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기부하는 시대
![[사진=셔터스톡]](https://www.fortunekorea.co.kr/news/photo/202512/50861_44609_1123.jpg)
올해 연말, 많은 가정이 팍팍함을 느끼고 있다. 예산은 빠듯하고, 일상은 묵직하다. 그럼에도 미국 곳곳에선 조용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더 많은 사람들이 ‘관대함’이 꼭 돈의 언어로만 말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중이다.
기부·비영리·재단 생태계를 연구하고 교육하는 전문 싱크탱크 존슨 필랜트로피 센터의 ‘2025 트렌드 리포트’에 따르면, 비영리단체들은 봉사, 멘토링, 현물 지원 등 다양한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을 열고 있다. 이런 기회들은 전통적인 기부 방식을 보완하며, 그 어느 때보다 기부의 문턱을 낮추고 있다.
우리에게 이런 변화는 너무 자연스럽게 느껴진다. 엄마로서 우리가 줄 수 있는 가장 의미 있는 선물 가운데 많은 것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늦은 밤 나누는 대화, 자기 전에 조금 더 붙어 있는 몇 분, 아이들이 위로나 조언이 필요할 때 함께 있어 주는 순간들. 시간은 우리가 누구인지, 어떤 사람으로 살고 싶은지를 아이들에게 가르쳐 주는 방식이다.
봉사도 마찬가지다. 사람을 이어주고, 외로움을 덜어주고, 나 자신보다 더 큰 무언가의 일부가 되게 만든다. 그리고 이건 늘 우리 가족의 중심에 있어 왔다.
우리는 킹 가족이 이끄는 ‘리얼라이즈 더 드림(Realize the Dream)’을 통해 2029년 마틴 루서 킹 주니어 목사 탄생 100주년까지 미국 사회 전체에서 1억 시간의 커뮤니티 봉사를 함께 채우자고 호소하고 있다.
중요한 건 숫자 그 자체가 아니라, 그 시간들이 우리와 아이들에게 ‘행동하는 사랑’이 무엇인지 가르친다는 점이다. NBA 스타 스테픈 커리의 가족은 리얼라이즈 더 드림의 ‘치프 드림 앰배서더’로서 이 목표를 이끄는 역할을 맡고 있다. 공개 석상에서만이 아니라, 집에서도 전국의 커뮤니티와 함께 이 1억 시간 목표에 직접 봉사 시간으로 참여하고 있다.
우리는 아이샤와 남편 스테픈 커리가 함께 설립한 재단 ‘잇·런·플레이(Eat. Learn. Play.)’를 통해 이런 힘을 직접 목격해 왔다. 오클랜드 전역에서 자원봉사자들이 나와 학교 운동장을 아이들이 마음껏 뛰놀고, 배우고, 꿈꿀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꾸고 있다.
지난 가을에는 300명 넘는 자원봉사자가 모여 오클랜드의 MLK Jr. 초등학교 운동장을 새로 만들었다. 금이 간 아스팔트와 낡은 시설은 사라지고, 새로운 놀이 시설과 스포츠 코트, 벽화, 정원, 야외 학습 공간이 들어선, 아이들 눈높이에서 디자인된 운동장으로 탈바꿈했다. 가족과 교사, 이웃, 파트너들이 함께 뛰어든 단 하루 동안 1200시간이 넘는 봉사 시간이 쌓였고, 지금은 400명 넘는 학생이 매일 이 공간을 활용하고 있다.
더 넓게 보면, 최근 몇 년 사이 23개 학교 운동장을 새로 꾸미는 과정에 거의 5000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했다. 오클랜드 모든 아이들이 ‘마땅히 누려야 할 운동장’을 갖게 될 때까지, 이 커뮤니티의 힘은 계속 필요하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다음 날 학교에 가기를 손꼽아 기다린다고 했다. 교사들은 학년을 뛰어넘어 아이들이 함께 어울려 놀기 시작했다고 들려줬다. 가족들이 함께 나와 페인트를 칠하고, 나무를 심고, 시설을 설치할 때 만들어지는 건 예쁜 공간만이 아니다. ‘소속감’이 만들어진다.
공동 기부 운동은 사람들이 ‘연결’을 얼마나 갈망하는지 보여 준다. 이미 37만 명이 넘는 미국인이 돈과 시간, 기술을 모아 30억 달러가 넘는 자원을 함께 모았다. 사람들은 ‘봉사’하기를 원한다. 멀게 느껴지지 않고, 지금 여기의 삶과 맞닿아 있는 방식으로 기부하길 원한다.
봉사는 거창할 필요가 없다. 아이와 도서관에서 책을 함께 읽을 수도 있다. 옆집을 도울 수도 있다. 동네 급식소에서 식사를 나를 수도 있다. 가족이 함께 장난감을 기부할 수도 있다. 응원이 필요한 10대에게 멘토가 되어 줄 수도 있고, 마음이 가는 단체를 후원할 수도 있다.
지금 이 순간의 아름다움은, 기부의 방식이 ‘대체’가 아니라 ‘확장’되고 있다는 점이다. 재정적 후원은 여전히 활동을 지속시키는 데 필수적이다. 봉사는 그 활동에 숨을 불어 넣는다. 둘이 함께할 때, 어느 하나만으로는 만들 수 없는 힘이 생긴다.
아이들은 지켜보고 있다. 부모가 친절에 대해 어떤 말을 했는지만이 아니라, 실제로 그 친절을 어떻게 실천했는지를 기억할 것이다.
이번 ‘기빙 튜즈데이(Giving Tuesday)’에, 특히 엄마들이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방식으로 기부한다는 감각을 느꼈으면 좋겠다. 곁에 있어 주는 것, 공감하는 마음, 내가 건넬 수 있는 ‘도움’이라는 방식으로 말이다. 세상을 조용히 바꾸어 가는 작은 돌봄의 행동들로.
시간은 모든 가족이 가진 선물이다. 그 시간을 기꺼이 내어 줄 때, 오늘을 넘어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봉사의 문화’가 만들어진다.
/ 글 Arndrea Waters King, Ayesha Curry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아른드레아 워터스 킹(Arndrea Waters King)은 불평등, 불의, 증오 범죄와 온갖 형태의 고통에 맞서는 글로벌 연대의 최전선에서 인류를 위해 봉사하는 데 자신의 삶을 바쳐온 리더다. 아예샤 커리(Ayesha Curry)는 여성과 유색인종(BIPOC) 크리에이터를 응원하고 조명하는 라이프스타일·푸드 브랜드 ‘스위트 줄라이(Sweet July)’의 창업자이자 CEO다. 그가 운영하는 ‘잇. 런. 플레이(Eat. Learn. Play.)’는 아이들이 행복하고 건강한 어린 시절을 보낼 수 있도록, 영양가 있는 식사, 수준 높은 읽기 자료, 마음껏 뛰놀고 활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 재단이다.
논평 기사의 견해는 전적으로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포춘의 공식 입장이나 신념을 반드시 반영하는 것은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