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가 편찮으시다더니…”
가불 받고 적반하장으로 나온 직원
코로나19, 물가 상승 등의 이유로 사람을 구하기가 어려워져 인력난이 심각한 요즘, 타인의 선의를 악용하여 이익을 취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올라온 글이 자영업자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가불까지 받아놓고 4시간 일하더니… “돈 보내주세요”
지난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당근으로 직원 구하다가…’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아는 형님과 함께 에어컨 설치업을 하고 있다는 말과 함께 이야기를 시작했다.
A씨는 “일할 사람이 필요해서 당근마켓을 통해 구인했더니 전화가 와서 일한다는 사람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당근마켓을 통해 일을 하겠다고 연락한 B씨는 면접을 보며 아버지가 편찮으시기 때문에 병원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A씨와 함께 동업하는 C씨는 일하기도 전에 B씨에게 80만 원이라는 금액을 미리 가불해줬다.
그렇게 월요일 첫 출근을 한 B씨. A씨는 “리조트 현장에서 컨테이너에 에어컨을 설치하는 일이었다”며 “관리자 부재에 기다리느라 대기하는 시간이 길었다”고 설명했다.
오전동안 나와 있었던 시간은 4시간이었지만 B씨가 실제로 일을 한 것은 30분 남짓이었다고 설명한 A씨는 “점심시간이 되고 밥 먹고 쉬는 사이에 B씨가 보이지 않더라”고 말했다.
전화를 걸었지만 B씨에게 돌아온 것은 문자 한 통이었다. 일이 너무 안 맞아서 못 할 것 같다는 내용이었다.
B씨는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가불 금액 총 80만 원은 6월 25일에 드리겠다”며 “계좌번호 남겨주시면 입금해드리겠다”고 말했다.
웃고 넘기려던 A씨에게는 얼마 지나지 않아 문자가 한 통 더 도착했다. B씨가 근무한 4시간 만큼의 돈을 입금해 주라고 한 것이다.
A씨는 가불금액 80만 원을 입금할 때 4시간 일한 금액을 빼고 보내라고 말했지만, 상황은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B씨는 근무비와 가불은 별개라고 주장하며 현금으론 받지 않을 테니 계좌로 보내주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이 길어지자 C씨는 “스트레스받아서 돌아버리겠다”며 “사람이 싫어진다”고까지 말할 정도였다.
B씨는 이후 공사 현장에 전화를 걸어 현장에서 일하느라 다리도 다치고 운동화도 찢어졌다며 A씨와 C씨에게 근무비와 운동화 값을 보내주라고 주장했다.
B씨는 “신발값 보내세요”, “귀찮게 하지 마시고 돈이나 보내세요”, “더는 연락할 일 없다”와 같이 무례한 문자를 연달아 보냈고, A씨는 이 상황에 지친 것이다.
A씨는 “오전 4시간은 같이 있었으니 돈은 당연히 줘야 하는 거 안다”면서도 “너무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가불 받아간 뒤 퇴사한 직원들… 정답은 ‘차용증’
이렇게 가불 요청을 한 뒤 임금을 받아 간 후 갑작스럽게 퇴사를 하면서 돈을 떼가는 악질 직원들 때문에 곤란한 자영업자들이 늘어가고 있다.
가불 요청을 악용하는 직원이 늘어나며 사회적 문제까지 떠오르고 있는데, 이럴 때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전문가가 추천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미리 차용증을 작성해 놓는 것이다.
직원에게 돈을 송금하기 전 차용증을 써두었다면 상대방으로 하여금 돈을 갚으라고 명령하는 지급명령 신청이 가능하다.
절차도 간단하고 1~2달이면 가능하기 때문에 민사소송을 두려워하는 자영업자 사장님이라면 부담 없이 진행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만약 차용증을 쓰지 못했을 경우 증거가 될 수 있는 것들을 모으는 일도 중요하다.
돈을 송금할 당시의 대화 내용을 캡쳐해 놓거나 녹음 등을 통해 직원에게 돈을 가불해줬음을 증거로 남겨 놓는 것이다.
지급명령 신청을 할 경우 이러한 증거 역시 유효하게 사용될 수 있다.
지급명령 신청을 진행한 뒤 이행 명령을 받았다면 가압류, 경제 집행, 민사소송 등을 진행할 수 있다.
은행에 추심금 청구를 할 수 있게 될 뿐더러 상대방이 돈을 돌려주지 않기 위해 의도적으로 재산을 처분하거나 숨긴 경우에도 가압류를 통해 돈을 돌려받을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