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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 등락’에 휘둘리는 미국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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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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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부(富)의 효과(wealth effect)’가 최근 15년 사이 더 강력해져 눈길을 끈다. 자산가격이 높아질수록 소비자 지출이 늘고, 소비가 국내총생산(GDP)의 약 70%를 차지한 게 배경이다.

옥스퍼드이코노믹스의 버나드 야로스 미국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지난주 보고서에서 “주식 자산이 1% 늘면 소비지출이 0.05% 증가한다”고 밝혔다. 2010년 0.02%에도 못 미쳤던 수치가 두 배 넘게 커진 것이다. 주택자산은 1달러가 늘면 소비는 0.04달러 늘어 2010년(0.03달러)보다 확대됐다.

야로스는 “가계가 자산이 불어난 것을 확인하면 재정 상황을 낙관적으로 보고 지갑을 연다”며 “집값 상승분을 담보로 대출을 받거나 오른 주식을 처분해 소비를 늘리는 경우도 많다”고 설명했다.

그는 은퇴자가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지는 만큼, 향후 소비성향은 더 높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젊은 세대보다 자산이 많은 은퇴자들이 근로소득 대신 보유 자산에 더 의존하게 된다는 이유다.

디지털 매체의 확산도 이런 흐름을 강화한다. 시장 뉴스가 실시간으로 퍼지면서 소비심리가 더 빠르게 반응하기 때문이다.

이런 ‘강화된 부의 효과’는 최근 소비가 예상보다 견조한 이유를 설명해 준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의 대중 무역전쟁 여파로 기업들이 고용 확대를 주저하고, 물가가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도 인공지능(AI) 붐이 증시를 사상 최고치로 끌어올리고 있다.

현재 미국 증시는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AI 관련 종목 의존도가 높다. 야로스의 계산에 따르면 기술주가 지난 1년 동안 벌어들인 시가총액 증가분만으로 연간 소비가 약 2500억 달러 늘어날 전망이다. 전체 소비 증가분의 20% 이상을 차지하는 규모다.

그는 “증시가 곧 경제는 아니지만, 경제는 증시의 등락에 점점 더 크게 휘둘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JP모건도 지난달 보고서에서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 AI 관련 30개 종목 덕분에 미국 가계 자산이 지난 1년간 5조 달러 이상 불었고, 그 결과 연간 소비가 약 1800억 달러 늘었다는 것이다. 이는 전체 소비의 0.9% 수준이지만, AI가 더 넓은 업종이나 부동산으로 확산되면 그 비중은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주식이 더 이상 부유층의 전유물만도 아니다. 블랙록재단과 커먼웰스가 지난달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연소득 3만~8만 달러 미만 미국인의 54%가 개인투자자로 자본시장에 참여하고 있었다. 이 중 절반 이상이 최근 5년 내 투자를 시작했다.

물론 가장 많은 돈을 쓰는 집단은 여전히 상위 소득층이다. 무디스는 올해 2분기 상위 10%가 전체 소비의 절반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사상 최고치다.

페퍼스톤의 마이클 브라운 수석전략가는 “주식과 부동산 상승으로 인한 부의 효과, 그리고 소득 격차가 이 현상을 키우고 있다”며 “경제가 점점 고소득층의 재량소비에 의존하게 되고, 그 소비는 위험자산의 호조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그는 “결국 통화정책을 쥔 연준과 재정정책을 다루는 의회가 증시를 떠받칠 유인을 더 많이 갖게 된다”며 “자산가격 하락은 소비와 경기 둔화로 이어지는 만큼, 정부와 중앙은행이 시장을 방어하는 ‘푸트(put)’ 구조가 강화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 글 Jason Ma & 편집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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