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세 낙서놀이에 심오한 전략 있는 ‘잉크리나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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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크리나티’는 폴란드 게임사 야자게임즈가 개발하고 데달릭엔터테인먼트가 퍼블리싱하는 전략게임입니다. 지난 2022년, 미출시 기대작에 상을 주는 게임스컴 어워드에서 ‘최고의 인디게임’과 ‘가장 독창적인 게임’에 선정됐죠. 이듬해 2월에는 스팀에서 앞서 해보기를 시작했으며 2월 22일 정식 출시 예정입니다.

▲ '잉크리나티' 정식 버전 대기화면
▲ ‘잉크리나티’ 정식 버전 대기화면

게임스컴 어워드 수상 내역으로 미루어 볼때 기발한 아이디어와 재미를 겸비한 게임이라 생각되는데요. 실제로 스팀에서 ‘매우 긍정적’을 유지 중이죠. 전체 유저 리뷰는 260여 개로 많은 수는 아니지만 게임을 직접 플레이해본 게이머들을 확실히 매료시켰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럼 정식 출시를 앞두고 플레이해본 ‘잉크리나티’의 기발함과 재미를 <첫인상>을 통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 잉크리나티 대표 이미지 (사진 출처: 공식 홈페이지)
▲ 잉크리나티 대표 이미지 (사진 출처: 공식 홈페이지)

유쾌한 낙서 속
심오한 전략

‘잉크리나티’의 튜토리얼 콘텐츠인 ‘아카데미’ 중 게임의 기초를 배우는 ‘기본 수업’을 진행하다 보면 시네마틱 영상을 하나 보게 됩니다. 영상은 장검을 든 중무장 기사가 지하 예배당으로 보이는 장소의 십자가 앞에서 기도를 올리는 모습으로 시작되는데요. 이후 기사는 양피지 책을 펼친채 깃펜을 다듬는 수녀에게 다가갑니다. 이단 심판이라도 하나 싶은 찰나, 기사는 칼이 아닌 깃펜을 뽑아들고 수녀 옆에 앉습니다. 

▲ 이단심판관인줄 알았는데
▲ 이단심판관인줄 알았는데

▲ 낙서를 즐기는 기사였답니다
▲ 낙서를 즐기는 기사였답니다

본 시네마틱 영상은 ‘잉크리나티’의 콘셉트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습니다. 먼저 기사와 수녀, 그리고 양피지 책과 깃펜을 통해 중세라는 배경과 당시의 필사본이 주된 소재임을 알 수 있습니다. 여기에 칼 대신 깃펜을 뽑아들거나 다소 비좁아 보임에도 수녀 옆여 낑겨 앉는 기사 등 묘한 유머러스함도 엿보이죠. 

▲ 피식 웃게 되는 장면
▲ 피식 웃게 되는 장면

‘잉크리나티’는 빛바랜 양피지처럼 보이는 필드 위에 미리 구성한 덱을 바탕으로 병사들을 소환하고 움직여 승리를 쟁취하는 턴제 전략게임입니다. 유닛 소환은 화면 밖에서 깃펜을 든 손이 나타나며 ‘그림’을 그리는 것으로 표현되는데, 실제로 필드 위 각종 오브젝트나 다양한 종류의 유닛들은 중세 필사본 속 삽화풍입니다.  

▲ 실제 그림을 그리는듯한 연출이 특징이죠
▲ 실제 그림을 그리는듯한 연출이 특징이죠

▲ 중세 필사본 속 그림과 같은 비주얼을 지녔습니다
▲ 중세 필사본 속 그림과 같은 비주얼을 지녔습니다

개인적으로 앞서와 같은 ‘잉크리나티’의 콘셉트를 보면서 초등학교 시절이 떠올랐습니다. 어릴적 친구들과 함께 공책이나 이면지 등 빈 종이쪼가리에 간단한 지도나 그림을 그리는 방식으로 진행하는 게임이 떠올랐죠. 독자 여러분 중에서도 비슷한 경험이 있을 수 있는데요. ‘잉크리나티’는 이러한 ‘낙서 놀이’의 연장선상과 같은 감성을 지녔습니다.

‘잉크리나티’의 감성은 충분히 매력적입니다. 여기에 전략게임으로써의 재미도 겸비하고 있죠. 한 수, 한 수 긴장감이 넘칩니다. 장기나 오목을 두면서 한순간의 방심으로 중요한 장기말을 날려먹거나 허무하게 5목을 내줬을 때의 감정을 ‘잉크리나티’에서도 느낄 수 있습니다. 

