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8년간 방에서 나오지 않아요”..베이비부머 부모 울리는 은둔 자식들, 국내에만 ‘이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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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넘어 한국까지 번진 은둔형 청년들
세상과의 단절을 택하고 방에 ‘콕’
은둔형 외톨이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사회와의 관계를 단절하고 집안에만 틀어박혀 지내는 ‘은둔형 외톨이’는 일본의 대표적 사회 문제라고 여겨졌다.

그러나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는 것은 우리나라 또한 마찬가지다. 최근 한국에서도 은둔형 외톨이가 늘어나고 있는 사실이 밝혀지며 화제가 되고 있다.

주부 A씨의 딸 B씨는 3년 가까이 은둔형 외톨이로 생활하고 있다. 20대 중반에 불과한 B씨가 처음부터 방에 틀어박혀 지낸 것은 아니었다.

비교적 눈에 띄는 예쁘장한 외모와 부드러운 성격 등을 지닌 B씨는 사회생활도 잘해 인기가 많았고, 남자 친구도 사귄 적이 있었다.

은둔형 외톨이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그러나 B씨는 취업에서 거듭 실패하고 연애하며 받은 상처 등으로 점차 그늘이 짙어지기 시작했으며, 몸이 약해졌다는 이유로 밖으로 나가기를 점점 꺼리기 시작했다.

몇 달 정도 방에 머무르는 것이 휴식 차원에서 괜찮겠다고 생각했던 A씨는 굳게 닫힌 B씨의 방 문을 보면 눈물부터 나온다고 말했다.

A씨는 B씨에 대해 “섬세하고 예민한 성격 탓인지 실패를 마주하는 걸 많이 무서워했다”며 “마음이 아프고 답답하다”고 말했다.

“혹시 실패할까봐…” 문 걸어잠근 한국 청년들

은둔형 외톨이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이렇게 바깥으로 나가는 것을 꺼리며 10년 가까이 방에서만 생활하는 은둔형 청년을 한국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CNN은 지난 25일, ‘움츠러드는 삶:일부 아시아 젊은이들이 세상에서 물러나는 이유’라는 제목의 기사를 보도하며 아시아 은둔형 청년의 삶을 조명했다.

CNN이 제시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한국의 19~34세 인구 중 2.4%가 은둔형 외톨이로, 이는 약 24만 명으로 파악된다.

이어 CNN은 한국에서 은둔형 청년의 증가 이유로 ‘완벽주의적 걱정’을 제시했다.

은둔형 외톨이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많은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는 ‘완벽주의적 걱정’을 가지고 있으며, 이러한 걱정을 지닌 사람은 지나치게 자기 비판적이며 실패를 두려워한다는 것이다.

새로운 것을 시도해서 기준에 맞는 결과를 얻지 못할 경우 매우 낙담하고 불안해한다는 한국의 청년들.

또한 CNN은 가족이 소규모로 핵가족화되는 것도 은둔형 청년이 증가하는 이유일 수 있다고 제시했다.

형제자매가 많고 가족의 일원이 많아 관계를 맺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던 과거와 달리 공동체적 관계를 형성하는 경험이 줄어들며 소통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이다.

은둔형 외톨이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CNN 외의 외국 언론에서도 이와 같은 현상에 관심을 보인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서는 지난 2023년 “한국 정부의 문서에 따르면 소외된 청소년들의 40%는 청소년기에 폐쇄적인 삶을 시작한다”고 보도했다.

가정 내 폭력으로, 혹은 가족이 빚으로 파산하면서 은둔형 외톨이가 된 청소년의 사례를 보도하기도 했다.

이처럼 한국에서 은둔형 청년들이 증가하는 이유를 한 가지만 들어 설명할 수는 없다.

취업이 어려워지면서 구직 활동을 포기하고 사회와의 단절을 선택하거나, 학교 또는 가정폭력으로 인해 은둔형 외톨이가 된 사례도 흔히 찾아볼 수 있다.

은둔형 외톨이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졸업 뒤 취업하더라도 동료들과의 사회관계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세상과의 단절을 선택한 청년들도 많다.

일본과 한국, 아시아를 넘어 전 세계로 번진 문제

CNN은 “수년 동안 연구자들은 히키코모리(은둔형 외톨이) 사례가 일본에서만 발생하는 ‘문화와 관련된 현상’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 홍콩 이외에도 스페인, 미국, 프랑스 등 다양한 국가에서 나타나는 은둔형 사례는 이런 상황이 일본, 나아가 아시아에만 국한되지 않음을 보여준다고도 전했다.

은둔형 외톨이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일본에서 은둔형 외톨이 문제가 처음 발견된 지는 벌써 20~30년 남짓이 흘렀다. 그간 학술적으로도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그러나 현재 일본에서도 은둔형 외톨이 현상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으며, CNN도 “우울증이나 불안증으로 오인되는 은둔형 외톨이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더는 개인의 힘으로 극복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진 은둔형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여성가족부에서는 은둔형 외톨이를 위한 지원책을 발표했다.

월 최대 65만 원의 생활비와 치료비, 학업 비용 등을 제공해 은둔형 외톨이들이 다시 사회로 돌아올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것이다.

은둔형 외톨이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그러나 전문가는 은둔형 외톨이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오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전문가는 “회복 과정을 무시한 채 취업으로 가시적인 성과를 먼저 내려고 하는 것은 위험하다”며 “지원 정책을 만들 때는 이 점을 꼭 염두에 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대인 관계와 사회에서 너무 많은 스트레스와 상처를 받았던 청년들이 다시 방 밖으로 나올 수 있게끔 도와주는 사회의 적절한 정책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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