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리니지W’와 일본 규슈 사가현 콜라보레이션의 오프라인 이벤트가 2월 1일부터 시작됐습니다. 사가현은 지역 활성화 프로젝트 ‘사가 프라이즈’를 통해 다양한 게임, 애니메이션 등과 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한 곳인데요. ‘리니지W’는 사가현과 협업한 37번째 타이틀이자 사가현의 첫 글로벌 콜라보레이션이기도 합니다.
오프라인 이벤트는 사가현 현지에서 실시됩니다. 사가 국제 공항에 설치된 아트 갤러리와 포토 스팟을 비롯해 주요 관광지와 연계한 AR포토 랠리, ‘리니지W’ 콘셉트로 꾸민 객실이 마련된 온천 숙소, 한정 기념품 판매 등이 주 내용이죠.
한국 게임과 일본 지방자치단체 사이의 콜라보레이션이라는 사실만으로도 특이해 보이는 ‘리니지W X 사가현’. 그 현장을 사진에 담아봤습니다.
#사가 국제 공항
가장 먼저 사가 국제 공항을 살펴보겠습니다. 이곳에 마련된 아트 갤러리에선 ‘리니지W’의 역사와 세계관을 다양한 아트워크를 통해 감상할 수 있는데요. 특히, 전시장 중앙에 전시된 ‘진명황의 집행검’의 1 대 1 모형이 방문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죠. 한국 내에서 제작된 것으로, 일본에서의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합니다.
‘리니지’ 시리즈의 상징인 ‘데스나이트’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포토존도 설치됐으며, 공항 기념품 상점에선 일본주, 도자기 등 사가현 특산품과 연계한 ‘리니지W’ 콜라보레이션 굿즈도 판매 중이었습니다. 중학생 시절부터 약 20년간 ‘리니지’ 시리즈를 플레이했다는 한 일본인 이용자는 오프라인 이벤트 개막 첫날 이른 시간부터 공항을 방문해 ‘데스나이트’ 자세로 기념사진을 찍고, ‘리니지’를 통해 만난 친구들에게 줄 선물을 구매하기도 했습니다.
#후루유온천 ONCRI
후루유 온천마을에 위치한 후루유온천 ONCRI는 ‘와모던(和Modern, 일본 전통식과 서양 근대식의 접목)’ 료칸입니다. 이곳에는 ‘리니지W’에 등장하는 4종의 드래곤인 안타라스, 발카라스, 파푸리온, 린드비오르를 콘셉트로 한 4개의 트윈룸이 마련됐습니다.
각 객실에는 각기 다른 드래곤으로 장식된 침대를 비롯해 액자에 끼워진 채 전시된 아트워크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숙박객 전원에게는 인게임 아이템인 강화 주문서를 테마로 한 손수건, ‘리니지W’ 긴팔 티셔츠 등이 선물로 제공됩니다. 아울러 선착순 70인에게는 군주 망토도 제공되지요. 마지막으로 ‘리니지W’ 세계관을 활용한 테이블 세트로 저녁 식사를 즐길 수도 있습니다.
#다케오 온천
다케오 온천은 ‘리니지W X 사가현’ AR포토 랠리 관광지 중 하나입니다. 서기 8세기경 편찬된 서적인 ‘히젠국풍토기’에 처음 등장했을 만큼 역사가 긴 온천인데요. ‘다케오(武雄)’라는 이름은 무장이나 병사들의 부상 치료, 피로 회복 목적으로 주로 이용됐다는 역사적 에피소드에서 유래됐다고 합니다.
다케오 온천의 입구이기도 한 ‘로몬(楼門)’은 1월 31일까지 진행된 ‘리니지W X 사가현’ 인게임 이벤트에서도 만나볼 수 있었죠. 이 로몬과 현재 전시공간으로 쓰이는 ‘다케오 온천 신관’은 사가현 출신 인물이자 ‘일본 근대건축의 아버지’로 불리는 다쓰노 긴고의 작품입니다. 다쓰노 긴고의 대표 건축물로는 도쿄역, 그리고 조선은행(현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등이 있죠.
여담으로 다케오 온천 로몬은 됴쿄역 건립 100주년 당시 이슈가 되기도 했는데요. 도쿄역 내부 돔은 십이지신으로 장식되어 있는데, 문제는 십이지신 중 네 개가 누락되어 있었죠. 건립 100주년 당시 행방불명된 네 개의 십이지신을 수소문한 끝에 다케오 온천 로몬의 누각 천장에서 발견됐고, 이것이 당시 신문에 대서특필되기도 했습니다. 다쓰노 긴고가 자신의 건축물에 남긴 일종의 이스터 에그인 셈이죠.
#챠오시루
또다른 AR포토 랠리 관광지인 ‘챠오시루’는 사가현 우레시노시에 위치한 차 전시·체험관입니다. 우레시노시는 일본 내에서도 손꼽히는 차 산지인데요. 이곳에서 나는 차는 이번 콜라보레이션의 인게임 이벤트에서 아이템으로 만나볼 수 있었죠.
챠오시루에서는 일본 차와 우레시노 차의 역사, 생산 과정 등에 대한 전시는 물론 시음, 차 우리기·찻잎 수확 및 가공·차 공장 투어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일부 예약필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각종 전시는 QR코드를 통한 한국어 해설을 지원해 일본어를 몰라도 관람하는데 불편함을 느끼지 않았습니다.
전시 관람 이후 차 우리는 방법에 대한 체험 프로그램을 견학했는데요. 물 온도, 우리는 횟수에 따라 달라지는 차 맛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여담으로 차를 우리고 남은 찻잎까지 먹는다는 이야기에 반신반의했지만, 폰즈 소스를 곁들인 찻잎은 뜻밖의 별미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