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연합군사훈련 축소 추진… WSJ “대북 억제력 약화 우려”

김정은과 도널드 트럼프 / 공식 백악관 사진, 쉴라 크레이그헤드 촬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대폭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월스트리트저널(WSJ) 논설위원회가 이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 대한 또 하나의 “유화 조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과의 군사훈련을 상당 부분 축소할 계획이다.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의 군사적 위협을 억제하기 위한 역내 안보 전략의 핵심 요소로 꼽힌다. 이와 같은 움직임은 트럼프 대통령이 글로벌 에너지 시장을 뒤흔드는 이란과의 갈등에서 벗어날 방법을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다.
WSJ 논설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매우 좋은 관계”를 강조해왔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대통령으로 있는 동안 북한이 “위협적이지 않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는 만큼 북한을 상대로 군사훈련을 계속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나 WSJ는 정반대의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비판했다.
논설위원회는 “훈련을 축소하는 것은 한국을 상대로 위협과 공격을 이어온 전력이 있는 북한에 대해 억제력과 대비태세가 약해지고 있다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북한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정례 훈련을 앞두고 반발했고,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지시는 김 위원장을 향한 유화 조치”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시에 이란의 핵 위협을 억제하는 데 한국이 미국을 충분히 돕지 않고 있다며 한국을 비판했다. WSJ는 이런 발언 역시 트럼프 대통령이 의도한 것과는 다른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WSJ 논설위원회는 “이는 미국이 신뢰하기 어려운 동맹국으로 변하고 있다는 아시아와 유럽의 인식을 더욱 강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안보 공약에 대한 신뢰가 약해질 경우 한국이 미국에 의존하지 않고 북한을 억제하기 위해 자체 핵무장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논설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런 결과를 의도한 것은 아닐 수 있다”면서도 “이란 문제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보여준 불확실한 행보 이후 세계는 미국이 끝까지 동맹과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을 품고 있다”고 평가했다.
WSJ는 이번 상황에서 또 다른 수혜자는 중국이라고 분석했다.
논설위원회는 중국이 역내 국가들을 상대로 “미국의 방위 지원을 믿을 수 없다”는 인식을 확산하려 하는 상황에서 미 항공모함 조지워싱턴함이 태평양을 떠나는 것을 반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의 역내 억제력이 약화될 경우 중국이 주변국을 상대로 군사적 압박을 더욱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