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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수 렌즈 넣는 삼성 AI 글라스, 연내 출시…안경점 중심 판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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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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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글라스가 스마트폰 다음 폼팩터 후보로 거론되지만, 시장 구도는 아직 한쪽으로 쏠려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 집계에서 디스플레이가 없는 스마트 글라스의 올해 1분기 글로벌 출하량은 약 225만 대로 전년 동기 대비 167% 늘었고, 이 가운데 69.2%를 미국 메타(Meta)가 차지했다. 2024년 한 해 출하량이 270만 대 수준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분기 하나가 직전 연간 규모를 따라잡은 셈이다. 삼성전자가 연내 내놓겠다고 밝힌 AI 글라스에 시선이 모이는 배경이다.

삼성전자는 7월 22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올드 빌링스게이트에서 열린 갤럭시 언팩 2026에서 인텔리전트 아이웨어(Intelligent Eyewear)의 주요 기능과 신규 디자인 2종을 공개했다. 지난 5월 구글 I/O 2026에서 먼저 선보인 2종을 더하면 지금까지 공개된 디자인은 모두 4종이다. 디자인에는 젠틀몬스터(Gentle Monster)와 미국 아이웨어 브랜드 워비파커(Warby Parker)가 참여했다. 정식 제품명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하루 뒤인 23일(현지시간) 같은 도시에서 진행된 미디어브리핑에서는 삼성전자 MX사업부 XR개발팀장인 최재인 부사장이 개발 과정을 직접 설명했다. 최 부사장은 “가장 일반 안경 같은 인텔리전스 아이웨어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기술이 있지만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 제품은 도수를 일반 안경처럼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모바일 사업자가 만드는 첫 AI 글라스인 만큼 스마트폰과 연계한 자연스러운 AI 경험을 구현하면서도 가장 안경다운 제품을 만드는 데 집중했다”, “전자제품이 아니라 매일 쓰고 싶은 안경을 만드는 것이 목표였다”고 덧붙였다. 경량화와 착용감, 내구성, 발열, 프라이버시까지 기초 설계를 다시 잡았다는 설명이다.

가장 많은 공을 들인 항목은 무게다. 최 부사장은 “머리카락 무게 수준까지 측정하며 부품을 설계했다”면서 “AI 연산 일부를 스마트폰 NPU(신경망처리장치)·GPU(그래픽처리장치)가 담당하는 ‘스플릿 컴퓨팅’ 구조를 적용해 경량화를 구현했다”고 밝혔다. 좌우 안경다리에는 스피커와 카메라, 센서, 배터리가 서로 다르게 배치됐지만 착용자가 무게 차이를 느끼지 않도록 균형을 맞췄다. 힌지 내부에는 전자회로를 보호하는 구조를 새로 넣었고, 얼굴에 밀착되는 특성을 고려해 AP(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 발열도 최소화했다.

내구성 검증은 스마트폰 기준을 따랐다. 방수·방진과 고온·저온 환경 시험은 물론 땀과 알코올 등 화학물질 테스트, 반복 개폐, 낙하 시험을 거쳤다. 힌지 구조를 보강해 안경점에서 도수 렌즈를 넣거나 피팅을 받아도 문제가 없도록 했다. 검증 항목 중 가장 까다로웠던 것은 선크림이었다. 최 부사장은 “선크림이 스피커 성능에 영향을 주는지 수백 차례 반복검증했다”고 전했다.

개발 과정에서 확보한 특허는 200건 이상이며 이 중 약 10%가 프라이버시 영역이다. 촬영 시 LED(발광다이오드)가 켜지고 착용 상태에서만 기기가 작동하는 웨어 디텍션이 적용됐다. LED를 고의로 훼손하거나 테이프로 가려 몰래 촬영하는 시도도 기술적으로 차단한다. 스마트워치 연동도 차별화 지점으로 꼽힌다. 갤럭시 워치를 함께 착용하면 손목 제스처만으로 전화를 받거나 사진을 찍을 수 있고, 엄지와 검지를 두 번 맞대는 더블 핀치 동작으로 통화 수신이 가능하다. 최 부사장은 “지하철에서 안경을 계속 만지는 게 어색할 수 있어 가장 자연스럽고 오류가 적은 제스처 인터페이스를 구현했다”고 말했다.

하드웨어는 퀄컴(Qualcomm)의 스마트 글라스 전용 칩 스냅드래곤 AR1 Gen 1을 중심으로 카메라, 센서, 마이크, 스피커를 프레임 안에 배치했다. 운영체제는 삼성전자와 구글(Google)이 공동 개발한 안드로이드 XR(Android XR)이며, 구글의 생성형 AI 제미나이(Gemini)가 연동된다. 외국어 메뉴판이나 상대방의 음성을 인식해 번역 결과를 음성으로 전달하고, 화이트보드와 문서, 회의 장면을 갤럭시 폰 노트 앱에 자동 정리하는 기능도 지원한다. 배터리는 영상 촬영과 제미나이 라이브 등 AI 기능을 쓰는 환경에서 최대 9시간 사용할 수 있고, 충전 케이스는 7회 완전충전을 지원한다.

판매 경로는 통신사보다 안경점 등 전문 채널을 우선 검토 중이다. 피팅과 도수 렌즈 삽입을 전제로 한 선택이다. 가격대에 대해 최 부사장은 “투입된 기술과 완성도를 고려하면 시작은 프리미엄 레인지가 될 것”이라며 “채널전략과 함께 최종 결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 채널 전략은 경쟁 구도를 뒤집어 놓은 지점을 정확히 겨냥한다. 메타가 점유율 60~80%대를 유지해 온 동력은 기술이 아니라 세계 최대 안경 제조사 에실로룩소티카(EssilorLuxottica)와의 협업, 즉 레이밴(Ray-Ban) 브랜드와 오프라인 안경 유통망이었다. IDC도 레이밴 메타가 “사람들이 밖에서 쓰기 부끄러워하지 않는 기기”를 만들어낸 점을 성공 요인으로 지목한 바 있다. 삼성전자가 젠틀몬스터·워비파커를 끌어들이고 안경점 판매를 검토하는 것은 같은 문법을 채택했다는 의미다. 특히 워비파커는 미국 내 직영 매장을 운영하는 안경 소매 브랜드로, 시력 검사와 렌즈 조제가 가능한 접점을 이미 갖고 있다.

가격 눈높이는 관건으로 남는다. IDC 기준 올해 스마트 글라스 평균판매단가(ASP)는 약 376달러(약 55만원)이고, 메타는 지난 6월 299달러부터 시작하는 신규 라인업을 내놨다. 삼성전자가 언급한 프리미엄 구간은 이 평균선 위쪽을 뜻한다. IDC는 디스플레이 없는 스마트 글라스 출하량이 올해 약 1360만 대에서 2030년 2730만 대로 연평균 18.9% 늘고, 올해 시장 매출은 51억 달러(약 7조 4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진입은 개별 제품 경쟁을 넘어 안드로이드 XR 진영의 저변 확대라는 의미를 갖는다. 구글 안드로이드 생태계 부문 사장 사미르 사마트(Sameer Samat)는 “안드로이드 XR 기반의 인텔리전트 아이웨어를 통해 제미나이 AI와 디자인 경쟁력을 갖춘 핸즈프리 경험을 빠른 시일 내 선보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드웨어 사양보다 하루 종일 쓸 수 있는 안경인지가 승부처가 된 시장에서, 도수 렌즈와 안경점이라는 두 단어가 XR 기기 대중화의 실제 문턱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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