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이공계 대학원생에 연구생활장학금 지급”…현장에선 “본질 벗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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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6일 대전 유성구 ICC호텔에서 열린 미래 과학자와의 대화에서 격려사를 마친 뒤 주먹을 쥐어보이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아이뉴스24 최상국 기자] 정부가 국가 연구개발(R&D)사업에 참여하는 이공계 대학원생에게 매월 일정 수준의 ‘연구생활장학금’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KAIST를 비롯한 일부 과기특성화대학에서 시행하고 있는 ‘학연장려금(Stipend, 스타이펜드) 제도를 일반 이공계 대학원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16일 오전 대전 유성구 ICC 호텔에서 ‘대한민국을 혁신하는 과학 수도 대전’을 주제로 열린 열두 번째 민생토론회에서 “이공계 학생들이 학비나 생활비 걱정을 덜고 학업과 연구에 매진할 수 있도록 전폭적인 지원을 펼칠 것’이라며 “특히 국가연구개발에 참여하는 모든 전일제 이공계 대학원생들에게 석사는 매월 최소 80만 원, 박사는 매월 최소 110만 원을 빠짐없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또한 “학부생만을 대상으로 대통령 과학장학생을 선발해 왔는데 이번에는 대학원생까지 대상을 확대하고 장학금 규모도 1인당 연평균 2500만 원 수준으로 지급하기로 했다”며 “이러한 지원을 계속 확대해서 이공계 학생들이 생활비 걱정에서 벗어나 공부와 연구에 전념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스타이펜드(Stipend)’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 등에서 ‘학연장려금’이라는 이름으로 2019년부터 시행 중인 제도다. 윤 대통령이 이야기한 ‘석사 80만 원, 박사110만 원’은 현재 KAIST에서 대학원생들에게 지급하고 있는 학연장려금의 최소 기준이다. 정부는 이를 ‘연구생활장학금’이라는 이름으로 교육부 소관의 일반 이공계 대학원까지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연구생활장학금’의 기본 취지는 이공계 대학원생, 즉 국가 R&D 사업에 참여하는 학생연구원들에게 안정적인 생활비를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대학원은 개별 연구실의 여건과 상황, 연구과제 참여 정도에 따라 대학원생에 대한 지원 규모가 서로 다르다. 지도교수에 따라 학생연구원에게 지급하는 인건비 차이가 크고 상황에 따른 변동도 잦다. 정부는 학생연구원들의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그동안 학생인건비 풀링제 확대 등을 통해 개별 교수 단위가 아닌 학교 단위에서 학생인건비를 관리하고 모든 대학원생들에게 일정한 금액을 지급하는 방식을 독려해 왔다.

문제는 재원이다. R&D 예산이 대폭 삭감된 상황에서 그나마 확보한 연구비를 풀에 공유해야 하는 교수들의 반대도 크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기존의 교육부 BK21(두뇌한국 21) 사업과 국가 연구개발사업 학생인건비 풀링제 확대를 통해서도 제도시행이 가능한 대학은 꽤 있다”면서 “대학들이 이 제도를 좀 적극적으로 잘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정부 차원에서 여러 가지 재정적 지원이나 인센티브 부여 방안을 설계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날 민생토론회에 참석한 교육부 관계자도 “더 많은 대학원생들이 장학금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BK21 사업을 보다 확충해 나갈 예정”이라며 “과기정통부와 협업해 젊은 연구자분이 마음껏 연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동헌 KAIST 대학원 총학생회장은 <아이뉴스24>와의 통화에서 “스타이펜드 제도에 대해 학생들은 기본적으로 좋게 생각하고 있고, 실제로도 잘 운영되는 것 같다”고 전하면서도 “다만 장려금을 별도로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에 지급하던 각종 지원금(근로 및 연구 인건비, 조교수당 등)을 모두 합쳐서 학생들에게 지급하는 최소 기준금액을 정한 것이고, 일부에서는 하향평준화라는 불만도 있는 만큼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회장은 특히 “현재 이공계 대학원생들이 관심 갖고 있는 문제의 본질은 졸업 이후에 대한 것인데 장학금으로 이공계 문제를 해결하려는 방향은 잘못됐다”고 꼬집으면서 “장학금이라는 것 자체가 일단 대학원생의 업무를 노동으로 인정하지 않는다는 측면이 가장 큰 문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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