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바이오, 대규모 채용 계획에 삼성바이오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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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바이오로직스가 인천 송도에 짓고 있는 메가플랜트 운영을 위해 대규모 인력을 확보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 이전보다 더 많은 수의 핵심 인력을 빼앗길 수 있는 데다 이 과정에서 영업비밀이 유출될 위험이 높아져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2030년까지 인천 송도에 바이오플랜트 3개를 건설하면서 공장당 1000명, 총 3000명의 인력을 채용할 계획이다. 롯데는 내년 1분기 1공장 착공을 시작으로 2025년 1공장, 2027년 2공장, 2030년 3공장을 차례로 준공해 2034년 이를 완전 가동할 예정이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대규모 인력확보 계획의 일환으로 내년부터 한국폴리텍대학교 바이오캠퍼스에 ‘롯데바이오로직스 아카데미반’을 운영한다. 선발 교육생을 대상으로 바이오 핵심 이론과 실습 과목을 집중적으로 가르치고 향후 생산인력으로 우선 채용하는 프로그램이다.

최근에는 창립 이후 처음으로 공정·생산, 경영지원 두 개 직군에 걸쳐 대졸 신입사원 채용에 나섰다. 또 롯데 계열사 최초로 전 직원을 대상으로 향후 5년간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파격적인 제도를 도입했다.

이러한 롯데바이오로직스의 움직임을 가장 유심히 지켜보는 곳은 동종 바이오의약품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다. 전문적인 교육과 다양한 실무 경험을 제공하는 등 회사 차원에서 직원들에게 지속적인 투자를 해왔는데 이직과정에서 CDMO 시스템 노하우나 핵심 기술 등이 경쟁사로 흘러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롯데바이오로직스로 이직을 했거나, 이직을 앞둔 직원들이 영업비밀을 빼돌린 정황을 포착하고 관련 법정 다툼을 이어가고 있다. 이달에는 자사 정보를 무단으로 반출하려는 의혹이 있는 직원 3명을 영업비밀 관련 법률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 중 한 명은 롯데바이오로직스로 이직하겠다는 의사를 회사 측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법원이 지난 9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롯데바이오로직스로 이직한 직원들을 대상으로 제기한 전직금지 신청을 기각하면서 삼성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제약바이오 업계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바이오 인재를 육성해 고급 인재풀을 확대하고 영업비밀 침해를 방지할 수 있도록 현행 법과 제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분야는 실제 운영을 통해 쌓은 노하우를 갖춘 전문 인력이 곧 핵심 경쟁력”이라며 “이들 인력이 이직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치명적인 영업비밀이 노출될 수 있지만 이에 대한 법적·제도적 보호 장치는 무척 느슨한 편”이라고 했다.

또 “국가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 국가핵심기술에 대해선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요건을 명확히 하는 등 지금보다 더 높은 수준의 보호가 필요하다”며 “특히 실질적으로 영업비밀의 유출을 막기 위해 전직금지 가처분의 실효성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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