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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보다 2배 더 많다?” 베네수엘라 비트코인 비축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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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 부부의 모습을 형상화한 인형을 들고 석방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카라카스=AP/뉴시스]
베네수엘라 카라카스에서 집회 참가자들이 니콜라스 마두로 전 대통령 부부의 모습을 형상화한 인형을 들고 석방 촉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카라카스=AP/뉴시스]

베네수엘라에 ‘비트코인 그림자 비축(shadow reserve)’이 있다는 소문이 번지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비트코인은 2009년 등장 당시만 해도 변방의 실험, 혹은 사기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에서 워런 버핏의 오른팔로 불렸던 찰리 멍거(Charlie Munger)는 비트코인을 “멍청하고 악하다”고까지 표현한 바 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새 가격이 급등했고, 도널드 트럼프(Donald Trump) 미국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전략적 비트코인 비축(strategic bitcoin reserve)’을 만들라는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 비트코인을 “디지털 금(digital gold)”이라고 불렀다. 그리고 이제 베네수엘라가 그 ‘디지털 금’을 미국보다도 더 많이 쌓아뒀다는 주장까지 등장했다.

디지털 매체 프로젝트 브레이즌(Project Brazen)은 최근 베네수엘라가 약 600억 달러어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추가로 유통된 정보 보고서들에 따르면, 축출된 니콜라스 마두로(Nicolas Maduro) 전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측근들이 세 가지 경로를 통해 비트코인을 축적했다는 주장이다. 첫 번째는 2018년 알렉스 사브(Alex Saab) 당시 내무장관이 관여한 ‘금 스왑(gold swap)’, 두 번째는 비트코인으로 가격을 매긴 원유 수익, 세 번째는 정부가 국내 채굴자들로부터 압수한 가상자산 채굴 장비를 통한 확보 등이다.

서방 제재로 금융시장 접근이 막혀 있던 기간이 길었던 만큼, 베네수엘라 지도부가 그 장벽을 우회하려 가상자산에 눈을 돌렸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뒤따른다.

하지만 수치부터 엇갈린다. 비트코인 보유 현황을 집계하는 비트코인트레저리스닷넷(Bitcointreasuries.net)은 베네수엘라의 보유량을 240비트코인, 약 2200만 달러 수준으로 추정한다. 이 웹사이트는 2022년 포브스(Forbes) 기사와 블록체인 분석업체 연구를 출처로 제시했다.

이는 ‘베네수엘라 600억 달러’ 주장과는 간극이 크다. 참고로 미국의 비트코인 보유량은 32만 8372비트코인으로, 현재 가치 약 300억 달러로 추정되는데, ‘그림자 비축’ 주장대로라면 베네수엘라가 미국의 거의 두 배를 들고 있는 셈이 된다. 세계 최대 수준의 보유국이 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 주장에 고개를 갸웃하는 이들도 많다. 디지털자산 금융서비스 회사 레든(Ledn) 공동창업자 마우리시오 디 바르톨로메오(Mauricio di Bartolemo)는 대표적인 회의론자다. 베네수엘라에서 자랐고, 그의 가족은 2014년부터 현지에서 가상자산 채굴을 해왔다고 한다.

그는 앞서 언급된 세 가지 ‘비트코인 수입원’ 모두에서 신빙성을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디 바르톨로메오는 포춘(Fortune)에 “공개된 어떤 기록과도 맞지 않는다”며 “부패와 횡령, 사라진 돈이 너무 많아 의미 있는 규모가 축적됐을 거라 믿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코인데스크(Coindesk)에 ‘베네수엘라의 비트코인을 기대하지 말라(Don’t hold your breath for Venezuela’s bitcoin)’는 제목의 기고문을 통해 논리를 정리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우리 가족의 채굴 장비가 2018년 정부에 압수됐다가 5년 뒤 심하게 낡은 상태로 돌아왔다”는 경험도 언급했는데, 이는 장비가 그 기간 동안 강하게 사용됐을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했다.

디 바르톨로메오는 베네수엘라에선 극심한 인플레이션 속에 스테이블코인(stablecoins)이 더 널리 쓰인다고도 했다. 많은 베네수엘라 사람들이 가족에게 송금할 때 스테이블코인을 이용하는데, 현금보다 환전 조건이 유리한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가상자산은 분산성과 은밀성 탓에 정부가 얼마를 보유하는지 추적하기가 매우 어렵다. 그럼에도 만약 ‘600억 달러 비축’이 사실이라면, 글로벌 비트코인 시장의 판을 흔들 수 있다.

미국 정부가 보유한 가상자산 상당수는 법 집행 과정에서 압수한 물량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국가가 통제하는 자산’으로서 가상자산이 본격적으로 주류 담론에 들어온 계기는, 트럼프 대통령이 세금 부담 없이 미국의 디지털자산 위상을 강화하겠다며 국가 비트코인 비축을 지시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뒤부터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 현재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사실상 통제하는 듯한 모양새가 이어지는 가운데, 실제 비트코인 비축이 존재한다면 그 귀속이 어떻게 될지도 불분명하다. 진짜든 아니든, 이번 소문은 비트코인이 점점 더 지정학적 자산으로 취급되고, 트럼프 행정부가 디지털자산 산업에 힘을 싣겠다는 의지가 강하다는 점을 드러낸 사례로 해석된다.

/ 글 Jake Angelo & 편집 김다린 기자 quill@fortunekore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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