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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부딪힌 에너지, 문학적 향기 품은 서스펜스… ‘맨 끝줄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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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최민식(왼쪽)과 최현욱이 넷플릭스 새 시리즈 ‘맨 끝줄 소년’로 뭉쳤다. / 시사위크 DB
배우 최민식(왼쪽)과 최현욱이 넷플릭스 새 시리즈 ‘맨 끝줄 소년’로 뭉쳤다. / 시사위크 DB

시사위크|마포=이영실 기자  천재적인 재능을 지닌 학생, 그리고 그에게 사로잡히는 교수. 넷플릭스 새 시리즈 ‘맨 끝줄 소년’이 인간의 열등감과 욕망을 파고드는 심리 서스펜스로 시청자와 만난다. 김규태 감독은 최민식과 최현욱이 맞부딪히며 만들어낸 에너지를 작품의 핵심으로 꼽았다.

24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 서울 엠갤러리에서는 넷플릭스 새 시리즈 ‘맨 끝줄 소년’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연출을 맡은 김규태 감독과 배우 최민식·최현욱이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전했다. 

‘맨 끝줄 소년’은 실패한 작가이자 국문학과 교수 허문오(최민식 분)가 강의실 맨 끝줄에 앉아 있는 학생 이강(최현욱 분)의 천재성을 발견한 뒤 그의 글에 점점 사로잡히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 서스펜스 시리즈다. 연출은 넷플릭스 시리즈 ‘트렁크’와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 ‘괜찮아, 사랑이야’ 등을 선보인 김규태 감독이 맡았다. 극본은 영화 ‘인어공주’ 각색에 참여한 장명우 작가가 집필했다.

스페인 극작가 후안 마요르가의 동명 희곡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국내에서는 2015년 연극으로 초연된 이후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꾸준히 사랑받아 왔다. 열등감과 패배감에 갇힌 교수와 그를 뒤흔드는 의문의 학생, 두 사람의 개인 문학 수업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예측할 수 없는 서사로 강렬한 서스펜스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날 김규태 감독은 “대본 자체가 너무 재미있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규태 감독이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을 짚었다. / 넷플릭스
김규태 감독이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을 짚었다. / 넷플릭스

그는 “빠른 속도로 순식간에 읽었던 기억이 있다”며 “작가님의 문체 자체가 인물의 감정과 상황을 쉽고 간결하게 전달했고 다음 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들었다. 예측할 수 없는 전개와 힘을 갖고 있었다. 대중적 재미에 더불어 문학적 깊이까지 같이 있는 작품이라 욕심이 났다”고 연출을 결심한 이유를 전했다. 

연출에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서는 “작품을 할 때마다 어떻게 하면 더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고민하는데 이번 작품은 내려놓은 느낌이 있었다”며 “서스펜스나 형식적인 파격보다 클래식하고 품격 있는 작품이길 바랐다. 오래 봐도 지겹지 않고 힘 있고 묵직한 시리즈였으면 했다. 미학적 형식을 추구하기보다 인물의 감정과 내면, 심리에 집중할 수 있도록 연출의 방향성을 잡았다”고 설명했다. 

회차가 이어질수록 거듭되는 반전과 모든 예측을 뒤엎는 클리프행어 엔딩은 몰입감을 유발할 전망이다. 여기에 이강이 과제로 제출하는 글 속의 이야기를 따라가게 만드는 전개 방식은 추리처럼 작동하며 진실이 무엇인지 계속해서 의심하게 만든다. 이에 대해 김규태 감독은 “독특한 형식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진실과 허구의 경계를 오가는 이야기가 전개되는데 그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고 사실적으로 표현하는 방식을 택했다. 인물 감정 중심의 표현을 하고 싶었기 때문”이라며 “인물의 광기라든지 변하는 감정선을 잘 표현하기 위해 극단적인 클로즈업과 미묘한 카메라 워킹 등을 잘 활용했다. 효과적이었고 만족스러웠다”고 덧붙였다.

