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학수 개인정보위원장 “내년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 규모 늘어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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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뉴스24 박진영 기자] “법 개정으로 올해 9월 이후 발생한 개인정보 유출 문제에 대한 과징금 처분이 강해졌다. 확률적으로 봤을 때 앞으로 과징금 규모와 범위가 점점 확대될 것이다.”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 [사진=개인정보보호위원회]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은 지난 19일부터 21일까지 3일에 걸쳐 진행한 출입기자 오찬 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지난 9월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과징금 처분 기준이 관련 매출액의 최대 3%에서 전체 매출액 최대 3%로 대폭 상향됐다. 과징금 처분 대상 범위도 확대됐다. 기존에는 온라인 사업자만 대상이었지만 온라인·오프라인 구분을 없애면서 모든 사업자에 대한 과징금 처분이 가능해졌다.

대표적으로 최근 발생한 골프존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개정된 법 적용의 대상이다. 고 위원장은 “위원회에서 현재 사건 조사를 시작했고, 개인 정보가 얼마나 유출됐는지부터 유출된 과정에서 안전장치를 제대로 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면서 “골프존 매출액 규모가 2021년 기준으로 6000억 수준이고, 올해는 더 늘었다고 들었다. (조사 결과가 나와야 알겠지만) 처분이 결정되면, 매출액의 최대 3%까지 과징금을 받게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개인정보 유출 사실이 있어도 안전장치를 충분히 잘했다고 판단되면 처분 대상이 아니고, 해당 기업이 개인정보 보호를 위하 얼마나 노력했는지에 따라 과징금 수준이 결정된다”고 덧붙였다.

◇아시아 국가 중 개인정보 수준 ‘톱’…”국제 무대서 달라진 위상 실감”

고 위원장은 아시아 국가 중 한국이 개인정보 수준이 “단연 톱”이라고 자부했다. 대부분 국가들이 개인정보 법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이를 실제로 운영한 경험을 갖춘 국가는 5곳(한국·일본·중국·홍콩·싱가포르) 정도라는 것이다.

그는 “일본은 관행적으로 대부분 기업이나 국민들이 정부의 결정에 따르는 편이라 좋은 선례가 될만한 부분이 적다. 싱가포르의 경우 개인정보보호 체계가 활발하지만,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아시아 헤드쿼터로 두고 있어 내수 시장이 거의 없다. 홍콩도 기관 역할이 위축됐고, 중국은 국제 회의에 당국 관계자들이 거의 참석하지 않는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개인정보 분야를 주도해 온 영국과 미국 입장에선 아시아 국가 중 한국이 눈에 띄었을 것”이라고 밝혔다.

위원장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한국 시장을 중요하게 바라보고 있으며 한국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졌음을 실감하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한국의 시장 규모는 미국이나 유럽보다 작지만 한국만의 독자적 영역이 있고 한국 소비자들 중에 얼리어답터가 많다”면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한국을 흥미롭게 보고 있고, 실제로 MS, 구글, 메타 등 본사 임원이 한국에 올때 마다 위원회를 꼭 방문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제적으로 한국에 관심이 높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면서 “대표적으로 내년 5월 영국과 공동으로 AI 안전 미니정상회의를 개최하고, 개인정보 분야 국제협의체(GPA) 총회가 2025년 9월 서울에서 개최하기로 잠정적으로 결정됐다”고 밝혔다.

고학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위원장(가운데)이 21일 오후 서울 마포구 소재 디캠프 프론트원에서 개최된 인공지능 스타트업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개인정보보호위원회]

◇”‘보호’ 빼고 개인정보위원회로”…내년 ‘AI·마이데이터’ 집중할 것

고 위원장은 개인정보위가 ‘규제’ 기관의 성격보다 개인정보를 잘 활용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하는 기관이라는 점도 강조했다. 개인정보위 명칭에서 ‘보호’를 빼고 ‘개인정보위원회’로 바꾸는 것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고 위원장은 “최근 대통령께서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개인정보위원회’로 이름을 바꾸면 좋겠다고 말씀하셨는데, 보호를 빼는게 우리 업무에 더 적합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위원회는 개인정보 ‘보호’ 중심의 조직이 아니라, 넓은 의미에서 데이터 전반을 다루는 정책 기관이고, 그런 의미에서 개인정보총괄위원회가 더 부합하다고 본다”고 밝혔다. 현재 시점에서 데이터를 어떻게 쓰면 좋을 지 등에 대한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 개인정보위의 핵심적 역할이라는 의미다.

내년에는 올해 새로 꾸린 ‘AI 프라이버시 팀’과 ‘마이데이터 추진단’의 역할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개인정보위는 지난 8월 인공지능 시대 안전한 개인정보 활용 정책방향을 발표하고, 현재 가이드라인을 구체화하고 있다. 또 2025년 전분야 마이데이터 추진을 목표로 내년 동안 다양한 추진과제를 진행할 방침이다.

고 위원장은 “올해 마이데이터 추진·개인정보위 국제적 역할 강화·엄정한 법 집행 등 3가지 중점과제를 큰 틀에선 이룬 것 같다”면서 “내년에는 국제 행사 예산이 새롭게 편성됐고, 송무 예산 등이 협의 과정에서 약간 늘어나는 등 정부 내에서도 열심히 일하는 조직으로 평가받고 있다. 출범한 지 3년 남짓 됐는데, 조직이나 업무량이 기존보다 3~4배 확대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비교적 젊은 직원들로 구성된 생동감 있는 조직이고, 현재 2단계 도약 중”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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