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펫] 길에서 목숨이 위태로운 아기 고양이를 구조해 가족들이 한 마음으로 돌봐 마침내 건강히 살려낸 사연이 눈길을 끕니다.
이 사연 속 주인공은 고양이 ‘재원이’인데요. 재원이 보호자님은 본지와 연락에서 “지금 생각하면 재원이와의 만남은 운명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때는 지난 5월, 보호자 부부는 모처럼 시간이 나서 고흥의 남열해수욕장으로 향하고 있었습니다.
평소 바다 구경을 즐긴다는 부부는 그날따라 유독 바람도 좋고 날씨가 좋았다고 합니다. 기분이 좋아진 탓일까요. 무언가에 홀린 듯 자주 가는 길 대신 새로운 곳으로 향했다는데요.
그런데 어디선가 희미하게 고양이 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알고 보니 바닷가 옆에 쳐져 있는 그물 테두리에 작디작은 아기 고양이가 걸린 채 사투를 벌이고 있었던 것입니다.
어쩌다 이토록 질긴 그물에 걸려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었던 걸까요. 놀랍게도 녀석은 아직 탯줄도 붙어 있는 상태로 눈도 뜨지 못한 아기 고양이였습니다.
“이대로 두면 어떻게 될까? 주변에 어미 고양이가 있을까? 만약 데려가면 내가 잘 키울 순 있을까?” 등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는 보호자.
하지만 어미 고양이도 보이지 않았고, 주변엔 파리 떼가 들끓고 있었다는데요. 태어난 지 며칠 되지 않아 보이는 이 녀석을 이곳에 두고 가면 목숨을 잃을 것이 뻔했기에, 일단 서둘러 동물병원으로 데려갔답니다.
하지만 병원에서 확인해 보니 파리가 이 고양이의 온몸에 알을 까놨고 이미 구더기가 나오고 있었다네요. 이렇게 구조된 아기 고양이는 3주를 넘기기 힘들다며 병원에서도 해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충격적인 설명을 듣고 좌절했다는 보호자.
그래도 아기 고양이의 딱한 모습에 연민을 느낀 가족들은 ‘노력이라도 해보자’는 마음으로 똘똘 뭉쳐 고양이를 살려보기로 결심했답니다.
집에서 구더기를 하나하나 제거하고 수유를 하며 정성껏 고양이를 돌본 가족들. 그 마음이 통한 걸까요? 놀랍게도 고양이는 기적처럼 기운을 차리고 살아났답니다.
마침내 3주가 지나고 건강한 모습으로 변신한 녀석에게 가족들은 ‘재원이’라는 이름을 붙여주고, 이 집의 막내로 삼기로 했답니다.
재원이를 돌보면서 계속 ‘숨 쉬는지 확인해 봐’ ‘살아있어?’ 등의 질문이 일상이었다는 가족들. 게임만 하던 아들 둘과, 집에서 키우는 12살 노묘 ‘미키’ 밖에 모르던 딸도 밤샘 수유와 배변 유도에 참여할 정도로 힘을 합쳐 똘똘 뭉친 덕분에 재원이도 건강하게 클 수 있었답니다.
보호자는 “어느 순간 이미 재원이를 막내로 받아들이고 모두 응원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가족이 하나로 똘똘 뭉치는 것을 보고 재원이 덕분에 가족 파워를 느꼈던 순간들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밥을 먹을 때나, 잠을 잘 때나 일거수일투족 재원이 생각뿐이라는 보호자. 서로 다른 취미와 관심사를 가지던 가족들이 재원이라는 공통 관심사가 생기면서, 서로 할 일을 나눠 역할 분담을 하고 대화도 많아지는 등 많은 변화가 생겼다는군요.
비록 집안의 터줏대감 미키는 아직도 재원이와 자석의 N극과 N극처럼 서로를 밀어내고 있지만요. “그래도 미키가 재원이를 가족으로 인정해 준 것 같다. 시간이 지나면 더 친해지길 바란다”는 보호자.
마지막으로 “재원아, 우리가 널 구조한 게 아니라 네가 우리를 선택한 거라고 생각한다. 건강하게 아프지 말고 네 이름 재원이처럼 우리랑 재미나게 원 없이 수명대로 살기를 바래”라고 한 마디를 남겼습니다.
금방이라도 숨이 멎을 것 같았던 이 작은 고양이가 이토록 똥꼬발랄한 녀석으로 변신하다니 놀랍고도 기특한 사연입니다. 다만 볼일을 보고 자기 발로 밟는 재원이의 모습을 보니, 이 가족에게는 앞으로도 많은 임무가 남아있을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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