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치 철수에 ‘망 사용료’ 갑론을박 계속…왜?[기자수첩-산업I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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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사용료 액수 기밀사항…계약 당사자 외 몰라

트위치가 쏘아올린 공에 실체 없는 논쟁 지속

트위치 로고. ⓒ트위치 트위치 로고. ⓒ트위치

망 사용료는 잊을 만 하면 떠오르는 이슈다. 오는 27일 한국에서 서비스를 종료하는 트위치는 철수 이유로 ‘다른 국가보다 10배 비싼’ 망 사용료를 들었다. 망 사용료를 내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화질을 낮추고 VOD(다시보기) 서비스를 종료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했으나 소용이 없었다고 한다.

업계에선 이를 두고 “핑계”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트위치는 잘못된 시장 전략으로 수익화에 실패했는데 이를 인정하지 않고 헌국 망 사용료가 다른 국가에 비해 더 비싸다는 이유로 통신사(인터넷제공사업자, ISP)에 책임 전가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트위치 앱 월간 활성 이용자 수는 재작년 2월 320만명에서 철수 선언 직전인 작년 11월 270만명까지 줄었다. 또 캐시 서버 설치, 그리드 방식 도입 등 망 사용료 부담을 줄일 수 있는 대안이 충분히 있는데 철수를 결정한 건 망 사용료가 부담돼서가 아닌 시장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봤다.

하지만 여론은 트위치 편에 섰다. 비싼 통신비로 굳어진 통신사의 부정적인 이미지가 망 사용료 논란으로 이어지는 듯 했다. 이들은 통신사들이 통신비에 이어 망 사용료로 자신들의 배를 배불리 하고 있다고 쏘아댔다. 비판은 청원으로 이어졌다. 지난 13일 ‘망 중립성 법제화에 관한 청원’이 올라왔고 약 1만2700여 명이 동의했다. 망 중립성은 망을 보유하지 않은 사업자도 같은 조건으로 망을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보편적 원칙이다. 단 미국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콘텐츠로 인한 트래픽이 급증하며 망 투자비용이 천문학적으로 치솟자 2018년 이 원칙을 폐지했다.

망 사용료를 두고 논쟁이 몇 달째 끊이지 않는 이유는 망 사용료가 정확히 얼마인지 밝혀진 적이 없기 때문이다. 구글, 넷플릭스 등 콘텐츠제공사업자(CP)와 ISP는 기밀유지협약에 따라 망 사용료 산정 기준과 액수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실체 없는 갑론을박만이 오가는 상황이다.

한편 국제 사회에서는 CP들이 망 사용료를 내야한다는 의견으로 기울고 있다. 빅테크들의 인터넷 트래픽이 급증하는 상황에서 ISP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망 구축 비용을 부담하는 것은 공정치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에 미국 빅테크 영향력이 큰 유럽에서는 규제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작년 10월 BT(영국)·도이체텔레콤(독일)·텔레포니카(스페인) 등 유럽 내 통신사 20곳의 대표들은 빅테크 기업들이 망 사용에 대한 ‘공정한 대가’를 내도록 규제해야 한다며 공동 서한을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와 유럽의회에 보냈다.

한국도 망 사용료 의무화 논의를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트래픽 1위 구글이 오래 전부터 망 사용료를 내지 않고 있어 국내 통신사들의 망 구축 비용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이다. 현재 국회에는 망 사용료 지급 의무화 관련 법안이 7건 발의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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