각 인물의 성격을 반영해 완성한 공간 디자인 역시 몰입을 높이는 요소다. 특히 허문오가 주로 생활하는 공간인 서재는 그가 이강의 글에 몰입하며 점차 현실과 거리를 두게 되는 심리 상태를 시각화하는 장치로 활용된다. 김규태 감독은 “현실 속에 갇힌 벽, 정신적인 감옥 같은 느낌이 났으면 했다”고 전했다.

음악 역시 주목할 만한 포인트다. 색소폰부터 클라리넷, 기타, 첼로 등 다양한 악기를 활용해 미스터리한 분위기와 각 캐릭터의 특징을 고스란히 담아낸다. 김규태 감독은 “극의 긴장감과 서정성을 높이는 방식을 취했다”고 설명했다. 

최민식과 최현욱의 조합도 눈길을 끈다. 최민식은 열패감에 사로잡힌 국문학과 교수 허문오 역을 맡아 위태로운 캐릭터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최현욱은 강의실 맨 끝줄에 앉는 소년 이강으로 분해 의뭉스러운 분위기로 강렬한 존재감을 선보인다.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줄 최민식. / 넷플릭스
묵직한 존재감을 보여줄 최민식. / 넷플릭스

최민식은 “문학적 향기가 나는, 그런 작품이 그리웠다”며 “대중적이고 오락적인 작품도 많지만 생각할 여지가 있는, 보면서 자신을 대입해 볼 수 있는 작품을 좋아한다. 작품이 시사하는 바가 요즘 트렌드와 거리가 있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신선했다”고 이야기가 가진 깊이에 끌려 작품을 택했다고 했다. 

최현욱은 “김규태 감독님, 최민식 선배님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었고, 이강이 절제되면서도 그 안에서 다양한 면을 보여줄 수 있어서 끌렸다”고 ‘맨 끝줄 소년’을 선택한 이유를 밝혔다. 

김규태 감독은 두 배우를 향한 깊은 신뢰를 드러냈다. 특히 허문오 역의 최민식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함께 작업하고 싶었던 배우였다고 밝혔다. 그는 “최민식 선배와는 꼭 한번 작업해 보고 싶었다”며 “현장을 즐기고 행복해하는 순수한 소년 같은 면모와 해탈한 어른 같은 모습이 공존하는 배우”라고 존경심을 표했다. 

특히 현장에서 최민식의 연기를 보며 마치 좋아하는 아티스트의 공연을 직관하는 기분이었다며 “찰나의 순간에 복합적인 감정을 표현하고 자연스럽게 변주하는 연기에 전율을 느꼈다”고 극찬했다.

김규태 감독은 최현욱 역시 캐릭터와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강은 순수함 속에 묘한 이면을 가진 인물인데 최현욱이 적격이었다”며 “차분하고 평온한 눈빛인데도 계속 무언가 일어날 것 같은 긴장감을 만든다. 눈빛 자체가 서스펜스인 배우”라고 말했다. 또 “평소에는 묵묵하다가도 촬영이 시작되면 폭발적인 에너지로 몰입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며 “앞으로 어디까지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되는 배우”라고 덧붙였다.

허문오는 재능 있는 제자를 만나면서 열등감과 집착에 휩싸이는 인물이다. 최민식은 캐릭터가 지닌 인간적인 결핍에도 공감했다고 밝혔다. 최민식은 “나도 참 찌질한 면이 많다. 남에게 이야기하지 못하고 드러내지 않는 부러움과 열등의식, 또 왜 나는 이럴까 하는 자괴감 같은 것들은 누구나 한 번쯤 경험해 봤을 거다. 허문오는 유독 심한 사람”이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대본에 워낙 잘 쓰여 있었다”며 “마치 연극을 하는 것 같았다. 대본을 충실히 읽었고 감독도 조용한 카리스마로 잘 이끌어줬다. 참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제작진에게 공을 돌렸다.

