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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틸리티 CEO의 경고…”미국 전력망은 퍼지기 직전 자동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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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셔터스톡]
[사진=셔터스톡]

인공지능(AI)과 데이터센터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미국 전력망이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한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미국 최대 전력 유틸리티 기업의 최고경영자는 규제 당국을 향해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경고 신호가 켜졌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미국 내 고객 수 기준 최대 전력회사 엑셀론(Exelon)의 CEO 캘빈 버틀러는 최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포춘 브레인스톰 AI 콘퍼런스에서 다이앤 브래디 포춘 이그제큐티브 에디토리얼 디렉터와의 대담에서 현재 미국 전력망 상황을 ‘고장 직전의 자동차’에 비유했다.

버틀러는 이렇게 말했다. “차를 몰고 가는데 엔진 경고등이 켜졌어요. 그런데 정비소에 가기 싫은 거죠. ‘조금만 더 타자’고 생각합니다. 그러다 결국 고장 나기 전까지 아무도 신경 쓰지 않게 됩니다.”

그는 공급 차질이 사실상 시간문제라 경고하며 다음과 같이 덧붙였다. “가장 더운 날이나 가장 추운 날, 전력 공급이 부족해지는 순간이 올 겁니다. 그때는 사람들이 실제로 고통을 겪게 되죠. 지금 당장 고쳐야 합니다.”

버틀러의 경고는 AI 확산으로 전력 수요가 역사적으로 급증하는 상황에서 나왔다. AI 연산이 늘어날수록 컴퓨팅 수요가 커지고, 이는 곧 에너지 소비 증가로 이어진다.

다만 문제는 AI만이 아니다. 그는 “제조업의 미국 내 회귀(onshoring), 경제 전반의 전기화(electrification)까지 겹치며 수요 압력이 한꺼번에 몰려오고 있습니다”라며 “전력 업계에서 25년 넘게 일했지만, 지난 40년을 통틀어 이 정도의 부하 증가를 겪은 적은 없었습니다”라고 말했다.

버틀러가 지적한 문제의 핵심은 ‘수요 증가와 신규 발전 설비 투자를 유도하는 구조’ 사이의 괴리다. 엑셀론은 3년 전 발전 부문을 분사해(콘스텔레이션 에너지) 현재는 전력 생산이 아닌 송·배전에 집중하는 규제 유틸리티다.

그에 따르면 독립 발전사업자들은 새로운 발전소를 지을 경제적 유인이 거의 없다. 그는 “그들은 기존 자산에서 최대 수익을 뽑아내는 데 집중하고 있습니다”라며 “현재 시장 구조에서는 합리적인 선택이죠”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로 인해 공급 부족 위험은 커지고, 전기요금 인상도 불가피해진다는 것이다. 그는 전기요금 전망에 대해 “확실하게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라며 “요금은 오를 겁니다”라고 확신했다.

그는 미국 동부 13개 주와 워싱턴 D.C.를 아우르는 대형 전력망 PJM 인터커넥션을 예로 들었다. 과거 주 정부들이 가격 상한제를 도입해 약 30억 달러의 비용을 절감했지만, 상한제 종료나 조정이 이뤄질 경우 억눌렸던 비용이 다시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AI 시대를 떠받쳐야 하는 입장이지만, 버틀러는 전력회사가 첨단 기술의 ‘선두 주자’가 되는 데는 분명한 선을 그었다. 그는 “유틸리티 기업이 기술을 선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습니다”라며 “우리가 앞서가다 문제가 생기면, 그 피해는 너무 큽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엑셀론이 ‘선도자’가 아니라 ‘뒤처지지 않는 추종자’ 전략을 택한다고 설명했다. 엑셀론은 고객 서비스와 전력망 유지보수에 AI를 활용하고 있지만, 특히 사이버 보안 측면에서는 신중한 접근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공급망 전반의 보안 신뢰 수준을 10점 만점에 6~7점 정도로 평가했다.

미국 전력 업계는 향후 5년간 약 1조 1000억 달러를 투자해 인프라를 확충할 계획이다. 펜실베이니아와 웨스트버지니아를 가로지르는 220마일 길이의 765kV 초고압 송전선 건설도 그 일환이다.

그러나 버틀러는 물리적 투자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그는 “엔진 경고등을 무시한 채 정책을 짜면 아무 소용이 없습니다”라며 “우리는 경제의 5%에 불과하지만, 나머지 95%를 움직이는 기반입니다. 이 문제는 반드시 제대로 풀어야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 글 Nick Lichtenberg & 편집 김타영 기자 young@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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