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업무 효율성 덕분에 감원했다? 투자자들 냉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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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기업의 감원(layoffs)은 두 가지로 나뉘었다. 투자자들이 환호하는 감원과, 외면하는 감원이다. 전략적 구조조정 일환으로 진행된 감원은 대개 주가 상승으로 이어졌고, 매출 부진이나 비용 증가에 따른 감원은 주가 하락을 불렀다.
하지만 최근 이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들이 실적 발표 및 주가 흐름과 연계해 분석한 결과, 최근 증가한 감원 발표의 상당수가 ‘자동화·기술 발전에 따른 구조조정’ 등 비교적 무난한 이유를 배경으로 나왔다. 이런 기업들의 주가는 평균 2% 하락했다. 애널리스트들은 “기업들이 제시한 비교적 온건한 설명에도, 주식시장은 최근 감원 발표를 해당 기업의 전망에 대한 부정적 신호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같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실적 시즌에서 나온 기업들 발언을 근거로, “AI를 활용해 인건비를 줄이려는 움직임이 감원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며 향후 감원이 더 늘어날 가능성을 제기했다.
골드만삭스는 투자자들의 반응이 냉소적인 이유에 대해서는 기업의 설명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기 때문이라 밝혔다. 분석 결과, 최근 감원을 발표한 기업들은 같은 업종 다른 기업들보다 자본적 지출(capex), 부채, 이자 비용 증가율이 높았고, 수익성 성장률은 낮았다. 즉, 감원이 자동화나 기술 혁신 때문이 아니라, 이자 비용 증가와 수익성 악화를 상쇄하기 위한 비용 절감 차원일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이다.
이는 최근 몇 달간 하나의 ‘유행’처럼 번지고 있는 현상과도 맞닿아 있다. AI 도입을 강조하며 감원을 자랑하거나, 업무의 상당 부분을 AI가 수행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일이 늘고 있다. 특히 테크 기업 CEO들 사이에서는 “우리는 AI에 100% 베팅했다”는 신호로 읽히기도 한다.
포춘의 제프 콜빈은 아마존의 앤디 재시 CEO, 타깃 COO 마이클 피델키(내년 2월 CEO 취임 예정), JP모건체이스의 제러미 바넘 CFO 등이 AI 기반 효율성 향상으로 향후 필요 인력이 줄어들 수 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사례를 소개한 바 있다. 콜빈은 “이런 메시지를 전하는 경영진의 언어는 방어적이거나 사과조가 아니라, 오히려 직설적이고 자신감에 차 있다”며 “포춘 500대 기업 CEO들 사이에서 ‘직원이 적다’는 것이 일종의 훈장처럼 여겨지고 있다”고 썼다.
물론 AI 효율성 서사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나칠 경우 역풍을 맞을 수도 있다. 포춘의 샤론 골드먼이 최근 보도했듯, 결제 기업 클라르나(Klarna)의 세바스티안 시미아트코프스키 CEO는 AI가 인력을 대체할 수 있다고 강조한 지 몇 달 만에 AI 기반 채용 동결을 철회하고 다시 인력 채용에 나섰다.
그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고객이 원할 경우 언제든 실제 사람과 대화할 수 있다는 점을 보장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브랜드 관점에서도, 기업 관점에서도 이는 매우 핵심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 글 Lee Clifford & 편집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