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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새 주가 1000% 뛴 연료전지 회사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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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룸 에너지는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사진=셔터스톡]
블룸 에너지는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고 있다.[사진=셔터스톡]

항공우주공학자 K.R. 스리다르(K.R. Sridhar)는 늘 큰 꿈을 꿨다. 그는 한때 미 항공우주국(NASA)과 함께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바꿔 다른 행성에서 생명을 유지하거나 인간이 화성에서 숨 쉴 수 있게 하는 기술을 연구했다. 그러나 소련 붕괴와 함께 우주 경쟁이 느려지자, 스리다르는 방향을 틀었다. 성장하는 글로벌 중산층을 위한 청정에너지 기술로 전환했다.

그는 2001년 아이온 아메리카(Ion America)를 공동 창업했다. 5년 뒤 사명을 블룸 에너지(Bloom Energy)로 바꿨다. 목표는 더 깨끗한 전력을 현장(온사이트)에서, 계통 밖(오프그리드)으로 공급하는 연료전지였다. 오늘날 AI 경쟁 구도 속에서, 블룸의 제품은 대규모 전력 증설이 시급한 데이터센터 붐의 요구와 정확히 맞물렸다.

연료전지는 이론적으로 데이터센터 전력을 ‘수개월’ 내 가동할 수 있다. 가스 터빈 발주 적체를 기다리거나, 계통망(grid) 연계 대기열을 통과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블룸의 주가는 12개월 동안 1000% 뛰었다. 시가총액은 1년 전 25억 달러에서 현재 약 280억 달러로 커졌다. 회사는 오라클(Oracle), 아메리칸 일렉트릭 파워(AEP), 에퀴닉스(Equinix), 브룩필드 애셋 매니지먼트(Brookfield Asset Management)와 대형 데이터센터 계약을 체결했다. 특히 최근 브룩필드와는 유럽을 포함한 전 세계 AI 팩토리에 전력을 공급하는 50억 달러 규모 파트너십을 발표했다.

스리다르 CEO는 회사를 처음 피치하던 2000년대 초부터 데이터센터를 핵심 기회로 봤다. 다만 폭발적 성장은 챗GPT(ChatGPT) 출시 이후에야 본격화했다.

스리다르는 포춘(Fortune)에 이렇게 말했다. “그때 우리는 ‘우리가 세상에 말해온 일이 이제 가속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하룻밤 성공이 나오기까지 24년이 걸렸다. 제 생애에 이런 순간을 맞아 다행이다.”

풍력과 태양광은 배터리를 곁들여도 간헐성 문제가 남아 있다. 가스 복합발전과 원전 증설은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려면 수년이 걸린다. 그래서 그는 말했다. 온사이트 연료전지가 해법이라고.

블룸의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lid Oxide Fuel Cell, SOFC)는 20여 년에 걸쳐 성숙한 기술이다. 지금까지 1.5GW를 보급했다. 약 12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수요는 매일 늘고 있다. 목표는 캘리포니아 프리몬트(Fremont)와 델라웨어 뉴어크(Newark)에 있는 제조 허브에서 연간 10GW를 공급하는 것이다.

연료전지는 오래전부터 존재했지만, 높은 제조원가 때문에 대중화에 실패했다. 귀금속, 부식성 산, 다루기 어려운 용융 물질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블룸의 SOFC는 값비싼 귀금속 없이 세라믹을 쓴다. 800도씨 이상 고온에서 동작해 전기 효율도 훨씬 높다.

이 전지는 천연가스, 수소, 바이오가스를 ‘연소’가 아닌 ‘전기화학 반응’으로 전력으로 바꾼다. 그린 수소를 쓰면 탄소 배출은 ‘0’에 가깝다. 천연가스를 써도 가스 터빈보다 깨끗하다. 모듈형이라 필요 전력에 맞춰 증감이 쉽고, 계통 전력이 확보되면 다른 데이터센터로 이전할 수도 있다.

스리다르는 여기까지 오는 길이 길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랬다. 첫 상용 전지를 내놓는 데 7년이 걸렸다. 이후 10년을 더 들여 원가를 낮추고 효율을 끌어올렸다. 그동안 블룸은 구글(Google), 월마트(Walmart), 이베이(eBay), 페덱스(FedEx) 같은 포춘 100대(Fortune 100) ‘얼리어답터’ 고객에 의존했다. 더 비싼 비용을 감수하고도 더 깨끗한 전력을 쓰려는 기업들이었다.

블룸은 오랫동안 실리콘밸리의 유니콘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2012년, 블룸과 일하던 한 투자은행이 허위에 가까운 수치로 투자자를 오도했다는 이유로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제재를 받았다. 블룸은 위법 혐의를 받지 않았다. 회사는 2018년 상장에 성공했다.

라이스타드 에너지(Rystad Energy)의 마리나 도밍게스(Marina Domingues) 미 신에너지 리서치 총괄은 말했다. 연료전지 마이크로그리드는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대통령의 ‘원 빅 뷰티풀 빌(One Big Beautiful Bill)’로 불리는 법안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게 되면서 경제성이 좋아졌다고. 복합가스발전(combined-cycle) 전력단가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연료전지는 더 빨리 가동할 수 있고 더 깨끗한 전력을 낸다는 설명이다.

그녀는 이렇게 덧붙였다. “데이터센터의 위시리스트는 두 가지다. 첫째, 전력은 ‘진짜’로 안정적이어야 한다. 둘째, 아마 더 어렵지만, ‘지금’ 전력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개발사들이 필요한 바로 그 시점에 해법을 내놓고 있다. 블룸 같은 기업이 커질 시장이 많다.”

/ 글 Jordan Blum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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