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TV 3사 모두 OTT와 동거 결심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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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SK브로드밴드, LG유플러스 등 IPTV 3사가 넷플릭스와 같은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를 경쟁 상대가 아닌 협업 파트너로 여겨 눈길을 끈다. OTT의 콘텐츠 경쟁력을 인정하고, IPTV와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젠 ‘OTT 포털’ 시대

21일 업계에 따르면 IPTV 3사는 최근 잇따라 OTT 사업을 사실상 포기하고 ‘OTT 포털’을 자처하는 방향성을 보이고 있다.

최근 SK브로드밴드는 OTT 구독 정보와 콘텐츠 탐색 이력에 기반해 취향 맞춤형 큐레이션을 제공하는 ‘OTT 홈’ 서비스를 도입했다. 쿠팡플레이, 애플TV+ 등 다양한 OTT 콘텐츠를 한 번에 찾아볼 수 있는 통합검색부터 가격비교, 시청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것이다. 내년에는 넷플릭스, 유튜브 프리미엄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SK브로드밴드는 넷플릭스와 망 이용료 분쟁을 최근 중단하고 전략적 파트너 관계로 전환했다. 웨이브의 최대주주 SK스퀘어도 CJ ENM의 티빙과 합병 계획을 최근 공식화하는 등 SK그룹 차원의 교통정리도 이뤄졌다.

다른 IPTV 사업자도 숨가쁘게 OTT 포털로 진화해왔다. LG유플러스의 경우 지난 8월 자사 IPTV ‘U+tv’를 OTT 시청에 최적화한 ‘U+tv next’로 개편했다. 크게 △VOD(주문형비디오)와 OTT를 재생하는 ‘런처’ △온라인 인기 키워드와 관련 콘텐츠를 확인하는 ‘오늘의 트렌드’ △VOD와 OTT의 가격을 비교하는 ‘OTT 비교’ △구독 중인 월정액 상품과 OTT를 모은 ‘나의 구독’ 등으로 구성됐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기존 OTT 통합 콘텐츠 검색 기능을 확장한 OTT 비교 기능은 국내 유료방송사업자 최초로 추가한 것”이라며 “특히 고객의 OTT 구독여부도 함께 제공해 콘텐츠를 중복으로 구매할 필요가 없고, 보고 싶은 콘텐츠만 고르면 된다”고 설명했다.

앞서 LG유플러스는 2018년 국내 사업자 중 처음으로 넷플릭스 제휴를 통해 IPTV에 OTT를 접목해 OTT 포털을 자처해왔다. 이후 디즈니+·티빙·쿠팡플레이·라프텔 등 국내외 OTT 파트너와 제휴한 멀티 OTT 서비스 ‘OTT TV’를 지난해 말 선보이기도 했다.

KT도 자사 OTT ‘시즌’과 티빙을 합병하면서 IPTV 서비스명을 기존 ‘올레 tv’에서 ‘지니 TV’로 바꾸고 OTT 관련 사업 전략을 전면 수정한 바 있다. 지니TV는 각종 OTT와 유튜브를 비롯해 LIVE 채널(TV실시간채널), 주문형 비디오(VOD), 키즈·뮤직 등 모든 콘텐츠를 한 플랫폼에서 편리하게 이용하는 ‘미디어 포털’로 서비스를 전면 개편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경쟁? 손잡는게 ‘유리’

IPTV 사업자들의 이같은 변화는 OTT의 위상 변화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대표적 OTT인 넷플릭스는 2016년 국내 진출 당시만 해도 전세계 가입자가 8000만명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190개국에서 2억4700만 가입자를 보유했다.

국내 가입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으나, 월간 활성 이용자수(MAU)는 1200만명 수준으로 알려졌다. 서울 인구보다 300만명 가까이 많은 사람이 한달에 한번은 넷플릭스를 본다는 의미다. 과거에 지상파3사 인기 드라마를 모르면 대화에 낄 수 없었다면, 이제는 넷플릭스가 그런 위치를 차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넷플릭스와 자본·콘텐츠 대결을 벌이는 것보단 협업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한 셈이다.

IPTV 사업자는 전략 변화에 따른 성과도 내놓고 있다. KT가 지니 TV 출시 1주년을 맞아 가입자 950만 가구의 콘텐츠 이용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미디어 포털’을 도입한 이후 TV 전체 이용자수가 이전보다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KT 관계자는 “지니 TV에서 VOD와 OTT를 이용한 ‘스트리밍 콘텐츠’ 기준으로 한달에 1번 이상 시청한 이용자(MAU)를 분석해 보니 미디어 포털을 적용한 최신형 셋톱박스가 적용하지 않는 셋톱박스 보다 약 두배 더 높게 나왔다”며 “미디어 포털이 많은 이용자를 TV 앞으로 불러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IPTV 3사가 OTT를 끌어안는 모습을 모두 갖춘 만큼 앞으로는 서비스 품질 경쟁을 통한 주도권 경쟁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김혁 SKB 미디어CO담당은 “아무 변화 없는 기존 것을 쥐고 있기보다는 고객 편에 서서 서비스를 설계하고 다양한 OTT를 제공하는 한편 고객이 이익을 취하도록 하는 것이 미디어 시장 주도권을 쥐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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