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뭘 볼까] 홍콩 누아르의 새로운 귀환..영화 ‘구룡성채: 무법지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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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콘텐츠판다
사진제공=콘텐츠판다

◆오늘, 볼만한 작품을 추천합니다.

감독 : 정 바오루이 / 출연 : 홍금보, 곽부성, 고천락, 임봉 등 / 수입·배급 : 콘텐츠판다 / 관람등급 : 15세이상관람가 / 상영시간 : 125분 / 개봉 : 10월16일

1980년대 말부터, 10여년의 세월이었을까. 한국의 젊은 사내들은 틈만 나면 극장으로 몰려갔다. 버버리 코트를 입고 선글라스를 낀 채 담배 또는 성냥개비를 입에 물로 폼을 잡던 스크린 속 사내들의 카리스마를 선망했다. 암울했던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젊은 사내들은 스크린 속 사내들의 모습에서 또 다른 탈출구를 찾으려 했던 것일까.

하지만 스크린 속 사내들은 이내 사라졌다. 그들의 제스처와 분위기를 애써 흉내낸 젊은 사내들의 추억도 지워져 갔다.

홍콩영화를 상징하는 장르, 누아르 영화에 관한 단상이다. 비장한 분위기를 바탕에 깔고 욕망과 배신의 검은 세계를 배경으로 현란한 액션을 버무린 이야기. 홍콩영화가 예전만큼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사이 누아르 장르물 역시 잊히는 듯했다. 2003년 ‘무간도’를 시작으로 홍콩 누아르는 부활을 알리며 두치펑(두기봉)을 선두로 여전히 활발하고 현란한 새로운 감각의 누아르로 돌아오고 있다.

두치펑 감독의 ‘연출부원’을 자임하는 감독 정 바오루이 역시 그 선두에 서 있다. 2009년 ‘엑시던트’ 등을 통해 재능을 과시한 그가 이번에는 1980년대 ‘무법지대’로 통했던 홍콩의 대표적 슬럼가 구룡성채로 날아갔다.

악명 높은 갱단에서 벗어나려는 남자가 우연히 구룡성채로 도망가면서 벌어지는 악당들과의 한판승부. 주인공과 그를 둘러싼 갱단 조직원들과 무술 고수들의 치열한 투쟁. 감독은 이들의 이야기를 처절한 액션으로 그려내며 홍콩 누아르의 새로운 부활을 알리려 한다.

이에 힘을 더하는 것은 홍콩 누아르 또는 홍콩 액션영화의 스타급 배우들이다. 이제는 잊힌 듯했던 스타 훙진바오(홍금보)를 비롯해 궈푸청(곽부성), 구톈러(고천락) 등이 새로운 세대로 떠오른 린펑(임봉) 등과 어우러진다.

올해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서 초청 상영됐고,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폐막작으로 선정된 영화는 시체스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정 바오루이 감독에게 감독상을 안겼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도 미국 아카데미 국제장편영화 부문에 홍콩영화를 대표하며 출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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