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병자 VS 관음병자… 밸런스게임의 승자는 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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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포테이토 리뷰81%] ‘그녀가 죽었다’, 관종과 관음의 환장 티키타카

한 남자가 살인 누명을 썼다. 그런데 그 남자는 남을 훔쳐보는 취미를 가졌다. 그에게 당신은 연민을 느낄 수 있을까.

호감 갖기 힘든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가 관객을 찾는다. 오는 5월15일 개봉하는 ‘그녀가 죽었다’라는 스릴러 영화다.

영화는 타인에 대한 관심이 지나친 남성이, 타인의 관심을 먹고 사는 여성의 죽음을 목격한 뒤 살인 누명을 쓰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변요한이 훔쳐보는 악취미를 가진 공인중개사 구정태를, 신혜선이 SNS로 유명세를 누리를 인플루언서 한소라를 각각 연기했다.

한 사람을 남의 집을 제 집처럼 드나드는 ‘관음병자’고, 다른 한 사람은 남의 명품백을 제 것인양 사진 찍어 SNS에 과시하는 ‘관심병자’로, 상업적인 작품에서 주인공과 적대적 관계에 있을 법한 인물들이 스릴러물의 주인공이라는 점이 신선하게 다가온다.

그런 인물들에 매력을 느낀다면 오로지 변요한과 신혜선의 힘이다.

‘한산:용의 출현'(2022년)에서 이순신 장군에 맞선 왜군 장수와, ‘보이스(2021년)에서 보이스 피싱범에게 잃어버린 돈을 직접 찾아나선 전직 형사를 연기하며 시대극과 현대극, 드라마와 스릴러 등 장르를 두루 섭렵하며 신뢰감을 쌓은 변요한은 이번 영화에서 관음병 환자로 새로운 얼굴을 선보인다.

드라마 ‘웰컴투 삼달리'(2023년) ‘황금빛 내 인생'(2017년) 등을 통해 안방극장 흥행 보증수표로 입지를 다진 신혜선은 ‘결백'(2020년) 이후 ‘타겟'(2023년) ‘용감한 시민'(2023년)까지 끊임없이 스크린을 두드리며 영화계로 존재감을 넓히고 있다. ‘그녀가 죽었다’에서는 감정이 널뛰는 인물을 맡아 밀도 높은 연기로 이야기에 몰입되게 한다.

변요한과 신혜선은 ‘그녀가 죽었다’에서 관음병자와 관심병자의 살벌한 티키타카를 유쾌하게 그려냈다. 호감 갖기 힘든 인물의 캐릭터 매력을 극대화하면서 이들에 감정이입되지 않게 표현한 두 배우의 유연한 연기가 돋보인다.

그러면서 영화는 두 주인공의 비뚤어진 관심을 통해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는 악플과 스토킹 범죄에 대해 조명한다.

누구나 겪을 수 있고 현실에서 지금도 일어나는 이야기에 영화가 다 끝나고 나면 뒷맛 찝찝한 쾌감이 남는다. 이야기가 뒤로 갈수록 예측가능하게 흘러가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그녀가 죽었다’는 김세휘 감독의 첫 연출 작품이다. 주인공의 정형성을 깨고 장르적 재미를 추구한 신인 감독의 패기가 새로운 재미에 목마른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갈지 궁금하다.

연출: 김세휘 / 출연: 변요한, 신혜선, 이엘 / 개봉: 5월15일 / 등급: 15세 이상 관람가 / 장르: 미스터리 / 러닝타임: 1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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