오랜 시간 정상의 자리를 지켜온 최민식도 누군가를 부러워하거나 열등감을 느낀 적이 있을까. 최민식은 “살면서 한두 번쯤은 누구나 부러움이나 열등감을 느껴봤을 것”이라며 “굳이 꼽자면 일론 머스크가 부럽다. 뉴스에 나오는 엉뚱한 행동들을 보면 부럽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고 농담해 웃음을 자아냈다.

또 “최현욱을 보면서도 내가 저 나이에 저런 집중력과 눈빛, 디테일을 가진 연기를 했었나 싶었다”며 “내 어린 시절을 돌아보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세월이 흐르면서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일이 얼마나 불행한 일인지 알게 됐다”며 “배우라는 직업 역시 누군가와 경쟁하는 것이 아니다. 각자 장단점과 철학을 가진 배우들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최현욱이 최민식과 연기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 넷플릭스
최현욱이 최민식과 연기 호흡을 맞춘 소감을 전했다. / 넷플릭스

최현욱은 이강의 미스터리한 면모를 표현하는 데 집중했다고 밝혔다. 그는 “절제된 표정 안에서 조금 더 섬세하게 리액션을 가져가려고 했다”며 “이강은 관찰하는 것들이 많은 친구다. 시청자들이 이 친구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쉽게 알 수 없도록 따라가며 보게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최민식은 후배 최현욱을 향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이강은 극의 중심에 서서 모든 사람을 쥐고 흔드는 인물”이라며 “허문오를 들었다 놨다 하고 패대기쳤다가 하늘로 던졌다가 하는데, 나는 이강이 휘두를 때마다 잘 휘둘려지면 된다고 생각했다. 최현욱의 연기를 놓치지 않고 캐치하려고 노력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촬영을 하면 할수록 이강이라는 캐릭터에 최현욱 말고 다른 배우는 떠오르지 않을 정도였다”며 “특히 의뭉스러운 눈빛이 큰 매력인데, 시청자들도 그의 눈빛에 빠져들게 될 것”이라고 칭찬했다.

최현욱 역시 최민식과의 작업이 배우로서 큰 배움의 시간이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호랑이 같은 에너지가 압도적으로 느껴졌고, 그런 에너지를 가까이에서 경험할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최민식 선배님이 아니었다면 이강을 지금처럼 표현하지 못했을 거다. 정말 많은 것을 배운 현장이었다”고 떠올렸다.

‘맨 끝줄 소년’만의 차별점도 짚었다. 최민식은 작품을 학창 시절 밤늦게 꺼내 읽던 책에 비유했다. 그는 “좋아하는 책을 학창 시절에 꺼내 야심한 밤 한 장 한 장 읽어 나가는 기분으로 봐주셨으면 좋겠다”며 “‘맨 끝줄 소년’은 보고 나서 마냥 개운한 작품은 아닐 수 있다. 좀 짜증 나는 부분도 있을 것”이라고 웃었다.

그러면서 “그래서 더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인간은 무엇인지, 인생은 무엇인지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라며 “나는 원래 이런 작품을 좋아한다. 1회부터 보기 시작하면 6부까지 순식간에 보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현욱 역시 “6부까지 어떤 일이 벌어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긴장감이 있다”며 “계속해서 반전이 이어지는 작품”이라고 보탰다.

끝으로 김규태 감독은 “이 작품의 핵심은 최민식·최현욱 두 배우의 연기적 케미스트리와 굉장한 에너지다. 그것을 지켜보는 재미가 분명 있을 것”이라며 “개인적으로는 마지막 엔딩 신에 가장 애착이 간다. 편집 과정에서도 두 배우의 눈빛을 보며 놀랐던 기억이 있다. 끝까지 즐겁게 시청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오는 26일 공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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