.5%)” 등 부정적인 답변이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그러면서도 “(2차 티켓 거래는) 어쩔 수 없는 차선책”이란 응답도 과반(53.1%)을 넘었다. “매진 공연∙경기에 접근할 유일한 기회(28.2%)” “법적으로 잘 관리되면 합리적(26.0%)”이라며 호응하는 의견도 적지 않았다.

자, 여기서 ‘어쩔 수 없는 차선책’이란 답변에 주목해 보자. 애초에 2차 티켓 시장이 형성될 만큼 인기 있는 콘텐츠라면 피할 수 없는 문제다. 가뜩이나 좌석은 한정돼 있어 공급이 부족한데 수요는 넘친다. 회사들이 일부 물량을 팬클럽·스폰서에 미리 떼어 놓으면, 더 그렇다. 자연스럽게 2차 티켓 시장이 형성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실제로 응답자들은 2차 티켓 거래의 구조적인 문제를 짚었다. “2차 티켓 거래가 명품·전자기기 등 일반적인 중고거래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생각하십니까”란 물음에 응답자 59.3%가 “그렇다”고 답했는데, 그렇게 생각한 이유가 눈길을 끌었다.

1순위로 꼽힌 건 “중고는 보통 가격이 내려가지만, 티켓은 웃돈이 붙는다(48.8%)”였다. “문제 발생 시 보상이 어렵다(16.6%)” “가격 변동성이 유난히 크다(15.3%)” 등의 답변도 이어졌다.

공교롭게도 이런 인식은 2차 티켓 거래 시장에서만 볼 수 있는 게 아니다. 모든 중고거래가 그런 건 아니지만, 이른바 리셀 시장에선 희소성이 뚜렷한 제품의 가격이 2차 티켓 가격보다 거칠게 널뛰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일반 중고거래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응답한 31.8%가 다르지 않다고 인식한 이유 역시 비슷했다. “티켓도 개인 자산이니 자유 매매 대상(37.7%)” “희소성·인기에 따라 가격이 오르는 메커니즘이 같다(22.3%)”였다. 이런 흐름이라면, 2차 티켓 거래를 일반 중고거래와 달리 볼 이유도, 그것만 별도로 법으로 틀어막을 이유도 없다.

설사 관리가 필요하더라도 해법이 ‘전면 금지’일 이유는 없다는 게 티켓을 사본 국민들의 판단이다. 전면 금지의 실효성이 낮다는 응답이 이를 뒷받침한다. “온라인 2차 티켓 거래를 법적으로 전면 금지할 경우, 해당 거래를 실질적으로 얼마나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완전히 차단할 수 있다”란 응답은 4.9%에 그쳤다. “일부만 줄어들 것(58.0%)” “오히려 차단하지 못 한다(35.1%)” 등 정책의 효과를 회의적으로 보는 응답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거래를 금지하면 예상된 부작용도 그대로 나왔다. “거래를 법적으로 전면 금지할 경우, 이런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얼마나 높냐”는 물음에 “SNS·개인 간 음성 거래가 증가할 것”이라고 동의한 티켓 구매자는 79.6%였다.

이 밖에도 “해외 플랫폼 우회 증가(78.7%)” “사기·분쟁 위험 증가(64.9%)” “티켓 가격 상승(50.2%)” “티켓 확보 난도 상승(53.6%)” 등 뻔히 예상되는 여러 이슈가 꼽혔다. 빈틈 많은 규제가 풍선 효과만 키울 거란 경고다.

‘솔드 아웃’ 이후를 설계할 때

이제 관건은 누가, 무엇을 어떻게 바로잡느냐다. 응답자들은 원인을 비교적 선명하게 짚었다. 암표의 1순위 원인으로 “봇∙매크로 차단 기술·제도 부족(26.5%)”을 꼽았다. 이어 “특정 아티스트·팀의 과열 수요(15.8%)” “1차 판매처 관리 소홀(13.1%)” “정책·법률의 감시·제재 미흡(10.9%)” “공급 부족(10.2%)” 등의 순이었다.

암표의 책임 주체를 묻자 “봇∙매크로를 쓰는 암표상”을 꼽는 응답자가 64.7%로 압도적이었다. 소비자 책임을 1순위로 본 응답은 6.2%에 그쳤다. 매년 국정감사에선 2차 티켓 거래를 허용하는 플랫폼들이 뭇매를 맞았는데, 실제로 플랫폼을 책임 1순위로 꼽은 비율은 4.7%로 가장 낮았다.

결국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암표는 앞으로도 횡행할 공산이 크다. 거래를 차단한다고 해서 고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란 거다.

실제로 “지인 간의 합리적인 티켓 양도는 허용해야 한다”는 설명에 동의하는 응답자는 81.5%였다. “일정 변경∙개인 사정으로 인한 티켓 재판매는 허용해야 한다”에 동의하는 응답자도 과반(69.3%)을 넘었다. “2차 티켓 거래 자체는 문제가 아니며, 문제는 투명성과 안전성 부족이다”라고 꼬집은 응답자(60.4%)도 마찬가지였다.

이런 인식은 2차 티켓을 거래할 때 피해가 벌어지지 않게 ‘거래의 규칙’을 세우자는 지적으로 이어졌다. 그렇다면 팬들이 원하는 규칙과 가이드라인은 뭘까.

“거래 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는 2차 티켓이 거래되는 플랫폼∙사이트가 필요하다”고 응답한 비중은 80.7%였다. 이 밖에도 “소비자 피해 발생 시 환불이나 보상 절차를 보장하는 규제가 필요하다(86.7%)” “플랫폼 내 본인확인을 의무화하는 제도가 필요하다(81.6%)” “판매 가능한 티켓 수량이나 횟수를 제한하는 규제가 필요하다(81.3%)” 등 2차 티켓 거래를 둘러싼 합리적인 규칙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과연 정부와 국회는 현장의 진짜 목소리에 얼마나 귀 기울이고 있을까. 이 내용은 ‘Resale & Reform’ 기획 세 번째 편에서 자세히 알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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