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타 대신 관세 폭탄 왔다…美 소기업의 비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팜비치=AP/뉴시스]](https://contents-cdn.viewus.co.kr/image/2025/12/CP-2024-0163/image-7493d395-3a62-4739-b982-12c3744a01a7.jpeg)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이 미국 ‘메인스트리트’에 큰 비용을 떠넘기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소기업 수입업체들이 2025년 4월 이후 매달 약 2만 5000달러를 추가로 관세로 내고 있다는 내용이다. 미국진보센터(Center for American Progress, CAP)가 12월 17일 공개한 보고서는 무역 정책의 “혼란스러운 접근”과 주요 수입 예외 조항 폐지가 연말 성수기인 홀리데이 시즌에 창업가들에게 사실상 금융 위기를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CAP의 마이클 네그론(Michael Negron)과 밈라 와르다크(Mimla Wardak)가 작성한 분석에 따르면, 행정부가 이른바 “해방의 날(Liberation Day)” 관세를 발표한 뒤 미국 기업들이 납부한 관세(통관 세금)가 급증했다. CAP는 2025년 4~9월 미국의 소기업 수입업체 약 23만 6000곳이 2024년 같은 기간보다 업체당 평균 15만 1000달러가 넘는 관세를 추가로 부담했다고 추정했다.
네그론은 포춘(Fortune)에 보낸 성명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광범위하고 비용이 크며 수시로 바뀌는 정책은 미국 경제의 가장 강력한 엔진 가운데 하나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소기업에 기회가 돼야 할 시즌이 불확실성의 시즌으로 바뀌었다”고 덧붙였다.
이 부담은 큰 기업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직원 50명 미만의 ‘가족 경영(mom-and-pop)’ 업체는 6개월 동안 업체당 평균 8만 6000달러 이상을 전년보다 더 냈다. 당장 앞날도 어둡다는 게 CAP의 판단이다. 현재의 월별 비용이 이어지면, 전형적인 소기업은 2026년에 관세 청구서가 50만달러를 넘길 수 있다고 CAP는 전망했다. 추가 해고, 파산, 투자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CAP는 이번 관세를 미국 소기업의 ‘크리스마스 양말’에 들어간 “비싼 석탄 덩어리”라고 표현했다.
직접적인 비용뿐 아니라, 갑작스럽게 늘어난 행정 절차도 소기업을 옥죄고 있다. 행정부는 그동안 소액 물품에 대해 관세와 복잡한 서류를 면제해주던 ‘드 미니미스(de minimis) 예외’ 조항을 없앴다. 이 변화로 기업들은 새 관세를 선납해야 하고, 과거 면제되던 수백만 건의 배송 물량에 대해 복잡한 통관 서류를 작성해야 하게 됐다.
지속가능 패션과 생활용품을 파는 소기업 OMSutra의 창업자 조티 자이스왈(Jyoti Jaiswal)은 CAP에 “정책 변화로 배송을 묶어 보내야 했고, 더 많은 자금을 선투입해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업체가 배송 건당 관세 관련 행정 업무에 10~15시간을 쓰고 있다고도 했다. 이전에는 8~10시간 수준이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는 비용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면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의료용품 업체 LMI 텍스타일스(LMI Textiles)의 CEO 르그랑 린도르(Legrand Lindor)도 CAP에 비슷한 얘기를 했다. 과거에는 관세 서류에 들이는 시간이 ‘0’이었지만, 이제는 거래 건당 4~5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제품 비용이 20% 올라 총 8만달러가량 지출이 늘자, 린도르는 2025년에 새 창고를 열려던 계획을 접었다고 밝혔다.
비용 상승은 소기업 고용에도 냉기를 퍼뜨리는 분위기다. 급여 처리 업체 ADP 자료에 따르면 직원 50명 미만 기업은 2025년 11월 12만 명을 해고했다. 소기업 해고 규모가 5년 만에 가장 컸다.
행정부는 외국이 비용을 부담할 것이라고 주장해 왔지만, 보고서는 관세가 미국 수입업체가 내는 세금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골드만삭스(Goldman Sachs)는 2025년 8월 기준 기업이 관세 비용의 51%를 흡수했고, 37%는 가격 인상으로 소비자에게 전가됐다고 추정했다. 2025년 말 소기업매저리티(Small Business Majority) 설문에서는 소기업 오너의 74%가 “앞으로 12개월 동안 사업이 생존할 수 있을지 걱정한다”고 답했다.
관세 위기는 다른 재정 악재와도 맞물린다. 보고서는 2026년에 강화된 오바마케어(Affordable Care Act) 보험료 세액공제가 종료되면, 수백만 명의 자영업자와 소기업 직원 보험료가 2배로 뛸 수 있다고 지적했다.
통상 홀리데이 시즌 매출이 소매업 연매출의 최소 4분의 1을 차지하는 점을 고려하면, 높은 관세와 행정 혼선이 겹친 올해는 미국의 23만 6000개 소기업 수입업체에 “분명히 불행한 연말”이 됐다는 게 보고서의 결론이다. 정책 변화가 없다면, 새해에도 비용은 더 불어나고 투자는 위축될 수 있다는 경고다.
/ 글 Nick Lichtenberg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