▲ 한 수, 한 수가 매우 쫄깃한 게임입니다...
▲ 한 수, 한 수가 매우 쫄깃한 게임입니다…

플레이어는 양피지 필드 위에서 병사들을 좌·우, 그리고 상·하로 움직일 수 있습니다. 병사들은 이족 보행하는 동물, 괴물 등 다양한 종족이 존재하며 병종에 따른 구분도 있죠. 각 종족은 공격시 상대방으로부터 병사 소환 재료인 ‘살아있는 잉크’를 빼앗는 여우처럼 고유한 특성을 지닙니다. 아울러 검사, 창병, 궁수, 사제 등등 병종마다도 운용법에 차이가 있습니다.

양피지 밖에 있는 ‘필경사’들이 전투에 직접 개입하는 듯한 ‘손행동’이란 요소도 있습니다. 일종의 특수스킬로 지정한 오브젝트나 병사를 왼쪽 또는 오른쪽으로 한칸씩 밀기, 직접 대미지를 주는 찰싹 때리기, 체력 회복, 출혈 효과 부여 등이 있는데요. 사용시 병사를 소환할 때처럼 양피지 위에 손이 올라오죠.

▲ 양피지 밖 필경사들이 직접 게임에 개입하는 콘셉트의 특수스킬 '손행동'
▲ 양피지 밖 필경사들이 직접 게임에 개입하는 콘셉트의 특수스킬 ‘손행동’

▲ 아군 버프나 적군 디버프, 그리고 직접 공격 등의 효과가 있으며 위와 같이 연출됩니다
▲ 아군 버프나 적군 디버프, 그리고 직접 공격 등의 효과가 있으며 위와 같이 연출됩니다

이러한 병사, 손행동을 전장 환경에 맞춰 잘 운용해야 전투를 승리할 수 있습니다. 전장 환경의 파악은 ‘잉크리나티’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라 할 수 있는데요. 양피지 위에 배치된 오브젝트 중에는 통과할 수 있는 것과 아닌 것이 있으며, 아군은 통과할 수 있지만 적은 통과할 수 없는 것도 있습니다. 또, 특이하게도 피아 구분없이 모든 병사는 통과해 이동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 초록색과 노란색이 병사의 이동 범위입니다. 초록색은 이동 후 추가 행동이 가능하죠
▲ 초록색과 노란색이 병사의 이동 범위입니다. 초록색은 이동 후 추가 행동이 가능하죠

‘잉크리나티’의 전투는 이러한 병사들의 특성, 손행동, 그리고 양피지 위 전장 환경 등이 어우러져 쫄깃한 전략의 재미를 느끼게끔 합니다. 예컨대 플레이어의 분신이자 지휘소 역할을 하는 ‘초소형 잉크리나티’ 인접칸을 텅 비워둘 경우 적 병사가 아군 병사를 무시한채 달려와 치명적인 피해를 입힙니다. 또, 통과 가능한 오브젝트와 병사들이 줄지어 있는 공간에 아군 병사를 이동시켰다가 밀기 손행동 한 번에 낭떠러지로 떨어져 사라지기도 하죠.

▲ 순간의 방심이 이런 대참사를 불러옵니다
▲ 순간의 방심이 이런 대참사를 불러옵니다

다소 복잡하고 난해하긴 합니다만 아카데미(튜로리얼)와 여정(스토리 모드) 등을 통해 다양한 전장과 적을 경험하고, 새롭게 영입한 병사들을 활용해 나만의 덱 구성을 하는 과정이 스트레스보다 성취감이 큽니다. 특히, 여정에선 금화와 위신 등 재화의 수집 및 소비를 통해 보유한 덱을 강화하고, 이를 이용해 스테이지를 진행할수록 강해지는 적을 상대하는 성장과 도전의 즐거움도 있죠.

첫 인 상 
중세 낙서와 수준 높은 전략의 조화, 서양식 유머만 견뎌내보자

‘잉크리나티’에서 살짝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부분이 있다면 서양식 유머입니다. 여정에서 마주하게 되는 선택지의 내용이나 등장인물 외형 등에서 이러한 요소를 확인할 수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재미를 느끼진 못했습니다. 단, 나사가 여럿 빠져 있는 느낌의 분위기 자체는 호감이었죠.

▲ 썩 웃기진 않았던 선택지들
▲ 썩 웃기진 않았던 선택지들

이러한 소소한 부분에서까지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게이머라면 ‘잉크리나티’는 최고의 선택지라 할 수 있습니다. 여정 모드 1회 클리어시 소요시간은 대략 3~4시간에 반복 플레이를 통해 추가적인 콘텐츠도 즐길 수 있으며 튜토리얼인 아카데미도 게임 배우기 이상의 도전과 성취, 그리고 수집의 재미가 있죠. 독특한 콘셉트의 턴제 전략게임을 찾는 게이머에게는 꼭 권하고 싶은 게임입니다.

▲ 독특한 콘셉트와 수준 높은 전략성을 바탕에 둔 풍부한 콘텐츠를 갖춘 게임입니다 
▲ 독특한 콘셉트와 수준 높은 전략성을 바탕에 둔 풍부한 콘텐츠를 갖춘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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