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명 사망한 부천 호텔 화재… 침대 매트리스가 ‘불쏘시개’ 역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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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전된 에어컨에서 불똥 발화 원인

지난 22일 대형 화재로 19명의 사상자를 낸 경기 부천시의 호텔 실내 복도가 까맣게 타 있다.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제공) 2024.8.25/뉴스1

경기 부천의 한 호텔에서 발생한 화재로 7명이 숨지고 12명이 중·경상을 입은 가운데, 화재의 원인이 객실 내 에어컨 누전으로 인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25일 소방당국에 따르면, 화재는 810호 객실의 벽걸이형 에어컨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 에어컨의 누전으로 불꽃이 튀면서 아래에 놓인 소파와 옆에 있던 침대 매트리스로 옮겨 붙었다. 특히 침대 매트리스는 화재 확산을 크게 촉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한국방재학회의 연구에 따르면, 침대 매트리스는 TV보다 490배 빠르게 불이 번지고, 나무 재질의 가구보다 훨씬 더 빠르게 연소된다고 한다. 매트리스가 불에 타기 시작하면 실내 전체가 급격히 화염에 휩싸이는 ‘플래시 오버’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화재 당시 810호 객실의 투숙객 A씨는 에어컨 쪽에서 ‘탁탁’ 소리와 함께 탄 냄새를 감지하고, 이를 호텔 직원에게 알린 후 6층으로 방을 변경했다.

그러나 810호 출입문이 열려 있는 상태에서 연기가 복도로 빠르게 퍼지면서, 다른 투숙객들이 대피하기 어려운 상황이 발생했다. 이 장면은 호텔 7층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기록됐다.

소방당국은 에어컨의 장시간 가동으로 과부하가 발생하거나, 낡은 전선에 먼지 등 이물질이 끼어 화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만약 불꽃이 맨바닥에 떨어졌다면 연소나 연기 확산 속도가 지금보다는 덜 했을 것이라며, 하필이면 소파와 매트리스가 에어컨 근처에 있어 불이 빨리 붙은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화재로 인해 발생한 유독가스는 매트리스가 화학제품으로 만들어져 불에 탈 때 나무 재질의 가구보다 훨씬 많이 발생했다고 한다. 전문가들은 숙박업소의 매트리스에 방염 성능 기준을 적용해 난연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현재 경찰과 소방당국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 감식 결과 등을 토대로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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