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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상 수상자 “트럼프 트레이드가 무너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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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Paul Krugman) 뉴욕시립대 대학원센터 경제학 교수가 비트코인 가격 하락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치적 영향력 약화와 연관지어 눈길을 끈다.

비트코인은 지난달 사상 최고가인 12만 6000달러를 찍은 뒤 한 달간 급락해 지난주 약 8만 1000달러(6개월 최저치)까지 떨어졌으며, 27일 기준 약 8만 7000달러 선에 머물고 있다. 이 영향으로 암호화폐 사업을 적극 펼쳐온 트럼프 일가 재산도 약 10억 달러 증발한 것으로 추정(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분석)된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로 오랫동안 활동하며 ‘비관론의 아이콘’으로 알려진 크루그먼에게 이번 비트코인 폭락은 트럼프의 영향력 상실 신호로 읽힌다. 그는 트럼프가 오랫동안 암호화폐 산업에 친화적이었을 뿐 아니라, 해당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해왔다는 점을 지적했다.

크루그먼은 24일(현지시간) 서브스택에 올린 글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최근 비트코인 폭락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이것은 ‘트럼프 트레이드’의 붕괴로 보면 된다. 트럼프는 자신의 가족을 부유하게 만든 산업에 보상하려는 의지가 여전히 강하고, 그의 측근들도 온갖 포식자들이 활동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의 힘은 눈에 띄게 약화되고 있고, 따라서 ‘트럼프주의 베팅’이었던 비트코인 가격이 급락한 것이다.”

크루그먼은 암호화폐(그리고 트럼프)에 대한 비판적 입장을 공개적으로 유지해온 인물이다. 그는 암호화폐 시장의 부상이 트럼프 행정부 시절 펼쳐진 친(親)크립토 정책 패키지와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본다.

트럼프 행정부는 △정부 비트코인 준비금(government Bitcoin reserve) 창설 제안 △미국 국민이 퇴직자금을 암호화폐·대체투자에 넣을 수 있도록 하는 행정명령 △2023년 자금세탁 방지법 위반으로 유죄를 인정했던 바이낸스 창업자 ‘창펑자오(Changpeng Zhao)’에 대한 트럼프의 사면 등을 추진하며 암호화폐 산업에 우호적 입장을 보여왔다.

트럼프 본인 역시 약 8억 7000만 달러 상당의 비트코인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돼 사실상 세계 최대 비트코인 개인 보유자 중 한 명이다. 그의 두 아들 에릭과 트럼프 주니어가 지원한 비트코인 채굴사 ‘아메리칸 비트코인(American Bitcoin)’은 지난 9월 나스닥에 상장해 첫날 기업가치 50억 달러를 기록했다. 포춘의 3월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재산 약 30억 달러가 암호화폐 관련 자산이었다.

트럼프의 정책도 과거 암호화폐 시장 변동과 함께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예컨대 지난달 암호화폐 시장 폭락은 트럼프가 중국산 제품에 추가 100% 관세를 검토하던 시점과 맞물렸다.

크루그먼은 최근 트럼프의 정치적 영향력이 흔들리고 있다고 진단했다. 근거로는 △에스파인(Epstein) 파일 공개에 대한 초당적 지지 △공화당 내 트럼프의 경제정책 지지율 하락 △K자형 경기(K-shaped economy)에 대한 우려 확대 △뉴욕·시애틀 등에서 민주사회주의자 시장 당선 등 민주당의 잇따른 선거 승리 등을 꼽았다.

그는 블로거이자 저널리스트인 조시 마셜(Josh Marshall)의 논리를 인용하며 “권력은 단일하다(power is unitary)”고 설명했다. 즉 대통령 이미지의 일부에서 약점이 드러나면, 그것이 전체적인 권력 약화로 이어지고 이는 암호화폐 시장에서도 영향력을 잃는 결과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크루그먼은 “트럼프가 약해지면, 그가 추진하던 암호화폐 진흥 정책을 밀어붙일 힘도 약해진다”고 말했다.

물론 크루그먼이 트럼프의 영향력을 너무 과대평가하고 있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암호화폐는 정치 환경과는 별개로 돌아가는 시장이기 때문이다.

백악관 대변인 쿠시 데사이(Kush Desai)는 포춘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는 암호화폐 번영을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며, 대통령 관련 비경제적 요인이 비트코인 가격을 좌우한다는 주장에 대해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민간에서 거래되는 암호화폐 가격 변동을 대통령과 관련된 비경제적 요인으로 설명하는 사람은 멍청이라고밖에 달리 표현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 글 Sasha Rogelberg & 편집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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