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넘어 암·희귀질환 잡을 ‘차세대 LNP’ 기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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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으로 유명세를 떨친 메신저리보핵산(mRNA) 치료제의 차기 기술로 지질나노입자(LNP)가 주목받고 있다. 특정 장기에 약물을 선택적으로 전달하는 4세대 LNP 기술이 개발되면 mRNA의 치료 범위가 백신을 넘어 암, 유전자희귀질환 등으로 대폭 넓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1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은 특정 장기에 mRNA를 선택적으로 전달할 수 있는 ‘선택적 장기 표적형(SORT) LNP’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 2022년 미래 유망 제제기술 분야 중 하나로 LNP를 꼽고 이와 관련한 오픈 이노베이션(개방적 협력) 등의 연구개발 활동을 지속하고 있다.

LNP는 DNA에 담긴 유전정보를 세포에 전달해 원하는 단백질을 합성하도록 하는 mRNA를 사람 몸속에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역할을 하는 일종의 보호막이다. LNP는 유전자 전달효율, 장기 표적성 등에 따라 크게 1~4세대로 구분된다. 대웅제약이 개발 중인 SORT LNP는 4세대 LNP에 속한다.

대웅제약이 4세대 LNP 개발에 나선 이유는 mRNA의 치료 영역을 확대할 수 있어서다. 백신과 달리 mRNA 암, 유전자 등의 치료제를 개발하려면 근육이 아닌 정맥주입이 필요한데, 현재까지 개발된 LNP는 정맥주입 시 mRNA가 간에 집중적으로 축적되는 문제를 안고 있다. 간독성 등의 부작용으로 반복투여가 어렵고, 간 이외의 조직에서 치료 효과를 제한하는 요인이다.

글로벌 제약사들 LNP 주목

코로나19 백신 개발 이후 mRNA 기술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은 간 이외의 장기로 이동하는 LNP 기술을 개발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주로 기존 LNP의 물성에 변화를 주거나, 위장이나 안구 등 특정 장기에 직접 투여가능한 제형을 개발하는 방식이다.

미국계 바이오기업인 리코드 세라퓨틱스는 간을 우회해 폐나 비장 등의 장기로 LNP를 전달하는 독자적인 SORT LNP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리코드 세라퓨틱스는 지난달 이 기술을 접목한 섬모운동이상증 mRNA 치료제 ‘RCT1100’의 임상 1상을 개시했다. RCT1100은 폐로 전달된 mRNA가 섬모운동에 필요한 단백질(DNAI1)을 만들어 질병을 치료하는 원리로 작용한다.

경구투여, 안구주사 등에 적합한 LNP 제형을 개발하는 연구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조지아주립대 진단치료센터 연구진은 지난 2022년 항염증 효능을 가진 IL(인터류킨)-22를 발현하도록 한 mRNA를 탑재한 경구용 LNP를 제조했다. 연구팀은 동물실험에서 이를 투여한 쥐의 결장 점막에서 IL-22가 발현해 대장염 치유효과가 나타난 것을 확인했다.

지난해 다국적 제약사 모더나와 시애틀아동연구소 연구진은 LNP 기반의 mRNA 치료제를 안구에 주입한 동물실험에서 특정 단백질이 쥐의 망막세포에 성공적으로 발현한 결과를 발견했다. 이밖에 대뇌피질, 신장 등의 장기에 mRNA를 탑재한 LNP를 전달하는 시험이 국내외 기업 및 연구기관에서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mRNA 치료제를 암, 자가면역질환 등에 활용하려면 mRNA를 특정 장기에 정밀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LNP 기술이 발전해 mRNA 치료제가 마치 항체처럼 높은 표적성을 가지게 된다면 신약 패러다임을 획기적으로 바꾸게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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