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 환자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20~30대의 젊은 통풍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데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통풍으로 병원을 찾은 20대 환자가 49%나 증가했습니다. 이전에는 통풍과 당뇨가 중장년층이 걸리는 질병으로 많이들 알고 있지만 이젠 옛말이 되어버렸습니다.
갑자기 생긴 엄지발가락 통증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이 몸속에 과다하게 쌓이면서 요산염이 관절 및 주위 연부 조직에 침착되는 질병을 말합니다. 요산을 잘 배출하지 못하면 남은 요산이 몸속에 쌓이고 결국 통풍으로 이어지게 되는 것인데, 통풍은 엄지발가락이 붓고 부종, 발적, 열감 등의 증상을 나타내며 급성 발작이 일어났을 때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나 스테로이드 약물을 사용해 염증을 가라앉히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데?
질병의 왕이라고도 불리는 통풍은 바람만 스쳐도 고통스러워서 이 같은 별명이 붙여졌습니다. 요산염 결정은 바늘처럼 뾰족한 모양이기 때문에 극심한 통증을 일으키는데요, 처음 발생했을 때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해가 갈수록 통증이 발생하는 횟수가 증가하고 결국엔 관절 손상과 신장 결석 등 만성 콩팥병을 유발하게 됩니다.
젊은 통풍이 증가하는 원인?
최근 2030세대 통풍 환자가 증가하는 원인으로 변화된 식습관이나 음주 문화를 꼽을 수 있습니다. 특히 치킨이나 배달음식을 많이 먹는 것과 하이볼과 같이 술을 섞어 마시는 문화가 유행하기 때문인데, 신체 활동은 줄어들고 고지방, 고단백 위주의 음식 섭취는 늘어 비만이 증가하는 것도 원인으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술을 섞어 마시는 것은 이미 알코올로 몸을 산성으로 만들어 요산 배출을 방해하는 것뿐 아니라 탄산과 과당까지 함유되어 있어 혈중 요산 농도를 과다하게 높여 통풍 발작 위험을 더욱 높일 수 있습니다.
요산 수치 높으면 무조건 통풍일까?
요산이 높다고 다 통풍에 걸리는 것은 아닙니다. 요산 수치가 7이 넘어가면 ‘고요산혈증’으로 통풍을 의심해야 하고, 통풍을 확신할 수 있는 건 9가 넘었을 때입니다. 요산 수치도 높고 초음파나 엑스레이 검사 등을 통해 합당한 임상 양상이 나타나면 비로소 통풍 진단을 받게 됩니다. 증상은 없지만 요산 수치가 높은 ‘무증상 고요산혈증’은 대부분 문제없이 지내지만 일부에서는 무증상 기간이 오랫동안 지속되다가 결국 통풍성 관절염이나 콩팥 결석 등으로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총 4단계로 나뉘는 통풍 발작 증상
통풍은 증상에 따라 총 4단계로 나뉩니다. 1단계는 앞서 말한 요산 수치는 증가한 상태지만 증상이 없는 ‘무증상 고요산혈증’이며 2단계는 고요산혈증이 갑자기 급성 통풍으로 이어지는 ‘급성 통풍성 관절염’입니다. 3단계는 염증 발작이 나타난 이후 증상이 없는 기간인 ‘간헐기 통풍’으로 관리를 잘 못 하거나 체질적 요인으로 인해 발작이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마지막 4단계는 통풍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아서 첫 발작 후 수년 뒤 관절에 결절이 생기고 변형까지 나타나며 이를 ‘만성 결정성 통풍’ 단계라고 합니다.
적절한 체중 유지가 관건
통풍을 예방하려면 규칙적인 운동으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입니다. 수영이나 요가, 실내 자전거 등 앉거나 누워서 하는 운동을 추천하며, 1주일에 150분 이상의 유산소 운동을 해야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됩니다.
급격한 다이어트는 금물
체중 유지를 위해 급격한 다이어트는 금물! 오히려 심한 운동이나 다이어트가 통풍 발작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다이어트를 위해 극단적으로 단식을 하면 체내 요산 농도는 떨어지더라도 요산이 관절에 달라붙게 됩니다. 이때 심한 관절통이 생기거나 혈중 요산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고 급격하게 오르락내리락하게 되면 통풍 위험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닭가슴살 많이 먹어도 위험
단백질은 소화될 때 찌꺼기를 많이 발생시키는데, 단백질만 과잉 섭취하게 되면 이 단백질이 대사되는 과정에서 ‘요산’이라는 단백질의 찌꺼기 성분이 과다하게 생성됩니다. 혈액 내 요산 농도가 높아지면 나트륨과 만나 결정화된 요산염이 관절 및 주의 조직에 쌓여 자가 염증 반응과 통증을 유발해 통풍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통풍 위험군은?
통풍의 위험군은 비만이나 당뇨병, 고지혈증 등과 같은 대사증후군 환자입니다. 특히 내장 지방이 많은 비만한 남성의 경우 통풍 고위험으로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내장 지방이 많으면 신진대사를 저해해 통풍에 걸릴 위험을 높이기 때문입니다. 또 지방 세포는 염증을 일으키는 ‘아디포카인’이라는 물질을 만들어내는데 이 물질이 통풍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평생 관리해야 할 질병
통풍에 걸리면 소염진통제와 스테로이드로 통증은 비교적 쉽게 잡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치료가 어려운데요, 요산 결정체를 없애지는 못하기 때문에 서서히 관절이 파괴됩니다. 처음엔 너무 고통스러워 약을 먹지만 약을 먹고 통증이 없어지면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나쁜 생활 습관으로 돌아가 악순환을 반복하기 때문인데요, 통풍은 생활 습관만 바꾸어도 치료가 되기 때문에 인내심을 가지고 재발을 막는 것이 중요합니다.
글 : 전신영 press@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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