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중동 공략 본격화…’라인 신화’ 또 나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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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글로벌 IT(정보기술) 전시회 ‘LEAP 2024’에 참가해 MENA(Middle East and North Africa·중동과 북아프리카)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선다.

세계 최초 로봇 OS 공개…기술력 뽐낸다

네이버는 5일 성남시 분당구 신사옥 ‘1784’에서 기자 스터디를 열고 4일(현지시간)부터 7일까지 사우디 수도 리야드에서 열리는 LEAP에서 인공지능(AI)·클라우드·로봇·자율주행 등 자사 디지털 기술을 선보이고, 세계 최초의 로봇 전용 운영체제(OS) ‘아크마인드’를 공개한다고 밝혔다.

LEAP은 MCIT(사우디 정보통신기술부)가 주관하는 기술 전시회로, 지난해에만 세계 183개국 17만명 이상이 방문했다. 백종윤 네이버랩스 책임리더는 “미국에서 열리는 CES에는 13만명 정도가 참가하는데 LEAP 방문객은 17만명에 달하므로 규모 측면에선 LEAP가 CES보다 큰 행사라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LEAP 참가 기업들도 세계 최대 IT 전시회로 손꼽히는 CES 못지 않게 쟁쟁하다. 네이버는 LEAP 메인 전시관인 빅테크관에 구글, 애플, 메타,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MS), IBM 등 글로벌 테크 기업들과 나란히 부스를 마련했다.

특히 석상옥 네이버랩스 대표는 5일 ‘미래 도시를 위한 테크 컨버전스(Tech Convergence for Future Cities)’를 주제로 키노트 스피치에 나서 네이버가 만든 세계 최초의 웹 플랫폼 기반 로봇 전용 OS ‘아크마인드'(ARC mind powered by Whale OS)를 전격 선보일 계획이다.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LEAP 2024에 참가한 네이버 부스./사진=네이버 제공

아크마인드는 웹 플랫폼에 존재하는 수많은 애플리케이션(앱)을 로봇 서비스로 연결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OS다. 로봇의 제어·인지·이동을 위한 전용 웹 API(애플리케이션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도 포함됐다. 이를 통해 세계 웹 개발자들이 다양한 로봇 서비스를 쉽게 개발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 네이버는 우선 자체 제작한 로봇에 아크마인드를 먼저 적용하고, 궁극적으로 완전한 오픈 생태계로 확대할 방침이다.

네이버가 로봇 전용 OS를 만든 것은 구글 안드로이드가 스마트폰 시장에서 구사한 성장 전략과 유사하다. 백종윤 네이버랩스 책임리더는 “로봇 개발자들이 다양한 서비스 로봇을 쉽게 만들 수 있으면, 네이버의 다양한 서비스가 다양한 소비자를 만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와 함께 삼성전자 시스템LSI 사업부와 진행 중인 차세대 로봇 플랫폼 협력 방안도 공개한다. 삼성전자는 시스템 온 칩(SoC), 이미지 센서 등의 반도체 솔루션을, 네이버는 OS와 소프트웨어 솔루션을 하나의 로봇 엣지 컴퓨팅 플랫폼(Robotics Edge Computing Platform)에 통합 구현하는 프로젝트이다. 이같은 협력을 통해 로봇 대중화를 빠르게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

네이버랩스의 백종윤 책임리더(왼쪽)와 네이버클라우드의 김효 이사가 5일 네이버 사옥에서 기자 스터디를 진행하고 있다./사진=네이버 제공

사우디는 끝이 아닌 시작

네이버는 이번 전시회에서 자사 기술력을 널리 알려 글로벌에서 더욱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를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무엇보다 사우디를 거점으로 중동과 북아프리카를 포함하는 ‘MENA’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2022년 기준 인구 규모가 5억명에 달하는 MENA 지역은 유사한 언어와 문화를 공유하는 거대 권역이자 석유 기반의 자본이 넘치고 신기술에 대한 수요가 높은 곳인 만큼 사우디를 거점 삼아 빠른 속도로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네이버가 모바일 메신저 ‘라인’으로 일본과 동남아 시장을 꽉 잡은 성공 사례와는 또 다른 모습이라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백종윤 네이버랩스 책임리더는 이날 기자와 만나 “사우디에는 기술을 수출하는 것이라는 점에서 서비스로 진출한 라인과는 다르다”며 “사우디를 기반으로 MENA 지역 확장도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이미 기술 수출을 통한 MENA 지역 공략에 시동을 걸어둔 상태다. 지난해 10월 네이버는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MOMRAH)로부터 국가 차원의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 사업을 맡아, 리야드 등 5개 도시를 대상으로 사업을 진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중동 지역과의 비즈니스는 잦은 만남을 통한 우호적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데, 네이버는 이번 LEAP 참가를 통해서도 유사한 전략을 구사하는 셈이기도 하다.

실제 네이버는 2022년 국토교통부 장관 추관의 ‘원팀코리아’ 일원으로 참가해 사우디와 인연을 맺은 이후 작년 3월 사우디 자치행정주택부와 MOU(업무협약)을 맺고 아홉차례 이상 꾸준한 교류를 이어간 끝에 수주까지 해냈다.

네이버의 MENA 시장 공략은 이미 전개되고 있다. 네이버는 아랍에미리트(UAE) 정부 관계자 등 주요 인사와 지난해 11월까지 여섯 차례 교류한 뒤 네이버제트와 UAE 샤르자 미디어 시티의 메타버스 사업 관련 MOU(업무협약)이 체결되기도 했다.

김효 네이버클라우드 이사는 “스마트폰 혁신은 스마트폰이 아니라 안드로이드와 iOS 같은 OS가 혁신한 것”이라며 “네이버는 이 분야에서 글로벌 톱5 기술력을 갖고 있다고 자신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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