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같은 항암제 개발, 성큼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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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수 큐로셀 대표는 국내 첫 카티 치료제 개발을 앞두고 “이제야 제대로 된 출발점에 섰다”는 소감을 밝혔다. 그는 국내에서 전문 연구인력과 인프라, 제품을 갖춘 다음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장을 연다는 계획이다. 사진은 김건수 큐로셀 대표./그래픽=비즈워치

카티(CAR-T, 키메릭 항원 수용체 T세포) 치료제는 단 한 번의 투여로 재발성 또는 불응성 혈액암 완치가 가능한 유일한 의약품이다. 흔히 ‘꿈의 항암제’로 불린다. 김건수 큐로셀 대표는 기존 카티 치료제보다 더 꿈같은 효과를 가진 치료제를 개발하기 위해 2016년 법인을 설립해 어느덧 국내 첫 카티 치료제 출시를 앞두고 있다.

김건수 큐로셀 대표에게 올해는 그동안 걸어온 여정의 첫 매듭을 짓는 중요한 해다. 개발 중인 카티 치료제의 임상 최종결과가 나오고, 이를 토대로 규제당국에 허가신청을 할 예정이어서다. 김 대표는 “큐로셀은 이제야 제대로 된 출발점에 섰다”고 했다. 그를 대전 본사에서 만나 숨 가쁘게 움직일 올해와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암환자 10명 중 7명 완치

큐로셀은 올해 상반기 자체 개발한 카티 치료제 ‘안발셀(성분명 안발캅타진 오토류셀)’의 임상 2상 최종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지난해 중순 공개한 중간 임상결과는 고무적이다. 안발셀을 투여한 혈액암의 일종인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DLBCL) 환자에게서 암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관해율(CRR)이 71%에 달했다. 미만성거대B세포림프종은 전체 비호지킨 림프종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가장 흔한 아형(종류)다.

큐로셀에 따르면 경쟁사인 노바티스의 카티치료제 킴리아는 임상에서 완전관해율 40%, 브리스톨마이어스스퀴브(BMS)의 브레얀지 53%, 길리어드의 예스카타는 54%를 기록했다. 안반셀의 완전관해율을 밑도는 수치다. 큐로셀은 최종 임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확인하면, 하반기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신속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 처음 카티 치료제를 개발하겠다고 결심했을 때부터 글로벌 제품보다 뛰어난 제품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었다. LG생명과학(현 LG화학), 차바이오텍 등에서 오랜 기간 신약개발 업무를 해오면서 환자에게 중요한 것은 단 1%라도 더 높은 치료확률이라는 점을 체감하면서다.

큐로셀은 대전 본사 로비 1층과 연구동 엘리베이터 벽면에 자체 개발한 카티치료제를 처방 받은 환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은 큐로셀 대전 본사 1층 로비. /사진=김윤화 기자 kyh94@

김 대표는 “처음에 카티를 개발하려고 했을 때 주변에서 해외와 똑같은 제품을 만들자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며 “하지만 환자에게 더 나은 치료효과를 제공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보았고 그렇지 않다면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 게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그의 자신감은 큐로셀의 새 기술, ‘오비스(OVIS)’ 플랫폼의 우수성에 기반을 뒀다. 오비스는 T세포의 발현을 막는 면역관문수용체의 일종인 PD-1뿐만 아니라 TIGIT(일부 T세포와 자연살해세포에 존재하는 면역 수용체)를 동시에 저해하는 방식으로 카티 치료제의 효과를 극대화한다.

그는 “안발셀이 킴리아 등 경쟁약보다 우수한 효과를 낸 데는 오비스의 역할이 컸다”며 “오비스 기술이 적용된 안발셀은 기존 CD19 타깃 카티치료제와 다른 형태의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임상에서 약효나 부작용 측면에서 월등한 차이를 나타냈다”고 말했다.

국내 첫 카티치료제, 다음은

‘국내 첫 카티치료제 개발’이라는 목표 달성을 눈앞에 둔 김 대표와 큐로셀은 이제 더 먼 곳을 바라보고 있다. 우선 개발 중인 안발셀의 적응증을 악성 림프종에서 성인 백혈병, 자가면역질환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술이전, 조인트벤처 설립 등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것도 목표로 삼았다.

큐로셀은 현재 성인 급성 림프모구성 백혈병 환자(ALL)를 대상으로 한 안발셀의 임상 1상을 수행 중이다. 성인 백혈병은 국내에서 1년에 약 300명이 신규 진단받는 희귀질환으로 소아 백혈병보다 완치율이 낮고 재발 후 지속적인 치료를 필요로 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재발성 또는 불응성 ALL 환자를 위한 치료제는 없다.

또 자가면역질환인 전신 홍반 루푸스를 대상으로 안발셀의 적응증을 확대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독일 에를랑겐대 병원 연구팀이 진행한 임상에서 CD19 타깃 카티치료제를 투여한 루푸스 환자 전원이 3개월 후 완전관해(CR)를 보이는 등 카티 치료제는 최근 자가면역질환 치료의 새 패러다임으로 떠오르는 추세다.

김 대표는 “카티치료제는 우리 몸에 있는 B세포를 모두 죽이는 메커니즘으로 전신 홍반 루푸스를 일으키는 B세포의 자가면역반응 또한 조절할 수 있다”며 “루푸스는 암보다 환자 수가 많고 주로 젊은 여성들의 발병률이 높아 환자들에게 카티치료제가 좋은 옵션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120조원’ 글로벌 시장 공략

큐로셀은 대전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둔곡지구에 국내 최대 규모의 카티 치료제 GMP 생산시설을 준공했다. 지하 1층에서 지상 5층 크기로 연간 1000여명에게 투여할 수 있는 카티 치료제 생산이 가능하다. 사진은 큐로셀 대전 본사 전경./사진=김윤화 기자 kyh94@

오는 하반기 안발셀의 최종 임상 결과가 긍정적으로 나오면 글로벌 제약사들의 공동연구나 기술이전 등의 논의도 확대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해외 진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지만 직접 진출하기 위해서는 천문학적인 비용이 드는 만큼 기술이전, 조인트벤처 설립 등 회사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진출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김 대표는 “대전에 준공한 GMP 생산 시설을 기반으로 글로벌 유망 세포치료제를 국내에 들여오는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도 준비하고 있다”면서 “최대 1000여 명분의 카티 치료제 생산이 가능한 대전 GMP 공장을 활용해 아시아 지역의 카티 또는 면역세포치료제 허브로 기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큐로셀이 글로벌 시장 진출을 미래 성장전략으로 꼽은 이유는 관련시장이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는 데다 오비스 등 자사의 기술력과 인프라를 기반으로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어서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에 따르면 글로벌 카티 치료제 시장은 2022년 38억3000만 달러(5조1200억원)에서 2032년 885억3000만 달러(118조5000억원)로 연평균 성장률 29.8%를 기록할 전망이다.

김 대표는 “한국에서 아무런 인력과 경험, 인프라가 없던 때부터 시작을 해 어느새 임상 최종결과를 거쳐 생산제품을 출시하는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다음 단계는 글로벌로 확장해 나가는 것으로 큐로셀은 훌륭한 연구인력과 인프라를 갖춘 지금에서야 제대로 된 출발선에 섰다고 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큐로셀이 걸어온 길이 아무도 가보지 않았던 길이었던 만큼 모든 한 해가 불확실했으나 투자자와 시장에 한 약속을 한 번도 지키지 못한 적이 없었다”며 “올해가 대외적으로 어려운 해라고 하지만 투자자와 시장에 약속한 부분을 끝까지 지키기 위해 모든 임직원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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