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플릭스] 이동현 기자 = 비디오아티스트로 불린 백남준의 도발적인 말에서부터 침묵의 응답에 이르기까지, 시대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결국 우리는 예술의 기준이 무엇인지, 또 왜 예술이 인간에게 중요한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인류는 벽의 낙서에서부터 하늘과 땅의 울림까지, 삶의 감각을 예술로 표현해왔다. 눈에 보이는 현상과 감정의 움직임은 시대마다 다른 형식으로 구현되었고, 그것은 인간 존재를 드러내는 하나의 언어가 되었다.
수많은 철학자들의 사유와 과학의 발전 속에서 예술은 단순한 장식이 아니라 중요한 사유의 기점이 되었다. 기원전의 문헌학자, 천문학자, 수학자들이 세계를 이해하려 했던 흔적은 오늘날까지도 인간의 의문과 상상력을 자극한다.
만물의 근원을 물이라고 말한 탈레스, 그리고 그의 조언 아래 이집트로 향했던 피타고라스는 만물의 근원을 수라고 보았다. 개인적으로는 바로 그 ‘수’에서 철학의 태동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한다.
또 헤라클레이토스가 말했던 끊임없는 변화의 개념은, 해변가의 모래성처럼 잠시 존재하다 사라지는 아름다움마저 예술로 이해하게 만든다. 이것이야말로 변혁성이다.
길게 이어진 역사 속에서 인간은 전쟁과 재난, 정치적 충돌과 혼란을 겪어왔다. 그 과정 속에서 예술은 때로 난해해졌고, 때로는 거칠고 반항적인 얼굴로 시대를 비추었다.
프랑스와 독일 철학자들의 사유 또한 예술을 단순한 미의 영역에 머물게 하지 않았다. 그들은 예술을 정치와 사회, 인간의 저항과 연결하며 그 범주를 넓혀갔다.
18세기 이후 철학은 동서양의 문화와 충돌하고 섞이며 새로운 변혁성을 만들어냈다. 특히 아리스토텔레스의 미메시스와 카타르시스 개념은 거대한 파도처럼 현대 예술과 현상철학에 영향을 주었고, 인간 의식의 확장 속에서 또 다른 해석의 코드를 형성했다.
표도르 도스토옙스키와 레프 톨스토이, 그리고 윌리엄 셰익스피어가 보여준 비극성은 문학이 단순한 이야기를 넘어 인간 존재를 탐구하는 장르로 나아가게 만들었다.
철학적 사유와 문학적 감성이 맞물리며 작품들은 시대를 흔드는 힘을 갖게 되었다.
문학은 예술의 길을 걸으며 미술, 연극, 무용, 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 강한 자극과 영향을 주었고, 결국 오늘날 예술 발전의 중요한 토대가 되었다는 점은 매우 흥미롭다.
그동안 ‘자강불식(自强不息)’처럼 위기 속에서도 스스로를 단련하고 극복하려는 인간의 에너지는 예술의 모태가 되어왔다. 그리고 지금의 시대 속에서 예술은 더욱 다층적이고 복합적인 형태로 확장되고 있다.
기원전 철학자들이 고민하며 뿌려놓은 씨앗은 오랜 시간을 지나 오늘날 예술이라는 거대한 나무로 자라났다.
이제 중요한 것은 그것을 단순히 소비하는 것이 아니라, 다시 재생하고 이어가는 일일 것이다.
특히 스마트 시대와 AI 시대 속에서도 예술은 중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인간 고유의 감각과 고뇌, 그리고 삶의 체온까지 대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