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게임 개발사 ‘호요버스’의 글로벌 서브컬처 게임 ‘원신’ 이용자들이 회사와 소통을 요구하며 비행선을 서울 상공에 띄웠다. 원신은 국내에서 서비스 중인 서브컬처 게임 중 가장 인기가 많은 작품이다. 호요버스는 비행선 시위의 직접적인 계기가 된 ‘채팅창 비활성화’에 대해 사과하고 채팅창을 닫기 전 사전 공지를 하겠다고 했다.
원신 이용자들은 21일 오전 11시 40분경 서울 마포구 ‘원신카페 인서울’ 상공에 길이 10m, 높이 3m 크기의 비행선을 띄웠다. 시위 현장에는 20여명의 사람들이 비행선을 보면서 사진을 찍기도 했다.
앞서 시위대는 지난 19일 집회시위법에 따라 마포경찰서에 옥외집회 신고증을 제출했다. 같은 날 시위대는 수도방위사령부에 비행선을 띄우겠다는 신고를 마쳤다.
비행선 앞뒤에는 “뉘우쳐라 고객과의 소통없는 기업 호요버스”, “원신 혐오표현 방치말고 개선의지 내비쳐라”는 메시지가 담긴 현수막이 붙었다. 오후 3시까지 떠있을 예정이었던 비행선은 배터리 부족으로 오후 1시쯤 착륙하며 당일 시위를 조기에 마쳤다.
원신 이용자들은 오는 24일까지 비행선 시위를 진행한다. 22일에는 호요버스 한국지사가 위치한 서울 관악구 일대에 비행선을 띄울 예정이다.
이번 시위의 배경엔 게임 업계에 불어닥친 남성 혐오표현 논란이 있다. 원신 이용자들은 원신 캐릭터 제작에 참여한 원화가가 과거 SNS상에 남성 혐오적 게시글을 썼다는 의혹을 제기했지만, 호요버스는 별다른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특히 호요버스가 지난 8일 진행한 원신 4.3버전 업데이트 특별 방송 당시 이용자 채팅창을 막으며 불통 논란은 더 심화됐다. 이용자 채팅창이 막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업데이트 특별 방송은 게임사와 이용자 사이의 소통 창구 역할을 하는데, 남성 혐오 표현에 대한 회사의 입장을 듣고 싶던 이용자들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이다.
이에 불만을 가진 이용자들은 ‘원신 별점 1점 운동’을 펼치는 등 실력행사에 나섰다. 실제로 지난달 구글 플레이스토어 내 모바일 게임 매출 1위를 기록했던 원신은 21일 기준 38위까지 떨어졌다. 동시에 지난 13일 불과 20분만에 비행선을 띄우기 위한 1차 모금액 1000만원을 모았다. 그 다음날 진행한 2차 모금은 시작 31분만에 1200만원을 채우며 마감했다.
시위에 참여한 원신 이용자들은 혐오 표현에 대한 호요버스의 해명과 함께 유저의 불만에 귀를 기울여줄 것을 요구했다. ‘모르쇠’ 식으로 사태를 덮어선 안된다는 것이다.
이날 시위에 나선 한 유저는 “호요버스는 이용자를 무시하는 듯한 반응 외에는 공지사항이나 총대진(시위 진행 관계자)과의 접촉 시도 등 어떠한 응답도 없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호요버스 코리아 관계자는 “이용자들이 업데이트 방송 자체에 집중하길 바라는 차원에서 실시간 채팅창을 닫게 됐다. 이로 인해 불편을 느꼈을 분들께 대단히 죄송하다”며 “실시간 채팅창을 다시 정상적으로 오픈할 예정이며, 만일 특별한 사유로 인해 채팅창을 닫게 될 경우 미리 사전 공지를 통해 안내할 예정”이고 말했다.
현재 호요버스는 원신 이용자와 간담회 개최 여부는 밝히지 않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