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첨단소재 유증 흥행에도 씁쓸한 뒷맛, 소액공모 ‘틈새’ 노렸나
코스닥 상장사 한국첨단소재가 유상증자 흥행에 성공했지만, 소액공모 기준 완화의 틈새를 노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국첨단소재는 이번 유상증자 과정에서 주가가 떨어지자 신주 발행물량을 늘렸고, 청약 직후 최대주주 변경을 알렸다.
모두 투자자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지만, 소액공모 유상증자의 특성상 투자자는 기업으로부터 충분한 설명을 듣기 힘들었다. 소액공모는 일반 유상증자보다 증권신고서보다 분량이 훨씬 적고 금융감독원의 심사도 받지 않기 때문이다.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국첨단소재는 지난 18일 이사회에서 일반공모 유상증자를 결정한 뒤 24~25일 청약을 진행했고, 26일 청약 결과를 발표했다. 유상증자 결정 이후 일주일여 만에 ‘속전속결’로 진행했다.
한국첨단소재가 이번 유상증자 규모를 29억9999만원으로 결정하면서 소액공모 절차를 밟았기에 가능한 결과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7월28일부터 기업이 과거 1년 동안의 공모총액이 30억원 미만이면 증권신고서 대신 소액공모 공시서류를 내도록 했다. 기존 기준은 10억원 미만이었는데 규제를 풀어준 것이다.
소액공모 공시서류는 보통 분량이 일반 증자때 제출하는 증권신고서의 절반 수준이다. 무엇보다 증권신고서와 달리 금융감독원의 정정 요청 및 효력발생 절차를 거치지 않는다. 그래서 중소·벤처기업이 자금을 빠르게 조달하는 수단으로 쓰이지만, 투자자가 얻는 정보나 검증 과정이 축소되는 상황도 있다.
한국첨단소재는 이번 일반공모 유상증자의 자금 조달 목적을 ‘타법인 증권 취득’으로 설명했지만, 어떤 기업이나 분야에 출자할 것인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앞서 3월 26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이후 당시 최대주주였던 사토시홀딩스 관련 기업에 출자한 바 있다.
또 한국첨단소재는 이번 유상증자 결정 이후 주가 하락으로 주당 확정발행가격이 낮아지자 신주 발행물량을 늘리는 방식으로 증자규모를 유지했다. 그 이유도 설명하지 않았다.
일반적인 유상증자에서는 증자발표 이후 주가가 하락해 확정발행가격이 내려가면, 보통 기존 주주의 지분율 희석을 의식해 신주 발행물량을 유지하고 증자규모를 줄이곤 한다. 그런데 한국첨단소재는 주당 발행가격이 2310원(예정가)에서 1901원(확정발행가)로 낮아지자, 신주 발행물량을 129만8701주에서 157만8116주로 늘려 증자총액 29억9999만원을 유지했다.
만약 이번 유상증자가 소액공모가 아니었다면, 신주 발행 물량이 예정보다 20% 이상 변경하는 사례여서 관련 규정에 따라 효력발생 계산을 다시 해야하고, 청약 일정도 그만큼 늦춰야 한다.
그러나 한국첨단소재는 소액공모 유상증자로 진행해 투자자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증자 구조 변경이 있었음에도 금감원의 감시망에서 벗어났다.
게다가 26일 유상증자 청약이 끝난 직후에 최대주주 변경까지 공시했다.
한국첨단소재 기존 최대주주는 12.14%를 쥔 사토시홀딩스였다. 그런데 사토시홀딩스는 27일 나카모토투자조합(7.75%)과 특수관계인 플레이크(4.38%)에 한국첨단소재 보유지분 전량을 넘긴다고 공시했다.
최대주주 변경도 투자자에게 상당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다. 나카모토투자조합은 김병진 플레이크 대표 및 한국첨단소재 이사가 지분을 100% 쥐고 있다. 김 대표는 플레이크 지분도 100% 보유했고, 사토시홀딩스의 최대주주인 메타플렉스 지분도 100% 소유했다.
만약 한국첨단소재의 이번 유상증자가 소액공모가 아니었다면, 금감원이 증권신고서를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최대주주 변경 관련 움직임이 더 빨리 알려졌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번 유상증자는 소액공모였고, 청약이 끝난 뒤에야 투자자들은 최대주주 변경을 알 수 있었다.
한편 비즈워치는 이번 유상증자 관련 사안을 묻기 위해 한국첨단소재에 연락을 시도했으나, 한국첨단소재 측에서 받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