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집에 요리 수업 갔는데 찢어진 소파가… 심영순도 놀란 정주영 회장의 검소함 (유퀴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재벌 총수의 집이라면 얼마나 화려할까. 누구나 한 번쯤 상상했을 법한 재벌가의 생활이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는 증언이 나왔다. 요리연구가 심영순이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자택을 방문했다가 낡고 소박한 살림살이에 놀랐던 일화를 공개하면서다.
지난 21일 방송된 tvN 예능 「유 퀴즈 온 더 블럭」에는 ‘옥수동 선생님’으로 유명한 요리연구가 심영순이 출연했다. 1970년대부터 한식을 가르쳐 온 심영순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등 재계 인사들에게 요리를 가르친 것으로도 유명하다.
정주영 회장과 아내 변중석 여사 (사진: 아산정주영닷컴)
이날 심영순은 현정은 회장과의 특별한 인연을 소개하며 정주영 회장의 자택을 방문했던 기억을 떠올렸다. 현정은 회장의 소개로 시아버지인 정주영 회장의 집에 요리 수업을 하러 갔다는 것.
심영순은 “처음 갔을 때 무명 앞치마를 입은 10명이 똑같이 나를 기다리다가, 내가 들어가니 전부 일어서서 인사하더라”며 당시의 예의 바른 분위기를 회상했다.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방송 캡처
그러나 정작 그를 놀라게 한 것은 재벌가의 화려함이 아닌 뜻밖의 살림살이였다.
심영순은 “대단한 집에 왔으니 나도 호기심이 많아 집구경을 해야겠다 싶었다”며 “여기저기 뒤적거리며 봤다. 그랬더니 아이고 세상에, 소파가 찢어졌더라”고 털어놨다.
이어 “파티상이 우리 집은 외국에서 들여온 나무로 만든 상인데 그 댁은 합판이더라. 합판 잘라 쓰는 것에 ‘있는 사람이 더 무섭구나’ 했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놀라운 이야기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심영순은 반찬 그릇까지 소박했다며 당시의 기억을 거침없이 쏟아냈다. 이에 유재석이 “선생님, 그만하세요”라며 진땀을 흘렸지만, 심영순은 “그렇게 살 바에는 돈을 왜 벌어?”라는 농담으로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심영순에게는 놀라운 경험이었지만, 정주영 회장의 검소한 생활은 이미 재계에서 유명한 이야기다.
걸어서 출근하는 정주영 회장 (사진: 아산정주영닷컴)
정 회장은 구두 한 켤레를 20년 넘게 신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두가 낡으면 새것을 사는 대신 뒷굽을 갈고 밑창을 수선해 다시 신었다. 와이셔츠 역시 목과 소매가 닳으면 남대문시장에 맡겨 수선한 뒤 입었다고 한다.
정주영 회장과 아내 변중석 여사 (사진: 아산정주영닷컴)
집기와 가전제품도 마찬가지였다. 회장실에서 사용하던 철제 캐비닛은 20년 넘게 사용해 녹이 슬었지만 쉽게 바꾸지 않았다. 아내 변중석 여사가 출장 중이던 정 회장 몰래 새 캐비닛으로 교체하자, 돌아온 정 회장이 원래 사용하던 것으로 되돌려 놓으라고 했다는 일화도 전해진다.
정주영 회장 청운동 자택 (사진: 아산정주영닷컴)
2001년 정 회장 별세 이후 공개된 서울 청운동 자택의 개인 방 역시 소박했다. 낡은 TV와 책장, 침대 등 꼭 필요한 가구와 생활용품이 대부분이었다. 울산 현대중공업 영빈관에 마련된 방에도 오래된 소형 TV와 냉장고, 팔걸이가 해진 소파가 놓여 있었다.
이처럼 정 회장은 개인적인 생활뿐 아니라 기업 경영에서도 검소함을 강조했다. 현대건설의 사훈을 ‘검소’로 정했을 정도다. 해외 건설 현장을 방문했을 때 직원들이 자신을 위해 빨간 카펫을 깔아 놓자 사치스럽다며 호통쳤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정주영 회장 (사진: 아산정주영닷컴)
세계적인 기업을 일궈 막대한 부를 축적했지만 정작 자신의 일상에서는 낡은 물건을 쉽게 버리지 않았던 정주영 회장. 심영순이 방송에서 공개한 찢어진 소파와 합판 상 이야기는 그동안 전해져 온 정 회장의 검소한 삶을 다시 한번 떠올리게 했다.
재벌가의 호화로운 생활을 기대했던 요리 선생님의 눈에는 이해하기 어려운 풍경이었지만, 그 낡은 살림살이에는 평생 근검절약을 실천했던 한 기업인의 생활 철학이 담겨 있었던 셈이다.
나우무비 에디터 김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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