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중 한일관계를 ‘일한관계’로 말한 한국 외교관… 한미일은 ‘일미한’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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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대사, 인터뷰서 ‘한일관계’ 아닌 ‘일한관계’ 발언

MBC '뉴스데스크'

지난 8월 부임한 박철희 주일한국대사가 일본어로 한국과 일본의 관계에 대해 말하면서 ‘한일 관계’가 아닌 ‘일한 관계’로 말해 논란이 일고 있다. 

14일 MBC에 따르면, 지난 9월 열린 한일교류축제에서 ‘테레비아사히’와 인터뷰한 박 대사는 “일한 국교 정상화 60주년이란 중요한 해이기 때문에 역시 지금까지 좋지 않았던 일한 관계가 이렇게 호전되었다”고 말했다. 

지난주에 진행됐던 일본기자클럽 회견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일한 관계, 되돌아가지 않는 일한 관계”, “역사가 일한 관계의 전부가 되면 모두가 손해다”, “일한의 인적 왕래가 늘고 있다” 등의 발언을 했다. 

매체는 “박 대사는 기자회견 중에 37번이나 일한 관계 또는 일한이라고 표현을 반복했는데 단 한 번도 한일 관계라거나 한일이라고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박 대사는 또 한미일 관계를 언급할 때도 ‘일미한’으로 한국을 가장 뒤에 언급했다. 

윤덕민 전 주일대사와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일본어로 인터뷰할 때 보통 모국을 앞에, 상대국을 뒤에 언급하며 ‘한일 관계’라고 말했다. 

“상대국 예우 차원… 일본 대사가 한국 먼저 말한 사례 있어”

이에 대해 박 대사는 “발언 당시 통역 없이 일본인 청중을 상대로 말한 경우라 예우 차원에서 상대국을 먼저 호칭했다”고 밝혔다. 

또 “아이보시 전 주한일본대사 등 일본 외교관들도 일본보다 한국을 먼저 말한 사례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 대사의 ‘일한 관계, 일미한’ 발언을 두고 일각에서는 “한일 관계 개선이 중요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외교관인 만큼 상식과 기본은 지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박 대사는 국내 학계의 대표적인 일본의 정치, 외교 정책 전문가로 꼽힌다.

2005년 6월 일본의 세계평화연구소가 매년 아태지역 국가의 젊은 세대 중 국제적인 연구 및 실천에서 업적이 두드러지는 사람에게 주는 나카소네 상 우수상을 받았다. 

다만 나카소네 상은 일본 극우 인사인 나카소네 야스히로 전 총리가 주축이 돼 제정한 상이라는 비판이 따른다. 나카소네 전 총 총리는 일본 총리로서는 처음으로 A급 전범이 합사한 야스쿠니 신사에 공식 참배한 인물이다. 

박철희 주일대사(오른쪽)에게 신임장을 수여한 뒤 기념 촬영하는 윤석열 대통령(왼쪽) / 대통령실

박 대사는 지난 2019년 ‘중앙일보’에 “반일은 북한만 이롭게 하고 한국엔 이롭지 않다”는 제목의 칼럼을 통해 “한반도 평화와 지역 안정을 위해서라도 일본과의 우호적 관계 유지는 필수”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한·일 협력은 사활적으로 중요하다. 일본을 멀리하는 것은 북한엔 이롭지만 한국엔 이롭지 않다”고 덧붙였다.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는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종료는 문재인 정부의 전략적 실책”이라며 “감성적 민족주의가 강하다”고 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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