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셀트리온의 램시마SC(피하주사제형, 현지 제품명: 짐펜트라)와 GC녹십자의 혈액제제 ‘알리글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 문턱을 넘은 가운데 올해도 FDA에 도전장을 내미는 국산 신약들이 대거 쏟아질 전망이다.
현재까지 FDA 허가를 획득한 국산 신약은 8개다. LG화학의 ‘팩티브’가 2003년으로 최초 허가를 획득했고 △2014년 동아ST ‘시벡스트로’ △2016년 SK케미칼 ‘앱스틸라’ △2019년 SK바이오팜 ‘수노시’와 SK바이오팜 ‘엑스코프리’ △2022년 한미약품 ‘롤론티스’ △2023년 셀트리온 ‘짐펜트라’와 GC녹십자 알리글로가 뒤이어 FDA 허가를 받았다.
특히 올해는 FDA 허가가 기대되는 국산 신약들이 대거 대기중이다. FDA 허가 여부가 가장 임박한 건 경구용 표적항암제 ‘리보세라닙’이다. 리보세라닙은 2007년 HLB의 미국 자회사 엘레바가 미국 어드벤첸연구소로부터 글로벌 판권을 인수한 경구용 표적항암제다. HLB는 지난해 7월 FDA에 칼렘리주맙과 간암 1차 치료 병용요법으로 리보세라닙의 품목허가를 신청해 오는 5월 중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도 올해 FDA 승인이 기대된다. 유한양행은 지난 2018년 존슨앤드존슨 자회사인 얀센바이오테크에 렉라자를 약 12억5500만달러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존슨앤드존슨이 지난달 자사의 폐암치료제 리브리반트(성분명: 아미반타맙)와 렉라자 병용요법을 비소세포폐암 1차 치료제로 FDA에 허가를 신청하면서 오는 9~10월이면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얀센바이오테크는 리브리반트와 렉라자 병용요법이 허가승인을 받으면 오는 2025년까지 연 매출 50억달러(약 7조원) 이상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 존슨앤드존슨은 리브리반트 SC(피하주사)제형과 렉라자 병용요법에 대한 임상3상(임상과제명: PALOMA-3)도 진행하고 있다.
기존 정맥주사제는 투여시간이 1~2시간가량 소요되는 반면 피하주사제는 10분 이내로 짧아 투약 편의성이 좋다. 향후 얀센바이오테크가 글로벌 임상3상을 마치고 리브리반트 SC제형과 렉라자 병용요법에 대한 품목허가를 획득할 경우 유한양행의 매출도 급속도로 확대될 전망이다
HK이노엔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성분명: 테고프라잔)’도 미국에서 진행 중인 글로벌 임상3상이 오는 6월 종료돼 이르면 올 하반기 FDA에 품목허가 신청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케이캡은 칼륨경쟁적 위산분비억제제(P-CAB)로, 기존 프로톤 펌프억제제(PPI)보다 약효 발현시간이 빠르고 약효 지속성도 우수한데다 식사시간과 관계없이 복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앞서 동일 계열인 다케다의 ‘보케즈나(성분명: 보노프라잔)’가 지난해 말 FDA 승인을 획득한 만큼 케이캡도 무리없이 FDA 승인을 획득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미국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2년 기준 약 4조원으로 세계에서 가장 크고 현재 PPI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다. HK이노엔의 케이캡이 미국 시장에 진출할 경우 다케다의 보케즈나와 함께 P-CAB 제제의 시장 확대를 이끌 것으로 보인다.
FDA는 의약품 품목허가 기준이 까다로운 것으로 유명하다. 그럼에도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FDA 문을 두드리는 건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시장인데다 심사가 까다로운 만큼 FDA 허가를 받으면 다른 국가 진출이 수월해질 수 있어서다. 한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미국 의약품 시장은 지난 2022년 6290억달러(약 840조원)로 규모로, 오는 2027년에는 7630억 달러(1020조원)로 성장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전세계 의약품 시장의 40%를 차지할 만큼 거대한 규모를 형성하고 있어 국내 기업들에게는 ‘기회의 땅'”이라면서 “최근 몇년 사이 국산 신약들이 FDA 허가 승인에 성공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더 많은 국내 기업들이 미국 시장에 도전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