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도 출근”…프리랜서도 산재보험 가입할 수 있나

최근 플랫폼 노동자를 비롯한 프리랜서가 빠르게 늘면서 이들의 산업재해보상보험(이하 산재보험) 가입 여부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산재는 정규직 근로자를 위한 제도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일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그 경계가 점차 흐려지고 있기 때문이다.
프리랜서 플랫폼 크몽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 플랫폼에 등록된 전문가는 31만명을 넘어섰다. 특히 같은 기간 신규 등록 전문가 중 71%가 20~30세대였다. 조직에 소속되지 않고 개인의 역량과 취향을 기반으로 일하려는 청년층이 빠르게 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프리랜서 플랫폼뿐만 아니라 인스타그램, 블로그, 유튜브 등 개인 SNS를 이용해 활동하는 창작자까지 포함하면 프리랜서 규모는 정확히 집계하기조차 어려운 수준이다. 이에 따라 관련 제도를 둘러싼 궁금증도 자연스레 커지고 있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거나 ‘근로자성’ 인정받았다면…산재 적용 가능
산재보험은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고, 재해 근로자의 재활과 사회 복귀를 지원하기 위한 제도다. 근로자가 1명 이상인 모든 사업장에 의무적으로 적용되며 업무상 사유로 근로자가 부상·질병·상해 등을 입었을 경우 보상받을 수 있다.
문제는 프리랜서의 법적 지위다. 프리랜서는 일반적으로 개인사업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4대 보험 가입 의무가 없다. 다만 프리랜서라고 하더라도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산재보험 적용을 받을 수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해당할 때다.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근로계약이 아닌 위임·도급계약을 체결해 개인사업자 형태로 일하지만 실질적으로는 특정 사업주에게 종속돼 노무를 제공하는 근로자를 말한다. 택배기사, 보험설계사, 학습지 교사 등이 대표적이다. 겉으로는 프리랜서처럼 보이지만, 업무 방식과 구조는 근로자와 유사하다는 점에서 산재보험 적용 대상에 포함돼 있다.

또 근로자성을 인정받은 경우에도 산재 적용이 가능하다. 특정 회사로부터 지속적인 작업 지시를 받거나, 고용주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지휘·감독 관계가 존재한다면 이에 해당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형식적인 계약 내용이 아닌 실질 근무 형태다. 법원과 노동 당국 역시 근로자성을 판단할 때 계약서 문구보다 출퇴근 시간, 근무 장소 지정 여부, 고정급 성격의 보수 지급 등 실질적인 근로 기준으로 판단한다.
10명 중 1명만 산재보험 가입…프리랜서 관련 법 확대 필요
그럼에도 현실에서 산재보험 문턱은 여전히 높다. 지난해 10월 일하는시민연구소가 발간한 ‘온라인플랫폼노동·프리랜서의 건강 및 사회안전망 실태와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중 산재보험에 가입돼 있다고 밝힌 비율은 7.1%에 불과했다. 나머지 92.9% 가운데 68.6%는 ‘미가입’ 상태였고, 24.3%는 ‘잘 모른다’고 응답했다.
특히 콘텐츠, IT, 광고·마케팅 분야에서는 산재보험 가입률이 사실상 0%로 나타나, 디지털 기반 프리랜서일수록 제도적 혜택에서 더 멀어져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전문가들은 지금이 프리랜서 관련 법과 제도 확대되고 보다 명확한 기준을 마련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한다. 프리랜서가 더 이상 예외적인 노동 형태가 아닌 만큼. 산재보험 역시 정규직 중심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