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한민국 악인들 참교육 중인 인물들, 알고 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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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거침없는 참교육! ‘용감한 시민’ 감독이 통쾌함을 주는 방법

“모든 소시민들이여 만세! 잠깐이라도 지독한 현실에서 벗어나 후련함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소시민 만세!”

영화 ‘용감한 시민'(제작 스튜디오N)의 연출을 맡은 박진표 감독의 목표는 이처럼 명확했다.

지난 25일 개봉한 ‘용감한 시민’은 세상에는 지켜야 할 선이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선을 넘는 이들에게 ‘한방’을 날린다. 악인에 대한 참교육은 답답한 현실을 잠시라도 환기시킨다.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용감한 시민’은 능력을 숨기고 성격을 감춘채 조용하게 살아온 기간제 교사 소시민(신혜선)이 학교 내에서 절대 권력을 휘두르는 한수강(이준영)의 악행을 마주한 뒤 ‘참교육’을 선사하는 영화다. 정체를 감추기 위해 소시민은 두꺼운 옷에 고양이 탈로 얼굴을 가린다. 한국판 배트맨이요, 현대판 각시탈의 탄생이다.

● “액션이 살아있다? 저는 참견만 했는데…”

“원작이 저에게 질문하는 느낌을 받았어요. ‘너는 불의를 보면 잘 참아? 아님 못 참아?’라고 말이죠. 부끄럽게도 대답을 못하겠더라고요. 그때 ‘영화화해도 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소시민은 저도 만나고 싶은 영웅이니까요. 이름도 촌스럽지만, 우리 모두 소시민이잖아요.”

2002년 ‘죽어도 좋아’를 시작으로 그간 ‘너는 내 운명'(2005년) ‘그놈 목소리'(2007년) ‘내 사랑 내 곁에'(2009년) ‘오늘의 연애'(2015년) 등을 선보여온 박진표 감독은 ‘용감한 시민’으로 첫 액션 영화 연출에 나섰다. 처음 도전한 장르였는데도 배우들의 장점을 극대화한 액션으로 몰입감을 안긴다.

길쭉한 팔과 다리를 이용한 신혜선은 ‘직선을 강조한 격투기’를, 살벌한 눈빛의 이준영은 ‘뱀처럼 휘감는 무에타이’를 강점으로 한다. 두 사람의 맞대결은 보는 이들의 아드레날린을 끌어올린다.

“신혜선 씨가 마른 체형이에요. 그래서 옷을 겹쳐 입고 군화를 신어서 이준영 씨와 대등해 보일 수 있도록 했어요. 영화의 시그니처 액션이 혜선 씨가 발로 찍어 내리는 킥인데, 내려찍는 파워를 싣기 위해 액션스쿨에서 6개월간 매일같이 연습했어요. 액션이 살아있다는 건 허명행 무술감독, 배우, 대역이 정말 한 몸으로 만들었기 때문일 거예요. 저는 뭐, 옆에서 참견만 했죠. 하하.

● “악역 연기한 이준영의 재발견”

악인 응징이라는 단순한 스토리를 매력적으로 살리는 건 배우들의 호연이다.

안하무인으로 학교 내에서 폭력을 저지르는 한수강을 연기한 이준영은 서사 없는 악인으로 분노를 유발한다. 박 감독은 “이준영의 재발견이라고 꼭 써 달라”고 미소 지었다.

“한수강 역을 위해 많은 배우들을 만났고, 준영 씨는 마지막에 봤어요. 2시간 정도 얘기했는데, 그 과정에서 독한 눈, 멍한 눈, 착한 눈 등 여러 눈을 보여줬어요. 그러면서 입꼬리를 올렸다 내렸다 하는데 수강이가 떠올랐죠. 사실 캐스팅 후에 아이돌 출신이라는 걸 알았어요. 춤이 되면 몸이 유연하니까 액션이 더 잘 된다고 하더라고요. ‘캐스팅 잘했네’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 하하.”

신혜선에 대해서는 “워낙 도화지 같은 배우라서 무슨 색을 칠해도 그 감정을 쏟아낸다. 신혜선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영화라서 팬이라면 좋아할 것”이라며 “잘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 “나는 진지하게 접근…관객들은 재밌게 봐주길”

영화는 최근 한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교권 침해와 학교 폭력을 전면으로 내세웠다는 점에서 시의성이 돋보인다.

박 감독은 “이런 사건들은 과거에도 있었다”며 “우리는 다 알고 있다. 교권이 무너졌다는 말이 나온 것도 꽤 오래됐다. 권력 있는 부모의 갑질은 말할 것도 없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학폭위)가 생기면서 학교 폭력이 법 싸움이 됐다. 신고하면 맞신고를 하고, 변호사 싸움이 된다”고 현실을 지적했다.

'용감한 시민'의 한 장면. 사진제공=마인드마크
‘용감한 시민’의 한 장면. 사진제공=마인드마크

영화는 악인을 처단하기까지, 그 과정에서 자행되는 한수강의 학교 폭력과 선생님을 향한 만행이 과하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이에 대해 박 감독은 “영화에서 학교 폭력은 때리고, 괴롭히는 등 단순화시켰다”며 “그래도 세 보인다면 이준영이 연기를 잘했고 그 답답함이 관객들에게 전달이 된 것 같다”고 했다.

'용감한 시민'의 한 장면. 사진제공=마인드마
‘용감한 시민’의 한 장면. 사진제공=마인드마

이어 “보여드릴 수밖에 없었다. 상황은 과장돼 보일 수 있지만, 행위는 과장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연출했다“면서 “극중 소시민이 학폭 피해자인 고진형을 안아주면서 ‘너의 잘못이 아니다’고 말하는데 조심스럽지만 이것이 영화를 통해 전하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고 이야기했다.

학교 폭력 피해자를 다루는 만큼 박진표 감독은 연출 내내 진지하게 접근했지만, 관객들만큼은 호쾌하고 시원한 액션을 통해 한바탕 웃기를 바랐다.

“마냥 웃고 떠들면서 만들 영화는 아니라고 봤어요. 저는 그렇게 만들었지만 영화는 영화라고 생각해요. 후련하고 통쾌한 것이 상업영화의 미덕이라고 봅니다. 영화는 재미있게 봐 주세요. 의미까지 발견해 주신다면? 더할 나위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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